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지금 53세인데 불교방송에서 여섯시쯤에 108배 참회를 해요.
그걸 보는 순간 처음 딱 볼 때.. 첫 장에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나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그걸 보는 순간 새벽에 너무 많이 통곡을 했어요. 왜냐 하면
저는 저를 낳으신 엄마 얼굴도 모르고 성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고 아무것도 몰라요.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어요. 사는 동안은 거의 의식을 안 하다시피 하고
저를 키운 엄마나 형제들한테 당연히.. 이 세상에 저는 당연히 엄마는 한 분뿐이라 생각해왔는데
그날 그 순간 그 울음이 터지면서 머릿속에서 안 지워지는 거예요.
나를 낳은 엄마는 왜 나를 두고 갔을까.. 왜 나를 찾지 않았을까..
그런 의문이 끊임없이 들면서.. 찾아야 될까, 말아야 될까..
주변 친척분한테 물어보니까 아무도 아는 분이 없어요.
잊어버리려고 해도 시도 때도 없이 자꾸 눈물만 나요.
그리고 그 연장으로 제가 한 20년 가까이 혼자 살고
지금 만난 남자가 30년 가까이 혼자 산 사람인데
끊임없이 제가 의심을 하는 거예요. 저 사람도 언젠가는 나를 버리고 갈 것이다.
조금만 이상해도 다른 여자를 만났을 것이다, 자꾸만 짐작하고 못살게 굴고 하니까
이 사람이 이제 연락을 끊고 전화를 아예 안 해요. 피곤하다고..
그런데 저는 마음에서 그걸 잊어버릴 수가 없어요. 놓을 수도 없고..
▒ 답
자, 가볍게.. 내가 묻는 말에 대답해보세요.
자기는 제비하고 자기를 비교할 때 제비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못하다고 생각해요? (낫다고 생각합니다)
다람쥐하고는? (낫죠) 토끼하고는? (제가 낫죠) 노루는? (역시요..)
음, 좋았어요. 그럼 제비는 지 아버지 누군지 알고 살까 모르고 살까? (대중들 폭소)
성년이 돼서 날아다니는 제비가 지 엄마 누군지 알까 모를까? (모르죠)
토끼는? 다람쥐는? (울면서.. '모릅니다')
그래도 토끼는 우는 토끼 못 봤고 자살하는 다람쥐 못 봤는데
그럼 자기는 토끼만도 못하네 ~ 에이구..
제비만도 못하고 다람쥐만도 못하고, 토끼보다도 못하면
죽어서 축생 이하로 떨어져요.
그러니까 누가 나를 낳았느냐..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왜 안 중요하냐 하면, 이런 일이 있었어요.
아이를 중학교까지 키웠어, 남자 아이인데.. 너무너무 이뻐하며 키웠어요.
그런데 아이가 학교에서 혈액검사를 했는데 엄마 아빠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 나왔어.
그래서 혹시나 검사가 잘못됐나 싶어 아이는 물론이고 부모까지 세 사람이 검사를 다시 해봤는데 결과가 똑같애.
그래서 그 엄마가 아이 낳은 병원에도 찾아가고 굉장히 노력에 노력을 많이 해서
아이 낳을 때 바로 옆 자리에 거의 같은 시간에 아이를 낳은 사람이 있었다는 걸 찾아냈어요.
그래서 그 집 주소를 알아내 찾아가서 '아들인지 조사 좀 하자' 하니 그 집에선 난리가 났어요.
어디서 미친 년이 왔다고.. 그러지 않겠어요? 여러분도 어느 날 갑자기 누가 나타나서
'이 아이 당신 아들 아닐지도 모르니까 조사 한번 해보자' 하면 어떻겠어요? 가만 있겠어요?
그래도 막 사정사정하고 울고불고 해서.. 겨우 조사를 했더니, 애가 바뀐 거예요.
아기가 태어났을 때 그 가지고 오던 바구니가 바뀌어버린 거예요.
이 사건을 두고 여러분은 어느 아이를 선택할래요? 어렵죠?
우리가 '엄마다 아빠다, 내 자식이다' 하는 것은 우리 의식이, 마음이 짓는 거예요.
'내 아이다' 하면 내 아이예요. 입양해 오면 그 입양해 왔다는 기억 때문에 남의 자식이예요.
낳자마자 바뀌어서 '내 아이다' 하면 그냥 내 아이예요.
이게 '일체유심조'예요. 이해하시겠어요?
그러니까 핏줄 따질 필요도 없어요.
그냥 내 아이라고 믿으면 내 아이예요.
자식도 그런데 부모는 말할 것도 없어요.
부모를 '내 부모다' 확인할 수 있는 사람, 여기 한 사람도 없어요.
자기를 안고 키운 사람이 내 부모예요.
'내 부모 아니다' 하는 것은 누군가가 정보를 줘서 생긴 일입니다.
정보를 안 주면 누구도 자기 부모인지 아닌지 모릅니다.
저부터 시작해서 여기 있는 사람 모두가, 내 엄마 아빠인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그걸 밝힐 필요가 없어요.
