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의 시]
밤비 -김명인
유월 하면 골목길로 밤비 자욱이 돌아간다
제 마음의 부채를 지고 내리는 담장 위의
덩굴 장미는 어떻게 유월이 온 것을 알고
가로등 아래서도 꽃피운 것일까, 피워서 비에
꽃잎을 죄 떨구는 걸까
열흘 내도록 그대의 마음 밖에 서성댔으나
마침내 문 열지 못하고 돌아서는
젖은 사랑처럼
불빛에 떠는 꽃잎을 본다
비는 어디쯤 제 진창을 만들어 낙화
소용돌이 지우는 걸까
한 잎씩 어둠의 길로 내려서서
골목길 따라 사라지는 그대의 등
오래 바라보고 있다
(김명인 시집-푸른 강아지와 놀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cfs10.blog.daum.net%2Fimage%2F16%2Fblog%2F2008%2F01%2F08%2F10%2F29%2F4782d1e195979%26filename%3D%EB%B0%A4%EC%97%90%ED%94%BC%EC%9A%B0%EB%8A%94%EC%9E%A5%EB%AF%B8%EC%9D%98%EB%B9%84.jpg)
지금은 유월이 아니여도 좋습니다.
다가간 곳은 언제나 흔적을 따라다니는 가슴의 파문입니다.
지금은 입술이 아니여도 좋습니다.
마냥 느끼어 뚝뚝 떨어지는 숨소리 같은 나의 고뇌가
그대의 등 뒤에서 새기는 기다림일때
오오, 그것은 보내버리고싶도록 고마운 님의 그림자입니다.
비, 그대의 등을 눈으로 어루만져주는 장미의 유월은
'차마 제 진창을 만들어 낙화 소용돌이에 담습니다. '
김명인 선생의 시 중 밤비를 보냅니다, '열흘 내도록
그대, 마음 밖에 서성댔으나
마침내 문 열지 못하고 돌아 섭니다.'
제 등을 오래도록 바라다 보아 주십시요
지금은 유월이 아니여도
좋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5A50134C5584AC6D)
유월 장미, 밤비 / 김명인의 시에서,..李旻影 (시인/시사랑사람들 대표)
Kalinifta (가슴이 뜨거운 사람) - Nic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