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253
동봉
제15장. 지경공덕분2
해마다 9월이 되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습니다
2010년 9월30일 상영한 영화
라이언 머피Ryan Murphy가 감독한《먹기사》
곧《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지요
영어 이니셜은《E.P.L》인데
잍Eat 프래이Pray 러브Love입니다
엘리자베스 길버트 역에는
쥴리아 로버츠Julia Roberts가
펠리페 역에는 하비에르 바르뎀이
데이빗 피콜로 역은 제임스 프랭코였는데
다들 나름대로 괜찮은 연기였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나는
쥴리아 로버츠를 다시 인식할 정도로
그녀의 연기는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쥴리아 로버츠의 본명은
미들네임으로 피오나Fiona가 들어가는데
1967년 10월28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태어납니다
그녀는 만20살이 되던
1987년《파이어하우스》에서
뱁즈 역을 시작으로
1988년《미스틱 피자》에서
데이지 이루조 역을
같은 해《새티스펙션》에서는
대릴 역을 맡아 열연하는 등
2013년《어거스트:오세이지 카운티》에서
바버라 역을 맡기까지
27년 동안 43편이 넘는
많은 영화작품을 소화했습니다
그런데 2005년도 한 해는
영화출연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그녀 자신만이 알겠지만
아직까지는
미스테리로 남아 있습니다
그녀는 1989년
하버트 로스 감독의《철목련》에서
임산부이자 당뇨병 환자인
셀비 이튼턴 래체리 역을 맡아
자기 생명을 던져가면서까지
아기를 사랑하는 모성애를 발휘합니다
그녀는 영화 이외에도
1987년《크라임 스토리》에서
트레시 역을 맡는 등
2010년까지 탤런트로서도
주어진 많은 역할을 소화해냈고
연극배우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2007년 2월에는 출연한 영화
31개 작품만으로도
미국 박스 오피스에서
22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최고 수익을 이룬 여배우입니다
그녀는 자선활동에도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데
영항력 면에서는 세계 여배우 역사상
상위 그룹에 해당하는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여기서 영회배우
쥴리아 로버츠를 알리려는 게 아닙니다
그녀가 하나님에게 기도하면서
눈물을 펑펑 쏟아냅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신에게 포고하지요
"나는 내 안에 있는 신을 존중합니다"
나는 이 말을 접하면서
이《금강경》<지경공덕분>을
다시금 생각했습니다
기도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요
그리고 영화 2번 째 챕터
인도에서 기도하는 그녀를 보며
"역시 기도는 이렇게 하는 거야"라며
중얼거렸던 생각이 납니다
영화《먹기사》는 미국의 작가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수필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쥴리아 로버츠의 배역은
바로 수필 작가의 역할이었습니다
우리는 실화라 하니까
쥴리아 로버츠가
저렇게 사랑을 나누었을까 하고
지레 짐작하고 있습니다만
쥴리아 로버츠는 배우일 뿐
배역에서조차
단 한 번도
완나의 모습을 보인 적이 없습니다
어떻습니까
그녀의 종교가 궁금하지 않습니까
네, 그녀는 힌두교 신자입니다
종교가 본디 힌두교인지
아니면《먹기사》이후로 바뀌었는지
자세한 것은 모르나
힌두교 신자임에는 분명합니다
힌두교와 불교는 내용이 다르나
같은 토양에서 싹을 틔우고
동일한 기후조건에서 자라서일까
비슷한 내용들이 많이 나오지요
이 영화에는 불교와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명대사들이 꽤 있는데
더불어 같이 한 번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1. 머무는 일보다
더 힘든 게 떠나는 일이다
2. 서로 불행하게 인생을 살면서
같이 있으니 행복하다고 하는 게 맞는 걸까?
