태훈이는 지적장애 2급입니다.
한쪽 뇌에 이상이 있어서 말도 못하지만 몸의 중심도 제대로 잡지 못합니다.
취권을 전수받은 듯 휘청 휘청합니다.
걸어가다가 수시로 넘어지는 것은 이제 익숙해질 정도입니다.
그래도 태훈이는 항상 밝습니다.
매사에 긍정적입니다.
밥을 먹을 때도 스스로 먹으려고 노력합니다.
권사님이나 내가 숟가락을 잡고 먹여주려면 완강하게 거부를 합니다.
반찬을 주려고 해도 자기 숟가락에 올려주라고 숟가락을 내 밉니다.
자기 숟가락에 반찬이라도 올려주면 금방 먹습니다.
반찬 투정하지 않고 무엇이든 잘 먹습니다.
어쩔 때는 녀석이 우리나이로 6살이 맞나? 할 정도입니다.
태훈이는 천방지축입니다.
나름 건강합니다. 때로는 삼촌들이 운동하는 페달을 밟기도 합니다.
꺼져 있는 러닝머신 기둥을 잡고 매달리기도 합니다.
요즘은 2층 침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중간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곤 하기에 그냥 뒀지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태훈이가 안보입니다.
찾아보니 삼촌들 2층 침대에 올라가 있습니다.
내려와야 하는데 내려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맞습니다.
조난 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하산하면서 조난을 당합니다.
높은 자리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방법을 몰라서(?)
내려오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어른들을 봅니다.
역시 오르는 것보다 안전하게 내려오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다 이루었다 생각했을 때 방심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고전 10:12]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