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계, 병법을 말하다]
격안관화와 기회
‘자중지란’에 빠진 적 관망하며 ‘어부지리’ 노려라
상대 내분 땐 강 건너 불 보듯 하면서도
내부의 힘 기르면서 공격 기회 엿봐야
덩샤오핑 개방·개혁 취하며 내실 다져
 정기룡은 소 떼들의 등에 실은 검부나무에 불을 붙여 왜군을 섬멸했다. |
36계에서 공격수단으로 등장하는 단어가 火와 刀다. 그만큼 상대방에게 위협적 수단이다. 그러나 함부로 사용하면 근심(禍)이 되므로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양회(養晦)가 요구된다.
隔·멀 격 岸·언덕 안 觀·볼 관 火·불 화:강 건너 멀리 불을 바라본다
불로 공격하거나 때를 기다리다
적전계 9계 격안관화는 강 건너 멀리(隔岸) 불을 바라본다(觀火)는 뜻이다. 상대에 내분이 일어나면 강 건너 불 보듯 하며 기다리는 어부지리(漁父之利) 전술이다. 이 고사는 『전국책』 ‘연이(燕二)’에서 유래했다. 전국시대에 조나라가 연나라를 공격하려 했다. 연나라 소대는 조나라 혜왕에게 도요새(鷸·휼)와 조개(蚌·방)의 싸움에서 지나가던 어부만 이익을 본 것처럼, 두 나라가 싸우면 진나라에만 도움이 될 뿐이라고 하자 조나라는 공격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자기들은 얻는 게 없고 3자에게 이득을 안겨주는 것을 휼방상쟁(鷸蚌相爭)이라고 한다.
격안관화는 당나라 승려 건강이 쓴 ‘투갈제기’의 한 구절 ‘隔岸紅塵忙似火 當軒靑장冷如빙(격안홍진망사화 당헌청장냉여빙)’에서 유래됐다. 강 건너 속세인들은 불길처럼 바쁘게 움직이는데 산중 절 앞 높고 푸른 산봉우리는 얼음처럼 차갑다는 뜻이다. 그리고 『손자병법』 군쟁편의 ‘以治待亂 以靜待화(이치대란 이정대화)’와 맥이 통한다. 정돈된 상태에서 적의 어지러움을 기다리고 정숙한 상태에서 적의 소란함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이 계는 상황에 따라 2개 전술을 구사한다. 불이 났을 때 치거나 위협하는 것, 불리할 때 공격을 미루고 기회를 엿보는 것이다. 첫째는 임진왜란 때 소 떼의 등에 나무를 싣고 불을 붙여 왜군을 물리친 사례다.
불붙은 소로 왜군을 이기다
1592년 4월 구로다 나가마사의 왜군 1만여 명은 진해만 안골포에 상륙한 후, 김해와 금산을 거쳐 한양으로 향했다. 경상우방어사 조경은 맹장 정기룡 등과 함께 추풍령을 방어했다. 왜군 선봉대는 매복해있던 조선군의 기습 공격을 받고 철수했다. 돌격대장 정기룡은 왜군의 야간 공격에 대비해 방어 준비를 했다. 밤에 장병 1인당 횃불 5개를 일제히 피워 방어 병력 숫자가 많은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또한 소 10마리에 호랑이 가죽을 씌워 꼬리에는 기름 솜 10근(6㎏)씩을 매달고 등에는 검부나무를 한 짐씩 실어놓았다.
이윽고 자시(밤 11시부터 새벽 1시)가 되자 왜군이 은밀히 추풍령 중턱까지 올라왔다. 정기룡은 미리 준비해 둔 10마리 소의 꼬리와 등에 불을 붙였다. 뜨거움에 놀란 소들은 왜군 쪽으로 쏜살같이 내달았다. 아울러 요즈음 박격포인 청동제 화포 대완구(大碗口)를 쐈다.
좁은 산길로 밀집 공격해 오던 왜군은 조선군의 공격으로 1000여 명이 사상했다. 구로다는 조선군 병력이 1200여 명에 불과한 것을 알고 2차 공격을 시도했다. 정기룡은 다시 소와 돌격대를 이용해 왜군 1000여 명을 죽였다. 왜군의 계속된 공격으로 총지휘관 조경이 부상하고 사상자가 늘어나자 정기룡은 추풍령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소 떼를 이용한 이 전투로 일본군 3군의 함경도 방향 진출을 지연시켰다. 격안관화 둘째 사례는 덩샤오핑의 도광양회다. 인내하며 때를 기다려 오늘날 중국 발전의 틀을 닦았다.
떨쳐 일어날 기회를 엿보다
중국은 1980년대 개혁·개방정책을 취하면서 미국과 대등한 실력을 갖출 때까지 몸을 낮추고 힘을 기르는 것을 뼈대로 삼았다. 덩샤오핑은 ‘도광양회(韜光養晦·재주를 감추고 때를 기다리며 몰래 힘을 기른다)’로 내실을 다졌다. 이 성어는 그가 1992년 발표한 외교지침 24자의 일부다. ‘沈着應付 韜光養晦 善於守拙 絶不堂頭(침착응부 도광양회 선어수졸 절부당두)’로 침착히 대처하고 때가 되기 전엔 자기를 노출하지 않으며 우둔한 듯 보이도록 하고 남보다 먼저 나서지 말라는 뜻이다. 이는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제력과 국력이 생길 때까지는 침묵을 지키면서 전술적으로는 협력하는 외교전략이었다.
이후 20여 년 동안 도광양회는 중국 대외정책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2002년 후진타오를 중심으로 4세대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도광양회는 새로운 외교노선으로 대체됐다. 화평굴기·유소작위·부국강병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굴기(굴起·떨쳐 일어남)가 거칠다. 우리의 사드 배치를 두고 중국 국가 이익만 내세운 변질된 불꽃이 우려스럽다. 강 건너 불을 바라만 볼 것이 아니라 잘 다스리는 지혜로운 외교안보전략이 절실하다.
<오홍국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Songs From a Secret Gard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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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가든: Songs From a Secret Garden
Secret Garden 1995–present
No.1 - Noctur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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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Title: Songs From a Secret Garden - Secret Garden
Studio/Live Studio Mono/Stereo Stereo Audio CD (April 16, 1996) Label: Polygram Records / PHILIPS (P) 1995 PolyGram A/S Norway (C) 1996 Philips Classics Marketed in the UK by Philips Class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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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행복한 나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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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드 배치가 무산되는 순간 한미동맹의 지위는 상실될 수 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자들은 사드배치를 무산시키어 미국이 한반도를 포기하게 되는 상황을 바라는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