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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위권 유지업체 4곳에 그쳐…법정관리·워크아웃 피한 곳은 보수적 경영 대림산업 유일
50년 전 상위 30위권 건설사 중 21곳이 퇴출 건산연, 생존업체 9곳 중 30위권 유지는 4곳 그쳐 /법정관리·워크아웃 피한 곳은 대림산업 유일 경남기업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업계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과거 50년의 건설사 부침사례를 토대로 건설기업 실패의 원인과 대안을 제시한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1962년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30위권에 포진했던 대형사 중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21곳의 공통점은 미래상황에 대한 판단 착오를 포함한 경영자 실책과 무리한 사업다각화로 대표되는 부적절한 전략, 그리고 경제위기 등 불운이 맞물린 결과란 분석이다. 무엇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경기 등 변화를 주시하고 적기에 대응하는 경영자의 역량이 뒷받침돼야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30일 내놓은 ‘시대별 건설기업의 경영실패 특성 분석 보고서’를 보면 1962년 당시 도급한도액(1998년부터 시공능력평가액으로 개편) 상위 30위권 건설사 중에 현재(2012년 기준)까지 살아남은 곳은 현대건설, 대림산업, 경남기업, 풍림산업, 삼환기업, 극동건설, 동아건설산업, 신성건설 등 9곳에 머문다. 살아남은 건설사들의 사정도 참담하다. 대림산업을 뺀 나머지 8곳이 워크아웃·법정관리를 경험(삼부토건은 2011년 4월 법정관리 신청 후 6월에 철회)했다. 2012년에도 30위권을 유지한 건설사는 현대건설(1위), 대림산업(6위), 경남기업(14위), 풍림산업(29위) 등 4곳이지만 최근 법정관리를 졸업한 풍림(올해 33위)은 올해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962년 시평액 5위로 승승장구했던 경남기업은 2009년 개시된 워크아웃을 2011년에 졸업했지만 지난 29일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비운을 맞았다. 50년 이상 살아남은 건설사의 공통점은 안정지향적 경영이란 게 건산연의 평가다. 유일하게 경영위기를 피해간 대림산업은 1939년 설립 후 안정 최우선의 보수적 경영을 고수한 곳으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정치권 등과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외풍도 피해갔다. 건설경기 장기침체 아래 계열사인 고려개발과 삼호까지 경영위기를 겪었지만 꿋꿋이 버틴 원동력이 바로 안정 중심의 경영기조라고 건산연은 분석했다. 건설업 면허 1호 업체인 삼부토건도 공공토목 쪽의 한 우물만 판 대표적 보수 경향의 건설기업이긴 마찬가지다. 2011년 4월 뒤늦은 개발사업에 발목이 잡혀 법정관리를 신청했지만 2개월 후 바로 철회한 것도 이런 저력이 밑바탕에 깔린 덕분이란 평가를 받는다. 나머지 대형사들이 쓰러진 원인들을 뜯어보면 경영자 실책은 미래 상황에 대한 판단 착오와 과다한 욕심, 지배구조 문제에 더해 자질·경영능력 부족 등으로 나뉜다. 부적절한 기업전략은 무리한 사업 다각화, 과도한 차입, 리스크관리 실패, 사업포트폴리오 실패가 주류였다. 1998년 외환위기와 10년 후 다시 찾아온 글로벌 금융위기에 더해 대형사고나 정치권과의 갈등 등도 한몫했다. 건설기업들의 몰락은 경제위기 때 두드러졌다. 50년 전 30위권 건설사 중 7곳(25.0%)이 석유파동기에, 5곳과 4곳은 외환위기와 글로벌금융위기 때 각각 쓰러졌다. 윤영선 연구위원은 “경영자의 위기대응 역할이 가장 중요하며 그 핵심은 거시적 경기변동 등 외부변화에 대한 주의와 통찰력이다. 또 과거 성과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한 무리한 사업확장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며 “보수적 재무관리와 조직문화 혁신은 기본이며 최근 사회 변화에 부응해 도덕적 해이를 경계하고 책임있는 윤리경영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국진기자jinny@〈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