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메르스 환자에 中 발칵… "꺼우리빵즈(高句麗棒子) 왜 왔냐" 혐한 고조
중국으로 출장 간 40대 한국 남성이 메르스(MERS)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반한(反韓)' 감정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월 30일(현지 시간) 중국 광저우일보(广州日报) 등 현지 언론들은 출국 전부터 감염증상을 보였는데도 한국 검역당국이 이를 방치했다며 한국의 허술한 의료 통제 시스템을 비판했다.
중국 현지 누리꾼들도 한국인을 비하하는 단어 '빵즈(棒子)'를 써가면서 원색적인 비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꺼우리빵즈(高句麗棒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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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우리빵즈(高句麗棒子)
#1.
대도시에서는 시골뜨기 정도의 의미로 ‘빵즈(棒子)’라고 부른다. 그리고 막노동하는 사람들도 빵즈라 부르는데 여기서의 ‘빵즈(膀子)’는 촌뜨기라는 어감을 지니고 있다. 북경의 골목에는 웃퉁을 활짝 벗어제친 배불뚝이 장노년층들이 많이 있었다. 이들을 가리켜 빵즈(膀子)라고 불렀다. 특히 동북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北京) 방언에 타지방에서 온 사람이나 어떤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얕잡아 ‘빵즈(棒子)'라 부르는 말이 있다. 이를테면 둥베이에서 온 사람을 '관둥(關東)빵즈', 손재간으로 벌어먹는 사람을 ‘서우이(手藝)빵즈', 체육인을 ‘티위(體育)빵즈’라고 한다. ‘티위빵즈'는 지금도 상용어로 쓰이고 있다. 우리말 중 시골사람을 ‘촌뜨기'라 하는 것과 비슷한 욕이다. ‘×장이' ‘×꾼'보다 폄의(貶意)가 좀 더 강한 칭호이다.
타지방뿐 아니라 타국의 타민족으로, 그것도 쪽박 차고 거의 동냥하다시피 들어온 우리민족을 이렇게 얕잡아 불렀을 것은 뻔하다. 이 말은 약 1백년 전에는 많이 쓰였지만 지금은 점점 없어져 가는 상황이다. (조선족, 「高麗棒子」, 베이징저널, 2002)
위의 글에서는 빵즈에 시골뜨기 정도의 의미뿐아니라 우리말로 천한일을 하는 사람에게 붙이는 접미사 ‘장이’에 해당하는 의미까지 지니고 있음을 알게된다. 그럴 경우 이 ‘빵즈(膀子)’는 천한 무리 전체에게 해당하면서 한국 즉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조선족을 꺼우리빵즈(高句麗棒子), 꼬리빵즈( 高麗膀子)라고 불렀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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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려봉자라는 단어의 최초 출현은 청나라 강희제이다.청나라 강희제때 왕일원(王一元)의 요좌견문록(遼左見聞錄)에 처음 등장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조선 공사(貢使)의 종자(從者) 이외에, 오가면서 일을 하는 자들이 있었는데, 이들을 '빵즈(棒子)'라고 불렀다. 그 나라(조선)에서 부녀가 음행을 저지르면 관기로 만드는데, 관기가 자식을 낳으면 '방자'라고 했고, 일반 백성들이 멸시했다. 머리는 봉두난발이며 망건을 할 수 없었고, 만리를 걸어가고 말을 탈 수 없었으며, 풀을 깔고 땅바닥에 누워서 잠을 자고, 구들이 있는 곳에서 잠을 잘 수 없었다. 그 나라안에서 천한 일을 하는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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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오리빵즈(高麗棒子)와 짱꼴라(淸國奴)
#3.
우리는 중국인을 나쁜 뜻으로 말할 때나, 그들을 욕하고 싶을 때 <짱꼴라>라는 말을 주로 사용한다. 특히 중국 네티즌들과 설전이라도 붙을라치면 어김없이 이 말이 등장한다. 더 나쁜 말이 있다면 그 말을 서슴치 않고 사용할지도 모르겠다. 중국 네티즌들 역시 우리를 비하하는 말인 <까오리빵즈. 고려봉자. 高丽棒子. gāo lì bàng zi. 고려 몽둥이. 한국놈들> 라는 말로 응수한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까오리빵즈>란 말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 말을 사용하는 것 같다. 우리는 <짱꼴라>가 무슨 뜻인지 알고나 쓰는 것일까? 먼저 <까오리빵즈. 고려봉자>에 대해 잠시 살펴보자. 우리의 국호가 분명히 한국인데 朝鮮(조선. 차오시엔)도 아니고 高麗(고려. 까오리)라니. 현대에 조선이라는 말이 아직도 쓰이는 곳도 일본인이 우리를 비하하는 말 조센징(朝鮮人)과 북한이 스스로를 북조선(北朝鮮)이라 부를 때, 중앙아시아 동포들이 우리와 교류가 적어 일제시대, 그러니까 조선이라는 말이 대한제국이라는 말보다 익숙할 때 강제 이주했기 때문에 아직도 모국을 조선이라 부르는 정도이다. 그런데 중국은 아직도 우리를 고려라 부르며 시간의 수레바퀴를 무려 600년 이상 후퇴시키다니 이 것만으로도 분노할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중국이 명나라 때는 우리의 국호를 조선이라고 확실히 불렀다. 국호를 그들이 공인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나라가 망하고 만주 여진족 출신의 청나라가 중국을 접수하자 그들은 우리의 국호를 조선이라 승인한 바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를 자기들에게 익숙한 고려라 칭하는 일이 훨씬 많았던 것이다. 게다가 일본이 조선을 병합하고 만주를 침탈하자 그들은 우리를 일본의 앞잡이로 여겼고, 실제 일부 조선인들의 친일 행위도 있었던 게 사실이니까 '몽둥이를 휘두르며 자신들을 괴롭히는 악랄한 고려인'이라는 의미에서 자국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인 조선족과 남북한 가리지 않고 한국사람들을 지칭할 때 감정을 실어 <까오리빵즈>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말이 정설이다.
