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군대 갔다오면 축구이야기를 했지만 요즘은 족구이야기를 한다.
얼마 전까지는 족구가 남자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겨졌으나 지금은 여성동호회도 활성화됐다. 과거에는 스포츠계의 변방에서 놀이문화 정도로만 취급되었지만 지금은 대중 스포츠종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바야흐로 족구는 지금 남녀노소 세대를 뛰어넘어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언론매체를 통해, 각종 사업을 통해 세계화를 서두르고 있다.
지금 족구의 형태는 1960년대 군대에서부터
족구동호인들은 족구가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유일한 구기종목이라는 점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 유래는 삼국시대 축국(蹴鞠)이라고 주장한다. 김유신과 김춘추도 즐겼다고 하는 축국은, 서로 편을 갈라 상대편으로 제기차기하듯 넘기는 경기. 공은 돼지 오줌통에 바람을 넣어 사용했다고 한다. 족구가 오늘날의 형태로 경기화된 것은 1960년대 군에서부터. 1966년 공군 조종사들이 비상대기를 하며 간단하게 몸을 푸는 운동으로 고안한 것으로 1978년부터 오늘날의 4인제 족구규칙이 정착됐다.
족구는 좁은 공간에서도 별다른 장비나 도구 없이 공 하나만 있으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전국족구연합회 류재영(48) 사무처장은 “재미도 있고 운동효과도 커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려운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특히 인기 있다”고 말하고, “국내에 공식적으로 등록활동하고 있는 동호인은 4,473클럽 5만5천여 명이지만, 비등록 동호인들은 4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세계화할 가치가 있는 족구
족구는 웬만한 시·군·구 단위에 연합회가 모두 결성될 만큼 전형적인 생활체육 종목이다. 관공서나 기업체, 학교, 군부대 등에서 무시로 즐기는 경기이지만, 이제 그 틀을 뛰어넘어 세계화를 지향하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통해 외국인들에게 족구를 홍보해 왔지만, 올해는 본격적인 국제대회를 개최한다. 8월 춘천시에서 개최되는 ‘제1회 춘천 월드레저 경기대회’가 그것. 전국족구연합회는 대회기간 전국최강전, 군부대대항, 공무원대회 등 5개의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족구연합회 정원조(61) 회장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민족구기 족구의 세계화를 위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나라에서 치러지는 대회이니만큼 반드시 시범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정부기관,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족구의 세계화는 우리나라 스포츠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석일뿐 아니라 스포츠산업적으로도 막대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이블에서 족구대회 중계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
족구는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경기 룰이나 용어 등이 체계화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 그러나 전국족구연합회의 피나는 노력으로 족구의 과학화·체계화가 이루어졌다. 명확한 규칙을 제정하고, 용어통일, 동작기술에 대한 개념정리 등을 한 결과, 이제 족구는 스포츠로서의 기능과 과학성을 완전히 갖추었다. 정부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지난 2006년부터 과감한 재원투입을 통해 ‘족구활성화 사업’을 지원한 것도 큰 힘이 되었다. ▲족구 강습회·세미나 개최 ▲외국인 초청 및 전국족구대회 개최 ▲족구전용경기장 건립 ▲족구 규칙과 기술에 관한 3D 동영상 서비스 제공 등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제는 케이블방송사에서 대회를 중계할 정도다.
전국족구연합회의 비전을 묻자, 정원조 회장은 “청소년 저변층을 넓히기 위해 각급학교 방과후 체육활동 종목으로 족구를 진입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교육기관과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갈 뜻을 밝혔다. 여성동호인 팀을 적극 육성하는 노력과 족구생활체육지도자를 공인받는 것도 당면과제로 제시했다. 족구의 세계화에 대해서는 “해외 투어프로그램 개발, 교민들을 통한 해외지역 보급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2월 취임한 정원조 회장은 우리나라 스포츠용품의 대표브랜드인 ‘스타스포츠’(신신상사) 대표이사. 족구용품뿐 아니라 각종 공인구, 의류, 신발 등 우수 제품들을 생산하여 국산제품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생활체육동호인들을 위해 폭넓은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으며,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문화도 적극 실천하고 있다.
글 : 정원조 (국민생활체육 전국족구연합회 회장)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