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부서져 내리는 날 아주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블루베리밭 옆 둑에 난 산책로 걸으며. 혹시라도 일찍 고개를 내민 고사리라도 있을까 싶은 그 길.
개 끌고 산책하는 백인 부부들 헬로우라 인사하면서.
내가 사는 남의 나라 같은 내 나라.
하얀 나비가 마치 날 기다리기라도 한 듯 나풀나풀 날아와 내 손을 스치고. 깊은 산속이라도 들어 온 듯 재잘대는 새소리에. 어느새 다다른 나의 고향.
자작나무 숲 같은 아직은 옷도 못 입고 벌거벗어 나신 같은 나무들 사이. 색안경 넘어로 보는 하늘은 손끝이 시리도록 차가운 북녘 바다 같다.
갈비뼈를 드러낸 듯한 선로 걸으며 이길 끝나는 곳에 엄마 얼굴 보이는 듯. |
첫댓글 테리님의 글솜씨가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시네요~~~
그렇게 봐주시니 고마울따름입니다. 정체되거나 후퇴하면 안되지요.
불루베리 밭에 가면 쫌 싸게 살수 있나요?..ㅎㅎ
"내가 사는 남의 나라 같은 내 나라"에서 잘 사시나 하다가
"엄마 얼굴 보이는 듯"에서 눈물이 고이려고 합니다.
엄마 보고 싶어도 볼수 없거든요.이민와서 못본날이 더 많고 객지생활한다고 한국서도 못보다 돌아가신...
마음에 많이 와닫는 시입니다. "내가 사는 남의 나라같은 내나라" "차가운 북녘바다같다" .. 핵심을 콕찌르는 느낌입니다.
외국에서 살아 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죠.
아무리 캐네디언이라 해도 유색인종일 수밖에 없는 그래서 하늘이 더 차게 느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