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일까 ? 궁금하시다면 국립 농산물 품질관리원에 DNA 조사를 의뢰해보세요
현행법상 모든 정육점과 90평 이상 구이집은 원산지증명서 등 거래 증명서를 비치해놓아야 한다.
#심각한 한우 증후군
인기 아나운서 손범수씨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한우 농가에서 2005년부터 갹출한 기금을 관리)가 만든 한우 홍보용 광고에 출연해서 부탁한 말.
"이제부터 국내산이라고 말하지 말고 '이거 한우 맞느냐'라고 질문하세요."
모두 '한우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소고기만 보면 조건반사적으로 햄릿의 독백을 띄웁니다.
"한우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로다."
한우와 관련해선 누구도 믿지마세요!
현재 한국 축산 관계자들의 솔직한 심정일 겁니다.
대다수 고객들이 전국 6만여 정육점과 백화점·할인마트, 식당 주인 앞에서 "이거 한우 맞습니까"란 질문을 날립니다.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그 질문의 요지는 "과연 믿을 수 있느냐"란 뜻이겠죠. 양심적인 주인이라면 "이건 수입산 소고기, 이건 국내산 젖소, 국내산 육우, 국내산 한우"라고 구분해 말해줄 겁니다.
주인이 "맹세코 한우"라고 장담하면 고객은 믿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걱정마세요. 고객이 작정만 하면 한우 여부를 여러 루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육점인 경우 등급판정서와 거래내역서를 의무적으로 비치하고 있어야 합니다. 미안해하지 말고 보여달라고 하세요. 올해부터 매장면적 90평 이상 구이집에서는 소고기 원산지를 꼭 표시해야 됩니다. 물론 이 제도에도 사각지대가 있죠.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원산지 표시여부를 단속하지만 '언발에 오줌누는 격'입니다. 90평 이상의 대형 구이집은 전국 4천200여개, 전국 4만4천 개 업소의 10% 수준. 나머지 소규모 식당에선 소고기 원산지 표시 의무가 없습니다.
한우 여부를 가리는 더욱 과학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전국에 산재한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에 샘플을 보내면 됩니다. 그럼 보름쯤 걸려 DNA 조사결과를 보내줍니다. 이밖에 정부 출연 축산연구소, 대학 부설 연구소, 사설 기관 등에 보내면 한우 여부를 판정해줍니다. 국립 품질관리원은 무료이지만 결과를 받아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게 흠입니다. 사설기관 등은 3일쯤 돼 결과를 받아볼 수 있지만 가격(회당 24만원선)이 좀 부담됩니다. 수성구 육회전문 P식당은 경기도에 있는 민간 유전자 검사소 (주) 코젠바이오에 샘플을 보낸다고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그런 곳이 있는 지 거의 모릅니다. 식당 주인들은 그럴 겨를도, 필요도 느끼지 못합니다. 정부와 전국한우협회,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등이 한우 유전자 검사기를 대량 보급해도 좋을 것 같은데 역시 문제는 예산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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