3. 때로는 사랑 때문에 균형을 깨는 것도
균형 있는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예요
4. 파괴는 선물이야
파괴가 있어야 변화가 있지
5. 난 마음 편히 살고 싶은 게 아니라
힘들게 살고 싶지 않은 거야
우리가 보통 <기도>라고 하면
새벽예불
사시마지
제불통청
상용영반
관음시식
영산재 수륙재 생전예수재
천도재 49재 외에
관음주력 지장주력을 하고
다라니를 지송하고
사분정근에 목탁 두들기는 것을
생각해내곤 합니다
그들 기도가
기도가 아닌 것은 아니지만
이《금강경》에서는 다릅니다
경전을 제대로 읽고
제대로 소화할 것을 주문합니다
탄자니아Tanzania에 있을 때
난 주로 오토바이를 이용했습니다
첫째, 택시비에 비해 저렴했고
둘째, 어떤 오지도 갈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장시간을
오토바이 뒤에 앉아갈 경우
다리를 벌린 채로
고정되어 있어야만 해서
그게 참 힘들었습니다
나는 국제운전면허증을
지니고 있었지만
원동기 면허증은 없었지요
그런데 국내에서와는 달리
탄자니아에서는
자동차 면허증으로
오토바이를 운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오토바이는 운전할 줄 모르고
비록 안다고 하더라도
외국인은 잘 빌려 주지 않으니까
운전자가 따라오게 마련이지요
여행 중 갑자기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외기外氣에 노출되는데
특히 비포장도로에서 이는
엄청난 먼지바람은
설명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탄자니아는 종교 분포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만 해도
이슬람이35%
로마 가톨릭 포함한 기독교가 25%
나머지 40%가 민족 종교였는데
요즘 들리는 바에 따르면
이슬람은 그대로이고
민족 종교와 기독교가
자리바꿈을 하고 있다 합니다
그만큼 기독교의 전도가
발 빠른 편이라고나 할까요
나는 평소 오토바이를 탈 때
특별한 이유는 없이
무슬림의 오토바이를 탔습니다
무슬림은 5대 의무를 지니지요
첫째, 샤하다盟誓
둘째, 살라흐5回祈禱
셋째, 라마단斷食月
넷째, 자카트寄附
다섯째, 핫지聖地巡禮인데
이들 다섯 가지 의무 가운데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기도입니다.
무슬림은 오토바이 꽁무니에
고객을 모시고 길을 가다가도
기도 시간이 되면
장소가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오토바이 세워 놓고
그냥 거기서 메카를 향해
무릎 꿇고 큰절을 올립니다
그렇다고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는 일도 없습니다
거기에 대해 나도 그랬지만
어느 누구도 특별히
불만을 토로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기도니까요
비록 개인적이긴 하지만
기도란 종교인으로서는
신성한 종교적 의무의 하나니까요.
그 때마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
열심히 지송했던《금강경》
<지경공덕분>이 떠올랐습니다
지경공덕분에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수보리야,
어느 곳에서든지
이 경이 있는 곳이라면
바로 그 곳이 일체 세간인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가
으레 공양하는 곳이 되느니라."
“마땅히 알라
이곳이 곧 탑이 있는 곳임을
다들 으레 공경하는 마음으로
절을 올리고 탑돌이를 하고
온갖 꽃과 향으로써
그 곳에 흩뿌리리라.”
어즈버!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그런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를 알면서도
나는 언젠가
오토바이 기사에게
툭 한마디 던져 본 적이 있습니다
“기사님, 기도도 좋지만
지금 손님 세워 놓고
도대체 뭐하고 있는 것입니까?”
운전자가 기도를 다 마치고 나서
차분하게 대답했습니다
“뭘 하긴요
기도하고 있었잖아요
정 마음에 안 드시면
다음에는 이용하지 마십시오."
매일Every Daily 5번씩
하나님께 기도를 올리는 것은
무슬림의 본분이라고 했습니다
꾸란에서는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하나도 빠짐없이 다 보시고
다 들으시고
다 느끼시고
다 꿰뚫어 아신다는 것입니다
워낙 강하게 나오는
그의 말 끝에
“한국에서는 말이오
손님을 세워 놓고 이러지는 않는데~”
라고 여운을 남기기는 했지만
나는 무슬림의 현장 기도에
정말이지 깊이 반했습니다.
겨우 5분 안팎의 짧은 기도지만
그들에게는 흩어진 마음
교만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임에 틀림없습니다
기도가 긴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얼마나 간절하게 하느냐가
기도의 처음이고 마지막입니다
그대여
기도하라
경을 읽으라
마음을 비우라
간절히 기울이라
그리하는 그 자리가
곧 부처님의 도량이어라
09/10/2015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