다른 또 하나의 설은, <까오리빵즈>의 '고려'는 '왕건의 고려'가 아닌 수나라.당나라 때의 고구려(高句麗)를 의미하며 고구려군이 워낙 강맹하여 북경까지 침탈할 정도로 수나라와 당나라에게 큰 위험이 되었는데 고구려군이 창검 외에도 가볍고 단단한 박달나무 몽둥이를 무기로 잘 사용하여 그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고 한다. 그 때부터 중국을 괴롭히는 고구려, 경계해야 할 고구려의 상징으로 <까오리빵즈. 고구려의 몽둥이>라 했다는 것이다. 이후 고구려의 뒤를 고려가 잇고, 조선이 잇고, 지금의 한국으로 이어올 때까지 그런 피해의식과 적대감이 여전히 남아 있어 우리와 싸움을 벌이는데 이 말은 어쩌면 그들에게는 적절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자. 그럼 우리는 <짱꼴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보니 대략 이런 말들이 있었다.
첫째, 중국인(中國人)의 중국식 발음인 쭝궈런( Zhōngguórén)이 '쭝궈러','짱궈러'의 과정을 거쳐 <짱꼴라>가 되었다는 설인데 아주 근거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좀 무리가 따르고 정답은 아닌 것 같다.
둘째, 중국어로 '장(葬)+골(骨)+인(人)' 즉, '불결하고 더러운 썩은 뼈다귀'같은 인간이라는 뜻이다. 짱꼴라 = 장(葬 zàng) + 골(骨 gǔ) + 인(人 rén) = 짱구런 ⇒ '불결하고 더러운 썩은 뼈다귀'. '욕 중의 욕'이라는 설인데 의외로 많이 퍼져있는 설이다. 하지만 이 말은 중국어 사전에는 나오지도 않는 말이며 문법적으로 맞지도 않는 말이다. 장의 또다른 자로 '더러울 장(脏.zāng)'도 있겠지만 이 역시 억지로 갖다 붙인 말이 된다.
셋째, 국어사전에도 나오는 말로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청나라 병사들을 비하할 때 사용했던 말인 에서 비롯되어 우리나라에도 퍼졌다는 설인데 필자 생각에는 이 설이 가장 정답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짱꼴라>라는 말이 거의 100년 정도 사용되어 온 역사적인 말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 설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조명해보기로 한다.
<짱꼴라>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말이 아니라 일본에서 만들어져 한국으로 건너온 말이다. 청대에 한인(漢人)들이 만주족 황제 앞에서 자신들을 ‘노재(奴才. 누차이)’라 부른 것을 보고 일본인들이 ‘청나라의 노예’라는 뜻으로 <청국노(淸國奴)>라 부른 말이 건너온 것이다. 중국어 발음 <칭궈누(qīngguónú)>를 일본식으로 <찬코로(Chankoro)>라 말한 것이다. 이 말이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짱꼴라>로 변한 것이다. 영어에도 중국인을 경멸하는 말로 ‘Chink’가 있다. 청말에 청일전쟁에서 중국이 일본에 패한 것을 본 한국인들이 개화를 거부하고 일본에게 패전했을 뿐만 아니라 국세가 날로 약화되는 낡고 '천한 중국'으로 인식하는 시각이 싹튼 것이라 볼 수 있다.
<짱꼴라>와 <까오리빵즈>의 어원에 대해 개략적으로 살펴보았는데 좀 서글프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 말들이 다 일본때문에 생긴 말들인데 우리는 일본편을 들어 중국을 공격하는 셈이라니. 앞으로는 중국인들을 욕할 때 <짱꼴라>라는 말을 쓰지 말고 차라리 '중국놈들 나쁜xx들', '더럽고 얌생이 같은 놈들'이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인들이 <짱꼴라>라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것은 이런 원래의 뜻도 과히 듣기 좋은 것은 아닌 데다가 자기들이 듣기에 발음상 '더럽고,불결하고,땅에 묻어 썩어버린 뼈다귀'가 연상되니까 ...
봉두난발에 나쁜 짓은 다하고 다니는 꺼우리빵즈(高句麗棒子)는 없는지, 반성할 일은 없는 것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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