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은 세로쓰기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그럼에도 훈민정음과 동일한 구조를 갖는 한글이 가로쓰기에서도 불편하지 않은 것은 왼쪽에서 오른쪽, 그 다음에는 위에서 아래 의 순서를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가로쓰기로 넘어오면서 한글이 가진 한가지 부족한 점이 있다면, 종성글자가 아래에 간다는 것일 겁니다. 훈민정음 당시만 하더라도 종성이 아래에 쓰이더라도 다음 초성이 그 아래에 오기 때문에 초성과 거의 붙어서 쓰입니다, 지금의 한글 입장에서 본다면 초성과 중성은 붙여쓰되 종성을 오른쪽으로 붙여쓰는 쓰는 반풀어쓰기에 해당한다고 할 것입니다. 가로쓰기로 넘어오면서 만일 훈민정음의 구조를 그대로 옮겨오려고 생각했다면, 아래의 가로쓰기 그림과 같이 위에서 아래, 그 다음에 왼쪽에서 오른쪽 의 순서로 구조를 변경했어야 합니다. 즉, 초성 아래에 중성이 오고, 오른쪽에 종성이 오는 구조라야 가로쓰기에 정확히 맞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종성과 다음 음절의 초성이 가깝게 만나기 때문에, 초성과 종성이 다르면서도 어울림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더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