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계획은 발칸반도 여행이었다.
해외여행을 하면 걱정거리가 몽땅 사라진다는 아내(이하 마눌님)가 희망했다.
일정을 15일(5/24~6/7)로 하고 자동차로 여행하기로 했다.
목적지를 결정하고 막상 조사하니 발칸반도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크다.
냉전시대 학교에서 배울 때는 여섯 나라였다.
미국편에 그리스와 터키(보스포로스)가 있었다,
소련편에 유고슬라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알바니아가 있었다.
위성국은 모두 “아”자 돌림이어서 그런대로 외우기는 쉬워도 막상 애매하였다.
그 중에서 제일 큰형 유고슬라비아가 무려 여섯을 분가시키고 사라졌다.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마케토니아 이다.
그래서 지금은 같은 땅에 나라수도 10개가 넘는다. 여전히 “아”자 돌림이다.
당초 계획한 15일로는 어림도 없다.
한 달쯤하면 좋겠지만 그에 비례하여 경비도 체력도 부담이 너무 크다.
줄이고 줄여 결국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세나라로 한정했다.
솔직히 이 때까지만 해도 유럽 어느 귀퉁이에 있는 지도 잘 몰랐던 나라들이다.
세 나라는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묘하게도 크로아티아는 남북으로 16km 분리되어 있다.
보스니아가 크로아티아를 비집고 들어와서 해안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세 나라 모두 합쳐도 면적이 9만km2이고 인구가 700만에 불과하니 남한보다 작다.
비행기타고 멀리 가서 15일 동안 다니기에 너무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을 까 싶었다.
그런데 일정을 짜보니 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 만큼 다양하고 가볼 만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세 나라의 내륙 쪽 여행은 포기하고 해안에서 가까운 곳만 가 보기로 했다.
그 해안이 면한 바다가 바로 아드리아(Adriatic Sea)이다.
여정은 독일 뮨헨(Munich)에서 출발하여 13일 후에 원점으로 회기하는 것이다.
주로 렌트카를 이용하였지만 지역 사정에 따라 다양한 교통편을 이용하였다.
심야열차, 카 페리, 페리, 쾌속선, 열차, 버스, 전차, 그리고 카 트레인까지,
비록 길지는 않은 여정이지만 되돌아보니 오지게도 많은 곳을 방문하였다.
찾아 본 곳 중에서 그래도 깊은 인상을 받은 곳을 정리하니 이러하다.
- 2개의 길: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길, 로시뉘로 가는길
- 3개의 작은 섬: 블레드, 페라스트
- 4개의 대 자연: 쥴리안 알프스山, 아드리아海, 플리트비체湖水, 포스토이나洞窟,
- 5개의 중세도시: 시베니크, 스플릿트, 트로기르, 두브로브니크, 코토르(모두 UNESCO 세계문화유산)
첫날은 뮨헨에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Zagreb)까지 유로레일 심야열차를 이용했다.
비수기인 요즈음에는 2등 침대차 요금으로 세면기 딸린 2인용 1등 침대칸을 전용할 수있다.
야밤중에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통과하고 새벽에 슬로베니아를 지나
크로아티아 국경에서 여권 검사를 할 때는 이미 아침이 훤해졌다.
오전에 자그레브 구시가지를를 둘러보고 오후에 렌터카를 픽업했다.
반환은 자다르(Zadar)에서 하기로 하고 예약한 차이다.
스스키제 소형차이고 수동변속기이다.
유럽에서는 특히 중소형차들은 자동변속기가 아주 드물다.
이 자동차로 플리트비체국립공원, 스플릿트, 두브로브니크,
그리고 몬테네그로의 페라스트, 코토르를 거쳐 이번 여행의 최남단 부드바(Budva)까지 갔다.
북상하면서 트로기르, 시베니크거쳐 원래 반환하기로 한 자다르에서 돌려 주었다.
도중에 카페리에 싣고 짧은 해협을 건너고 보스니아를 16km 관통하기도 했다.
