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이없는 일이었습니다.
지난 1월 8일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문제를 답답하게 여기던 내가
1인 농성을 벌였습니다.
혼자 농성하는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면서
평소 가까이 지내는 진화스님이 달려왔고
이어 시민사회단체 상임대표단이 또한 그렇게
한 걸음에 달려와
동조농성을 시작했고
이어 시민사회단체 집행위원회의 회의가 열렸고
회의에서 결정된 대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그 문제로 경찰에서 출두하라는 연락을 세 차례 받았는데
번번이 시간이 맞지 않아 그냥 지나쳤는데
얼마 전 전화 통화로 일정을 잡아 달라고 하여
그들의 요청대로 내 일정에 맞춰 경찰서엘 갔습니다.
경찰의 이야기는
처음에는 1인 농성이었지만
네 사람이 합류했고
기자회견이라고 했지만 구호도 제창하고 했으니
불법집회를 했다는 것이고
다른 통로로 알아본 바에 의하면
청주시가 그 문제로 고소를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해거름에
역시 검찰과 시간 조율을 해서 검찰청엘 들어갔는데
거기서 하는 이야기도 경찰에서 한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경찰의 조사는 이런 저런 일로 몇 번 받은 일이 있지만
검찰청의 소환 조사는 평생 처음이었습니다.
그것이 어이없다고 말한 것은
불법과 탈법, 그리고 비상식과 몰염치로 일관해 온 청주시 당국이
나를 고소했다는 것과
그 수많은 희생자를 내면서도 뻔뻔하기만 한 것들이
법이라고 하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안전을 지키자고 만들어 놓은 장치를
그따위 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법질서의 교란과 대한민국 헌법을 농락하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때문이고
그럼에도 법에 그렇게 있다고 하면서
그 ‘있다고 하는 법’을 적용한다고 하는
경찰과 검찰의 태도도 그저 농락하는 것들에게 놀아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 까닭입니다.
직접 확인해야 할 일은
청주시 당국이 나를 고소한 것인지
아니면 경찰이 자의적으로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일을 만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남았지만
아무튼 확인 절차를 거친 다음
대응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몹쓸 행정에 농락당하는 대한민국 헌법을 위해서도
그리고 힘없어 억울한 일을 당하여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사표시를
자신들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들이 만든 합법적 조직을 적으로 규정하는 지자체에 대해서도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분명하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밖에 없는 조직이고 집단이라면
나는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그것을 상식과 법이라고 하는 테두리 안에서 하면 되겠다는 것이
지금까지 정리된 것이지만
구체적인 행동이나 일정은
같이 하는 이들과 상의하여 결정할 일이고
그에 따라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겠다고
뒤숭숭한 꿈을 꾸던 잠에서 깨어
스스로의 마음을 여미며 나아갈 길을 준비하여
일단 여기까지 이야기를 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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