저도 어렸을 때 말 안 들으면 '다리 밑에서 줏어왔다'고 그런 소리 많이 들었어요. ^^
그러니까 그런 생각을 버리세요. 아무 의미가 없어요.
그래서 정말 생모가 키울 수 없어서 누구한테 맡긴다면
일체 정보를 파기하고 서로 안 찾는 게 서로를 위하는 거예요? 아니면
연결을 지어서 자꾸 서로 찾는 게 아이를 위하는 거예요? 안 찾는 게 아이를 위하는 거예요.
그래서 자기 엄마도 자기를 너무나 사랑해서 그랬던 것이고
자기를 키워준 부모도 자기를 너무나 사랑해서 그랬던 거니까
그런 생각은 두 번 다시 하지도 마세요.
누가 낳았든 아무 상관 없어요.
그리고 앞으로 미래에는 정자은행 난자은행에서 정자 난자 꺼내 가지고
지금은 사람 자궁 속에서 키우지만 그것도 과학기술이 더 발달해서
인공자궁에서 키운다 하면.. 그거 문제될까? 하나도 문제 안 됩니다.
그런 게 문제가 아니고, 내가 낳아도 내가 안 키우면 내 아이가 아니다.. 이게 문제예요.
그래서 제가 항상 말하잖아요.. 3년까지는 누가 키워라? 엄마가 키워라.
할머니가 키우면 할머니 자식, 이웃집 아줌마가 키우면 이웃집 아줌마 자식..
유모가 키우면 유모 자식이에요. 이름은 내 자식이라 해도 심성..
그 심성은 다 키운 사람을 본받습니다.
그러니까 키워준 엄마가 엄마지, 다른 엄마가 따로 없어요.
그런데 두 번째 문제는 지금 어쩔 수 없어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생모가 나를 버리고 갔다.. 이 생각이 남아 있어요.
내 엄마가 나를 버리고 갔다.. 이 생각이 가슴에 남아있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신뢰가 없어요.
엄마도 나를 버렸는데.. 이 세상 누구도 나를 버릴 수 있어..
그래서 이것은 거의 병적입니다. 자기가 고치려고 해도 잘 안 고쳐져요.
상대방.. 남자 문제가 아니고 내 문제, 이것은 일종의 질병입니다.
이걸 탁 끊어야 합니다. 이건 완전히 중독성입니다.
남자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게 엄마가 나를 의심하거나 사랑하는 부인이 나를 의심하면 미쳐요.
마음을 확 뒤집어서 보여줄 수도 없고.. 그래서 의처증이나 의부증, 그거 힘든 거예요.
그걸 당하는 남자도 죽을 지경이고, 그걸 당하는 여자도 죽을 지경입니다.
그래서 여러분 아이 세 살 이전에 아이 떼어놓고 직장 가고, 남한테 맡기고 하면 안 됩니다.
그런 아이는 크면 저런 유사한 병에 걸립니다.
아이는 엄마가 직장 때문에 자기를 떼어놓고 가면 버림받았다고 느껴요.
딴 남자 찾아간 것만 버림이 아니라, 일 때문에, 돈 때문에 버림받은 것도 버림받은 겁니다.
돈보다 자기가 못한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근원적으로 인간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어요.
그래서 아무리 돈을 벌어도 안 채워지고, 아무리 사랑을 해도 안 채워지고
아무리 껴안고 섹스를 해도 안 채워지고.. 늘 마음 한 구석에..
뭔가 밥을 많이 먹어도 속이 허전한 것 같은 그런 병이 있어요.
지금 여기에도 그런 사람 엄청나게 많을 거예요.
그걸 내가 뭐라고 한다? '사랑고파 병'..
저 정도면 아주 심하고, 어느 정도 그런 사랑고파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 많아요.
그래서 늘 헐떡거려요.. 경상도 말로 '껄떡거린다'.. 늘 사랑에 껄떡거리는 거예요.
그래서 남편이 잘해줘도.. 아내가 아무리 잘해줘도 '뭔가 이게 아냐..'
그래서 늘 방황해요.
오늘부터 감사기도를 하세요.
키워준 부모한테 절하면서 고맙다고 절해야 하고, 생모한테도 고맙다고 절해야 해요.
나를 버리고 간 게 아니라 진짜 나를 위해서 이렇게 한 거예요. 아시겠어요? (네)
그래서 이 껄떡거림이 없어지면 다른 사람에 대한 의심도 없어집니다.
기른 자가 엄마입니다. 엄마가 자기를 잘 길러줬고 생모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자기를 버린 게 아니라 진짜 사랑해서 이렇게 했다.. 이렇게 해서
엄마 문제도 풀고 껄떡거리는 병도 고치고 그렇게 하세요.
(예, 감사합니다)
☞ 법륜스님이 말씀하시는.. '내 인생의 우선순위' http://cafe.daum.net/santam/IQ3h/591
첫댓글 법문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츠암
정말 법문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법문 항상 고맙습니다..._()()()_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