6일 동안 1300 Km를 주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는 없었지만 자동차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다음 이틀 동안은 자다르에서 연안여객선을 타고
로시뉘(Losinj) 섬을 거쳐 아드리아 북쪽 리예카(Rijeka)로 갔다.
여객선은 아드리아 섬마을을 서로 연결하는 바닷길을 만들었다.
섬마을을 거치면서 승객들을 태우고 내리며 간다.
배에서 느긋이 스쳐가는 섬들과 해안 풍경을 즐기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첫 날은 페리로 150km 바닷길을 7시간 남짓,
두째 날은 쾌속선으로 180km거리를 4시간 반 동안 항해하였다.
리예카에서 류블랴나(Ljubljana)행 유로레일을 타고 슬로베니아로 입국하였다.
포스토이나(Postojna)에서 내려 동굴관광을 끝내고 국내 열차편으로 류블라냐에 도착했다.
각 각 2시간 거리와 1시간 거리이다.
다음 날 오전에 구시가지를 관광하고 오후에 미리 예약해둔 렌터카를 픽업하였다.
오펠 소형차이고 역시 수동변속기이다.
이 자동차로 쥴리안알프스(julian Alps)지역의 블레드, 보히뉘를 찿아 가보고
트리글라브국립공원응 횡단하며 알프스산맥 끝자락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었다.
산악지역을 통과할때는 카 트래인에 차를 싣고 가는 경험도 사서 해 보았다.
이틀 후에 류블라나로 돌아와서 자동차를 반환하고 다시 심야열차로 뮨헨으로 돌아갔다.
기간은 짧았지만 경험은 결코 짧지 않았던 여정도 끝이 났다.
그 동안 기차타고 배타고 자동차로 찾아 본 산, 바다, 호수, 동굴, 오래된 도시와
사람들 이야기를 그냥 묻어 두기에는 아깝다.
이제 방문지를 정리하여 틈나는 대로 다음 주제에 따라 계속 여행기로 남기려 한다.
아드리아여행기2. 2개의 길: 해안도로 그리고 바닷길
아드리아여행기3. 3개의 섬 블레드, 페라스트
아드리아여행기4. 4개의 자연: 산 바다, 호수 그리고 동굴
아드리아여행기5. 5개의 중세도시: Sibenik, Split, Trogir, Dubrovnik, Kotor
아드리아여행기6. 에필로그
크로아티아 스플릿트에서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해안도로, 200km가 넘는 길의 풍경이 환상적이다.
크로아티아 로시뉘Losinj섬으로 가는 여객선 갑판에서, 승객을 내리고 태우고 섬마을을 떠난다.
슬로베니아 블래드 Bled 호수의 작은 섬 하나
몬테네그로 패라스트 Perast 만의 작은 섬 두개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Plitvice국립공원, 다단식 호수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폭포중의 하나
슬로베니아 포스토이나 Postojna 석회석 동굴, 길이 21km에 달하고 열차로 진입한다.
슬로베니아 쥴리안알프스. 트리글라브 Triglav 국립공원내 보제폭포로 가는 트랙킹길
크로아티아 중세도시 시베니크 Sibenik
크로아티아 중세도시 스플릿트 Split
크로아티아 중세도시 트로기르 Trogir
크로아티아 중세도시 두브로브니크 Dubrovnik
몬테네그로 중세도시 코토르 Kotor
첫댓글 와~~ 역시 송회장의 기행은 특별해요. 영어만 돼면 언어 장벽은 어디서나 극복이 되나보다.
가장 좋은 시기에 동유럽의 비경을 여행하고 왔다.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 코너에서 박성광 밀어내고
신보라 옆에 서도 되겠다.
송회장! 이름조차 생소한 발칸반도 중 3개국을 선정, 용의주도하게 잘 다녀오셨네요.
발칸반도국 이름은 월드컵 대회 아니면 유로컵 대회 등을 통해 익히 알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