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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 우리 산야초 배우기 | ||||||||||||||||||||||||||||||
달맞이꽃은 한 여름철 지상을 달구던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하는 7~8시 사이에 50~100cm의 곧은 줄기, 잎겨드랑이에 노란색 꽃을 피운다는군요. 박꽃이나 하늘타리꽃처럼 말이지요. | ||||||||||||||||||||||||||||||
여름철 한밤 악양천 제방을 밝히던 달맞이꽃이 이젠 노란 꽃망울을 떨구고, 그 자리에 참깨열매 같은 꼬투리를 다닥다닥 매달고, 꼬투리 하나하나에는 수백 개의 씨앗을 품은 채 가을 따사로운 햇볕아래 익어가고 있습니다.
달맞이꽃은, 아메리카 태생으로 원 고향은 칠레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얼마 안된 외래식물이지만 이처럼 독특한 생존방식으로 우리나리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꽃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생명력이 강한 외래식물들도 타성으로, 아무 거리낌 없이 뿌려지는 농약과 제초제 앞에선 어쩔 수 없이 주눅이 잔뜩 드는 모양입니다. 어렸을 때에 비하면 개체수가 정말 적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달맞이꽃은 바늘꽃과의 2년생 풀로서 우리나라에는 달맞이꽃 외에 큰달맞이꽃과 애기달맞이꽃이 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개체의 크기가 주요 구분 포인트이지만, 큰달맞이꽃은 삭과 열매에 털이 없고 잎이 도란상피침형으로 선상피침형인 달맞이꽃과 차이가 있습니다.
달맞이꽃은 한 여름철 지상을 달구던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하는 7~8시 사이에 50~100cm의 곧은 줄기, 잎겨드랑이에 노란색 꽃을 피운다는군요. 박꽃이나 하늘타리꽃처럼 말이지요. 나도 직접 보지를 못한 바이지만 노란 꽃이 화사하게 벌어지는 그 순간을 언젠가는 지켜보고 싶습니다. 조카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고생을 하고 있어 아토피에 좋은 식물을 검색하다가 인터넷에서 달맞이꽃종자유에 대한 언급이 상당히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근래 들어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병원을 전전해도 속 시원한 완치를 기대할 수 없어 환자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경우에는 가족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안기는 병인데, 달맞이꽃종자유가 아토피성피부염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야생의 달맞이꽃을 채취하여 잎, 줄기, 꽃, 열매를 갈아 외상의 상처, 피부 발진, 종기 등의 치유에 이용했다고 합니다.
도종환 시인의 달맞이꽃이란 시가 있습니다. 길지만 이 가을 같이 음미해보고 싶어 전문을 실어봅니다. 쥐똥나무 줄지어 늘어선 길을 따라 이제 저는 다시 세상으로 나갑니다 달맞이꽃 하염없이 비에 젖는 고갤 넘다 저녁이면 당신의 머리맡에 울뚝울뚝 노아란 그리움으로 피던 그 꽃을 생각했습니다 슬픔 많은 이 세상 당신으로 해서 참 많이도 아프고 무던히도 쓸어내던 그리움에 삼백 예순 날 젖으며도 지냈습니다 오늘 이렇게 비젖어 걷는 길가에 고랑을 이루며 따라오는 저 물소리가 가슴 아픈 속사연을 품어 싣고 굽이굽이 세상 한복판을 돌아 크고 넓은 어느 곳으로 가는지를 지켜봅니다 당신이 마지막 눈 한쪽을 빼서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던 이 세상에 내 남아서 어떻게 쓸모있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당신은 철마다 피는 꽃으로 거듭거듭 살아나 보고 또 지켜보리란 생각을 하며 세상으로 이어지는 길고도 먼 길 앞에 이렇게 서서 한번 더 뒤를 돌아다보고 걸음을 다시 고쳐 딛습니다 잎지고 찬바람 부는 때는 외롭기도 하겠고 풀벌레 울음소리 별가를 스칠 때면 그리움에 아픔에 새는 밤도 있겠지만 이 세상 모든 이들도 다 그만한 아픔 하나씩 가슴에 품고 사는 줄을 아는 까닭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멀리 가는 바람 속에 당신의 고운 입김 있으려니 생각하고 가장 먼 곳에서 가장 가까이 내리는 빗발 속에 당신의 뜨거운 눈물도 섞였으려니 여기며 저는 다시 이 세상으로 통하는 길을 걸어 내려갑니다 아픔 많은 이 세상 자갈길에 무릎을 깨기도 하고 괴롬 많은 이 세상 뼈를 꺾이기도 하겠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이야 누구에겐들 앗기우겠습니까 홀로 가는 이 길 위에 아침이면 새로운 하늘 한낮의 구름 달이 뜨고 별이 뜨는 매일매일 그런 밤 있으니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달맞이꽃 지천으로 피듯 우리들 사랑도 그런 어느 낮은 골짝에 피어 있겠지요 우리들 사랑도 그런 어느 그늘에 만나며 있겠지요. | ||||||||||||||||||||||||||||||
유걸 기자 [2006-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