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 백제경
누군가를
가슴에 두는 일은
날카로운 가시를
명치끝에 박아두는 것이다
들 숨 날숨을 쉴 때마다
자지러질듯 찔러오지만
낮은 비명마저 감춰야만 하는
냉정함을 되찾아야 하는 일이다
누군가를
잊어야 하는 일은
한 번도 가지 못한 길을 떠날때 처럼
두렵고 떨리는 가슴에
차가운 얼음을 채워야 하는 일이다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기억을
차츰 남의 일처럼 바라보는 연습을 하며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걸어가야 할 일이다
다시 누군가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먼저 탱자나무 울타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상처 난 심장을 칭칭 동여맨 채
날카로운 가시를 하나하나 꺾어야 하는 일이다.
첫댓글 가슴이 아파요 퍼갈수밖에 없어요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