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사는 경기 여주군 산북면 앵자봉 동쪽 기슭에 있던 사찰이다. 정상 가까이에 있던 이곳은 지금 절터도 남아 있지 않지만 1779년(정조 3년) 권철신(權哲身, 1736~1801,암브로시오)의 주도로 한역서학서(漢譯西學書)에 대한 강학이 이루어진 천주교의 요람지이다. 권철신이 1776년을 전후하여 윤유일(尹有一, 1760~1795, 바오로), 김원성(金源星), 이기양(李基讓, 호 茯菴, 1744~1802)의 아들 이총억(李寵億, 1764~1822), 이존창(李存昌, 1759~1801, 루도비코 곤자가), 홍낙민(洪樂敏, 1751~1801, 루카 또는 바오로) 등을 제자로 받아들여 녹암계(鹿菴係 : 녹암 권철신을 추종하는 문도)를 형성한 곳이기도 하다.
이후 이승훈(李承薰, 1756~1801, 베드로), 정약전(丁若銓, 자 天全, 1758~1816), 이윤하(李潤夏, ?~1793, 마태오), 이벽(李檗, 자 德操, 1754~1785, 요한) 등도 한강개를 오가며 권철신에게 학문을 배웠고 그러던 중 1779년 겨울 앵자봉 아래에 있는 주어사에 모여 강학을 하면서 처음으로 천주교 교리에 대해 토론하게 되었다. 강학은 여럿이 모여 공통된 주제를 놓고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며 토론하는 학문 연구의 한 방법으로, 주로 조선 시대 유학자들 사이에서 성행되었다.
주어사·천진암 강학은 한국 천주교회 창설의 배경이자 기원이 된 강학을 말한다. 권철신이 이끄는 성호학파 신진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진 학문 연구 모임으로, 주어사와 그 너머에 있는 천진암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이렇게 불린다. 특히 이벽과 정약용(丁若鏞, 1762~1836, 요한)은 일찍이 천진암을 자주 찾아 함께 학문을 연구하곤 하였으며, 이 천진암은 주어사와 함께 녹암계의 강학 장소로도 이용되었다. 두 절이 모두 권철신의 집이 있던 양근의 한강개나 이벽이 살았던 광주, 정약용이 살았던 광주 마재에서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어사 강학이 이루어지는 시기는 녹암계의 형성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녹암계의 형성과 주어사 강학은 서학 내지는 천주 신앙과 깊이 연관되어 있었다. 그 결과 녹암계의 신진 학자들은 1782~1783년 무렵에 이미 서학 내지는 천주 신앙에 심취하게 되었고, 1783년 말 이벽의 권유에 따라 북경 선교사들을 만나고 돌아온 이승훈과 동료들에 의해 다음 해 겨울 마침내 한국 천주교회가 창설되기에 이른다. 주어사 강학은 바로 교회 창설의 직접적인 기원이 된 학문 연구 모임이었다. 주어사와 천진암 강학에 대하여 교회 사학자들 간에 강학 장소와 강학 성격에 대해 해석의 차이가 있다.
절두산 성지 야외 전시장에는 해운당대사 의징지비가 있다 이 비는 1960년 남종삼 성인의 후손인 남상철 프란치스코가 한국 천주교회의 발상지 천진암 주어사를 순례하던 중 발견하였다. 이 비는 주어사 터 표지 비석으로, 海雲堂大師義澄之碑(해운당대사의징지비)라 새겨져 있다. 비가 세워진 연대는 1698년이며, 비신 높이는 91cm, 폭은 33cm이다.
▒ 주어사 강학(走魚寺講學)
강학은 여럿이 모여 공통된 주제를 놓고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며 토론하는 학문 연구의 한 방법으로, 주로 조선 시대 유학자들 사이에서 성행되었다. 주어사 강학은 권철신의 주도로 1777년 또는 1779년을 비롯하여 여러 차례 겨울 주어사에서 열렸던 강학이다. 참석자는 정약전, 김원성, 권상학, 이총억 등 남인(南人) 소장학자들이었고 강학에 대한 소식을 듣고 이벽이 가세하였다. 강학 내용은 주로 유교적인 것이었으나 한역서학서(漢譯西學書)를 통한 천주교 교리의 연구도 이루어졌는데 주어사 강학 이후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강학이 계속되어 이를 계기로 권철신, 정약전, 이벽 등은 천주교 신앙운동을 일으키게 되었고, 그 결과 이벽의 권고로 이승훈이 북경에서 성세성사를 받고 귀국하여 한국 천주교회의 기원을 이루게 됨으로써 주어사 강학으로 천주교 신앙이 싹트게 되었다.그러나 강학이 열렸던 장소와 강학의 내용이 유교적인가 천주교적인가 대해 교회사가들 간에 천진암과 주어사에 대한 이견이 있어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
■ 찾아가는 길
■ 순례지 정보
첫댓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주어사인데.... 이렇게 자세한 내용을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자세한 안내 자료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