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206/1
동봉
핑거홀指孔Finger hole이
있느냐 또는 없느냐와
립 리드Lips reed로
소리를 내느냐 아니냐로 구별합니다
다시 말해 립 리드로 소리를 내고
핑거홀이 없다면 금관악기입니다
보다 자세한 것은
인터넷에서
목관악기의 원리와
금관악기의 원리를 설명한
Dajaehun의 해설을 참조하십시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관세음보살의 이름에서 보듯
소리란 게 귀를 통해 듣기도 하지만
눈으로 파동을 볼 수 있고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인간의 시력으로는
소리가 그렇게 쉬 보이지 않겠지요
그러나 황새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황새雚라는 새는 시력이 좋습니다
물론 황새만이 아니라
모든 새들은 시력이 뛰어납니다
새들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황새는 우리 인간들보다
수백 배의 시력과 청력,
그리고 후각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보다 수백 배나 뛰어난
시력, 청력, 후각을 지닌
새들의 입장에서 보면
세상의 온갖 소리를 관한다는 게
그저 허무맹랑한 소리가 아닙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다른 새들도 많은데 황새냐고요
그렇습니다
독수리나 매도 시력이 뛰어나지요
하지만 관세음보살의
뛰어난 자비를 상징하는 이름에
독수리, 매와 같은 맹금류를
이름에 올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옛날 중국의 역장譯匠들은
고민을 참 많이 했을 것입니다
범어 '아발로키테스바라'는
'모든 것을 내려다보시는 지배자'지요
이 '내려다보시다'에 어떤 글자를 놓을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황새의 시력에 이르러
역장은 무릎을 쳤습니다
"그래 관觀자를 놓는 거야!" 하고요
왜냐하면 볼관자를 파자하면
황새雚의 시력見이 담겨 있습니다
황새를 뜻하는 대표적인 글자는
황새관鸛자가 따로 있습니다만
이 관자는 겹치기문자입니다
이를테면 '모든 것들'이라 할 때
'모든'도 다수를 나타내는데
'것들'의 '들'도 다수를 나타내지요
발음을 나타내는 관雚도 황새인데
뜻을 나타내는 조鳥도 새이니까요
미안히지만 이 황새관鸛자에는
'시력'이란 이름씨와 더불어
'보다' '보이다'와 같은
움직씨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황새의 황은 누를황黃이고
그 뒤에 우리말로 새를 붙였는데
이는 소릿값이 같은 봉황鳳凰의 황과
뜻을 함께합니다
노란색 특히 황금색은
모든 방위의 중심Center입니다
또한 시간의 중심이면서
모든 생명의 중심인
최고 지도자 황제를 뜻합니다
황새는 봉황의 대역이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품격있는 새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새들은 종교와 밀접하지만
일상에서도 필요한 동물입니다
자비의 대명사이신
관세음보살 이름에도 올라있지만
우체국Post office의 상징이 있지요
바로 비둘기입니다
이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세계 우체국이 다 쓰고 있습니다
세계 제2차대전이 끝난 뒤
비둘기를 집배원으로 고용하는 일은
사라져버리고 말았지만
전쟁 중에도 비둘기를 이용해
군사기밀문서라든가
긴급한 명령을 내리게 될 때
비둘기를 이용했습니다
미국 행동심리학의 거장인
버러스 프레드릭 스키너에 따르면
보상레버를 가장 잘 습득하는 동물로
비둘기를 뽑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개나 고양이
그리고 다른 가축들도 많지만
보상행동을 기대하는 수치는
비둘기를 따라갈 게 없다고 합니다
소위 '비둘기 미신'이란 용어가
심리학계에 탑으로 올라온 게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윤무부 교수에 따르면
시각 청각 후각의 발달로 인하여
일부 새들은 귀소본능歸巢本能의
대명사로 쓰입니다
귀소의 소가 새집소巢자이거든요
나는 가끔 생각합니다
귀소성을 지닌 비둘기를 비롯하여
지구상의 수많은 철새들과
개 개미 벌 따위가
혹은 후각이, 혹은 청각이
또 혹은 시각 등이 뛰어나겠지만
그들에게는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봅니다
코끼리가 초저주파를 감지하고
박쥐가 초음파를 느끼듯이
버팔로 얼룩말 양 톰슨가젤도
인간이 감지 못하는
어떤 특별한 본능이
그들에게는 분명 있습니다
수천 년 동안 통신 수단으로
인간 곁에서 인간을 도운 비둘기는
몸 속에 자기장을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었습니다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새들에게
자기장 인식 기능은
더없이 소중한 네비게이션이지요
우리나라에는 자연황새가 없습니다
자연황새라니 무슨 말인가요
네, 20여 년전에 완전히 사라져
복원을 위해 러시아에서 들여왔습니다
복원연구원에서는 인공번식에 성공
지금은 150여 마리로 늘어났는데
올해 야생복귀를 시도한다 합니다
천연기념물 제199호지요
우리 관세음보살께서
중생들의 소리를 귀로만이 아니라
몸으로 보고 느끼신다는 것은
평범한 우리 범부들에 견주었을 때
실로 대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나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관세음보살은 황새보살이시라고
관조반야의 <관>을 설명하다가
도로에서 너무 많이 벗어났습니다
새들은 신경세포 속에
자기장 네비게이션을 지녔는데
이 수행자에게는 그런 게 없습니다
문득 젊은 네비게이터의
상냥한 목소리가 귓전을 때립니다
"이대로 진행하시면
먼 길로 돌아가시게 됩니다."
관조반야의 관은
먼저 자기자신을 관찰함이고
관조반야의 조는
고요하고 밝아진 마음으로
중도의 세계를 비춤입니다
다시 설명합니다
관조반야는 실상반야를 관하고
실상반야엔 불법과 비불법
부처님과 우리가
본디 하나임을 깨달아 비춤입니다
다시 설명합니다
배가 고프면 그냥 밥 먹고
목마르면 차도 마시고 물도 마시고
추우면 군불 넣고 옷 더 껴입고
더우면 불 빼고 옷 벗어던지고
몸 아프면 병원 가고
다 나았으면 퇴원하는 것입니다
그리운 사람 그리워도 하고
외로우면 외로움과 벗이 되고
어르신이 계시면 제대로 모시고
자라는 아이들 잘 가르치고
그러다가 누군가가
삶이 무엇이냐고 물어오면
제 살아온 삶으로 얘기 나누고
금강경 함께 생각해보는 것이지요
이 세상이 오직 나만을 위해
설계되고 이루어지고
유지되고 변화해가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 모든 생명들이
오감으로 느껴지는 온갖 사물들이
함께 더불어 공존한다는 사실을
깨달아가는 것이 관조반야입니다
관조반야는 쉽습니다
관조반야는 편안합니다
관조반야는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관조반야는 상대를 받아들임입니다
관조반야는 끌어안음이며
관조반야는 행복입니다
2015/7/25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첫댓글 기포스님 ~!!
관조반야는 실상반야를 관하고
실상반야엔 불법과 비불법이
본디 하나임을 깨달아 비춤이다.
멋진법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