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형 인간이 된지 어언 5년이 되었네요.
일찍 일어나 일찍 출근하면 좋은 점....
어두컴컴한 새벽길을 달리다 해가 뜨는 걸 볼라치면 마치 내가 아침을 여는 느낌이 들고요.
아무도 없는 교문을 들어서노라면 가슴이 뿌듯하며 희망이 가득차 오르지요.
더구나 텅빈 교실문을 열고 들어설 때면, 아, 여기가 내가 몸 담는 직장이구나.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쳐야할까, 다시 한번 나를 되돌아보며 생각하게 됩니다.
어제의 힘들었던 일은 어느 틈에 스르르 사라져 버리고
오늘을 또 다른 생동감으로 맞게 되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봄꽃, 할미꽃입니다.
예전에는 산등성이 양지바른 곳 무덤가에 지천으로 피어나던 이 꽃이 언제부턴가는 보이지 않습니다.
끙끙...
어디선가 나는 소리에 고개 돌려보니
이름 모를 이 녀석이 힘차게 올라와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있네요.
하이고, 기특해라....
생명력도 강하고 번식력도 강한 남산제비꽃(?)
무리지어 피어 있는 모습이 귀엽고 앙증맞아요.
남산제비꽃만 보지 말고 저도 좀 봐 주세요.
아직 잎도 나오지 않은 나무 속에 끼어 힘들게 꽃을 피우고 있는 제비꽃...
하하하, 그래. 네가 바로 원조라 그말이렸다!
제 말에 제비꽃이 부끄러운 듯 살포시 고개를 숙입니다.
이 꽃이름을 알았었는데 일년 새 잊어버렸어요.
학교 화단을 점령하고 있는 이 꽃과 잎으로는 효소도 담근다고 하더라구요.
언제 한 무리 퍼올려, 산모퉁이에도 심어야겠어요.
이 녀석처럼 강하고 질긴 것들이 산모퉁이에 어울리니까요.
아하, 네 이름이 뭐냐?
아무 대답없는 꽃다지...
산모퉁이에는 이 꽃다지가 여왕처럼 으스대며 자라고 있는데
도시 화단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네요.
잎도 자그마하고, 꽃도 자그마하고....
가량가량 꽃대를 올려 하얀꽃을 피우고 있는 냉이....
도시에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냉이...
시장에 가면, 마트에 가면 싼 가격으로 쉽게 살 수 있어 그런가요?
산과 들에서 자란 냉이는 튼튼하고 단단하고 그런데....이 녀석은 좀...어설프네요.
문득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목련나무가 꽃대포를 쏘아올릴 준비를 하고 있네요.
수십 수백 송이의 꽃을 달고 있는 목련나무...
팡팡!
어느 날, 목련나무가 꽃대포를 쏘아올리는 날..
우리는 공부를 하다말고 밖으로 뛰쳐나갈 겁니다.
그리고, 그 꽃대포를 황홀하게 바라볼 겁니다.
그런데, 그 날이 언제일까요?
그 날을 기다리며...
이상 인천 연수초등학교 꽃밭마을 봄꽃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첫댓글 오호! 봄이 실감나네요. 여기는 아직...
ㅎㅎ~ 산모퉁이에도 키우고싶으시다는 꽃은 <광대나물>이랍니다.
꿀풀과 광대나물이 똑같은 건가요? 어떤 선생님은 그게 꿀풀이라고 하던데....
보소소한 솜털이 참 사랑스러워요...
굴풀과 광대나물은 다른 종류라고 생각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