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많이 서늘해졌습니다.
여름내내 꺼 두었던 심야전기 보일러의 스위치를 올렸는데도 뭔가 잘못되었는지 작동불능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요사이 더 썰렁했지요. 아침이 추워서인지 자고 일어났는데도 찌뿌드한 것이 개운치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딸아이가 걱정되었습니다. 고1인데 공부 독촉을 하다가 아이 희망대로 독서실 등록을 해준 뒤로 요즘은 밤 12시가 넘어야 집에 오는데 녀석도 따뜻하게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여보세요. K 보일러죠. 전원을 껐다가 켰을 때 무슨 스위치를 눌러주는 게 있는데 깜빡 했지 뭐요. 좀 알려주시구요. 그리고 2년 전에 부식방지제를 넣었으니 이번에 보충해 주세요.”
부식방지제.
그냥 기름보일러에는 필요없는 것이지만 전기보일러에는 온수배관의 녹을 방지하기 위하여 넣어주는 약품입니다. 1년 반에 한번씩, 늦어도 2년에 한번은 보충해 주어야 하는데 3년전에 넣고는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생각났습니다. 전기보일러처럼 비싼 기계에는 필수라 할 수 있지요.
그 전화 넣고는 또 미루었습니다.
저쪽도 바쁘지만 내쪽이 더 바쁜 것 같습니다. 아내의 어린이집도 가야 하고 수요예배에 가야 하며, 심심풀이로 벌여놓은 텃밭도 순찰하여야 하니 퇴근 후 어두울 때까지 별로 하는 일없이 바쁜 체 하다보니 보일러 기사님과 만나지질 않았습니다. 어제 큰 맘 먹고 전화했습니다.
“오늘 꼭 들러 주세요.”
저쪽도 이곳저곳 공사 벌이다 늦은 시간이라도 들르겠다고 미루어 온 것이 미안한지 급히 보내 준 모양입니다.
“안녕하세요?”
인사하며 들어오는 기사님은 훤칠한 키에 미남형입니다. 여자였다면 훅 갈 그런 스타일의 빼어났습니다. 굳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가사를 들이댈 필요없이 준수한 용모입니다.
“보일러 용량이 2천리터에 부식방지제 6리터, 온수기 500리터에 2리터 소요됩니다. 보충탱크에 붓고 보일러내의 물을 조금 빼겠습니다.”
잘 생긴 용모에 친절도 하셔라. 이쯤되면 팔방미인감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보일러 퇴수밸브에 XL호스를 연결하여 물을 빼고는 보충탱크의 부레를 작동하여 물이 완전히 찰 때까지 기다려 줍니다. 끝까지 확인하지 않고 철수하면 부레 오작동으로 물이 넘치거나 물이 적게 흘러들어갈 염려가 있다나요.
역시 고객들의 기계를 꼼꼼하게 챙기는 걸 보며 보일러 회사를 잘 선택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년 전 보일러를 처음 설치할 때 사장님이 직접 설치하면서 베풀던 친절들을 이 직원을 통하여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부식방지제를 넣으라는 안내 전화를 드리지 않습니다. 혹시나 그런 전화를 걸려오면 사기전화라 생각하셔도 됩니다. 노인이 사는 집에 전화를 걸어 보일러 배관의 물을 모두 빼고 부식방지제를 넣어야 한다고 하고는 3,40만 원을 선불로 챙기고 부식방지제만 보내고 작업을 하지 않고 뺑소니를 친다고 합니다. 물론 보내준 물건이 정품에 비하여 품질이 형편없지요. 부식방지제는 수돗물 사용기준 1.5-2년마다 교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충탱크에 물받는 시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보조탱크가 끓어 넘칠 때 경우에는 급수밸브를 잠그는 방법 등을 알려 주네요. 기계치인 저로서는 꽤나 유용한 상식입니다.
설치한 회사가 가까운 곳에 있어서인지 전화를 상냥하게 받고 출장왔을 때는 친절하고 호감가는 회사입니다. 늘 고객들에게 열심히 봉사하기에 이웃에서 보일러를 설치한다고 할 때 그 회사를 추천해 줍니다.
요즘은 물건을 판매하는 것보다 A/S가 얼마나 신속하고 친절하여 마구 추천해 주고 싶네요.
심야전기 보일러 관리 요령
1.심야전기 보일러 메인 콘트롤박스 문을 열게 되면은 차단기들이 있습니다.
보일러 사용을 원치 않을때는 꼭 차단기를 내려 주세요( 아까운 전기 요금이 낭비 되고 있어요!)
장마철에 방이 축축해서 잠깐동안 사용하고자 하실때는 하루 전날 차단기를 올려서 다음날 다시 내리시면 됩니다.
여름엔 하루동안 데운 물의 양으로 2일에서 3일정도는 난방이 가능합니다.
2.보일러 차단기를 내리신 다음 꼭 확인 하실것이 온수기 입니다.
보통 온수기 자체에 차단기가 붙어있는 경우도 있지만 보일러 콘트롤박스에 별도로 온수기 차단기를 연결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보일러에 관련된 차단기라고 생각하시고 내리신 다음 온수가 나오질 않아 A/S 신청을 한다면 큰 손해겠죠?^^
보일러 단자대(전기선 연결부분)에서 온수기로 연결된 전기선이 어떤것인지 확인 후 온수기 차단기는 내리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3.여름동안 보일러를 사용치 않게 되면 그동안 방과 보일러 사이에서 순환되었던 물속에 있는 녹이 가라앉게 됩니다.
보일러에서 녹층을 제거 하시고자 하시면 하단부 퇴수 밸브를 열어 잠깐 잠깐 녹물을 빼시는것이 좋습니다.
그 다음 꼭 심야전기 보일러 부식 방지액을 투입하십시오!
보일러 내통 수명과 히터봉 수명을 연장 하실수가 있습니다.
(출처 : 야후블로그)
첫댓글 저도 심야보일러 이거든요..
필요한 정보 모셔갑니다..
디바님 반갑습니다. 아드님 결혼식 올린다고 하셨는데 알공달콩 깨가 쏟아지고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