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줄
최영희
내가 아는 이웃집 지하방
쫄망 쫄망 세 아이 아빠인
그 남자는, 오늘도
언제나처럼 해를 바라보며
수십 층 꼭대기에 오른다
탁- 트인, 시야에 들어오는 세상
날아도 보고 싶다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없는 공간
그만의 특권인지 모르겠다
오늘도, 그 남자
외줄에 목숨 끈을 매달고
세상을 날 듯이 밟아 볼 심산이다
한 발 한 발, 나비보다 여윈 발로
그 남자, 곧추선 벽을 밟기 시작한다
칙- 칙 쓱- 쓱
아무리 우뚝하던 세상도
그 남자가 한 번 스치고 지나면
꼼짝없이 변신을 시작한다
그와 맞닿은 거대한 세상
오늘은 그 남자 손에 달려 있다
바뀐다, 그 남자 손에
세상의 그림이 바뀐다
통쾌한 변신이다, 이것이
그가 외줄에 목숨을 거는 이유다
그의 자존심이다
세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착한 여자의 남자, 오늘도 기꺼이
허공 속 외줄에 목숨을 건다.
//2013.3.16(한국문인협회 서울문단 출품작)
첫댓글 세상을 향한 야릇한 외출도 많은데 착한 여자와 세 아이들을 위한 외출은 이렇게 시인의 손끝에서 멋지고 힘찬 모습으로 탈바꿈 되는군요 참으로 열심히 읽었습니다 감동이구요 ^^
읽어 주시어 고맙습니다,,,^^,,,,반갑구요.
다시 읽었습니다 늘 감동인 글이네요 ^^^^옆집 그 분과 그 가족들에게 찬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