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그림책을 보는 듯 이수동 화백의 그림읽기

꿈에
자작나무 숲에서 만나기로 했읍니다.
오늘이 바로 그날 입니다.
꿈에서도 그리운 그대가 저기 오시는 군요.

詩人의 마을에 봄이오는 소리
곧 봄이 오는 기념으로...
그대, 시인의 마을로 가자.
사랑하는 마음 충만하면
나비처럼 날 수 있다.
늘 내 꿈에 찾아와 그랬듯이.
60호(89.4x130.3cm)

나비꿈
장자가 말하길, '내가 나비꿈을 꾸는 지, 나비가 장자 꿈을 꾸는지
모르겠다...'그 유명한 호접몽(胡蝶夢)입니다.
어쩌면 우리도 각자 자주 꾸는 그 꿈이 원래 자기 자신이 아닌지.
12호(60.6x45.5cm)

追日
追日은 가을 날(秋日)이 아니라,
세월을 거슬러 간다는 뜻입니다.
그대 떠난 그 계절로 다시 오라는.
꿈 같은 봄날, 뜨거웠던 여름, 사랑익던 그 가을로
그대 다시 오라고, 그래서 별만큼이나 무수한 '하던 얘기'
마저 하자는...그런.
80호(97.0x145.5cm)

洗心村
그 마을에 가면 마음이 정갈해집니다.
그들의 속삭이는 모든 이야기는 별이 됩니다.
팍팍하게 사느라, 이렇고 저러한 일들...
다 털고 지금 세심(마음을 닦는)촌으로 갑니다.
100호(112.1x162.2cm)

사랑가
이 눈밭, 괜찮습니다.
나의 그대를 향한 사랑으로
충분히 녹일 수 있습니다.
혹여, 그것이 벅차다면
우리 보금자리라도 나의,
그대로 인한 신열( 身熱)로
따뜻하게 데우겠습니다.
그리고 그대 닮은 산세베리아도
피우겠습니다.
장담하건데,
세상이 다 겨울이어도
우리사랑은 늘 봄처럼 따뜻하고
간혹,여름처럼 뜨거울 겁니다.
그대, 사랑합니다.
*화분의 그림자에 이 글을 써 놓았습니다.
눈 좋으신 분들은 찾아 보시고.
직접 보고 싶은 분들은 9월에 키아프展서...
40호(72.7x100.0cm)

해운대 갈매기 13호
해운대 포장마차촌의 갈매기 13호 주인은
참 친절합니다. 짧은 여행에 몇가지 즐거움을
가지고 왔는데, 가장 기억나는 갈매기 13호집.
10호(45.5x53.0cm)

강변사랑
이런 이런...죄송 합니다.
먼저 나와 기다리게 하다니...
들고온 장미꽃 한다발로
그 미안함을 대신하고 싶습니다.
4호(24.2x33.4cm)

어서 오세요
4호(24.2x33.4cm)

꿈
기다리다 잠이 들고...
그녀의 꿈은 쑥쑥 자라
구름 위로 오른다.
4호(33.4x24.2cm)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라는 그녀의 말 한마디에
몸은 깃털처럼 가벼워져 날아 오른다.
3호(27.3x17.9cm)

숲 근처 올 때 두견새 울다
숲 근처 올~때 두견새 울어
내 사랑 고~백 하기 좋았네.
4호(33.4x24.2cm)

이야기 마을
각자의 깊은 혹은, 얕은 수많은 이야기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마을.
4호(24.2x33.4cm)

선유
갓 배운 바이얼린이지만
그대 위해 한곡.
인생이란 긴 항해와 같다지만,
지금은 행복하고 즐거운 뱃놀이...
선유(船遊)-뱃놀이
8호(33.4x45.5cm)

고백전야
그대를 사랑합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고백하기 전날 동산에 올라
몇번이고 연습을 하는 그런 사랑.
6호(31.8x40.9cm)

휘영청
그대 멀리서 오시는...
오늘따라 달도 휘영청 하고.
들뜬 내 마음은 구름 위에
실어 놓았습니다.
4호(33.4x24.2cm)

님마중
토닥토닥 시리즈...
님마중은 늘 설레고.
그 설렘은 꽃으로 피고.
0호(18.0x14.0)

고맙습니다
토닥토닥 시리즈
그대의 열정이 나를 꽃 피웁니다.
더 높은 곳에서 더 많은 향기를 품은
꽃으로 피어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0호(18.0x14.0cm)

선유
토닥토닥 시리즈
人生船遊 (인생선유)
인생은 어쩌면 뱃놀이 같은 거...
격랑도 큰 배도 나름 의미가 있겠으나
잔잔한 바다, 작은 배로 그대와 오래오래.
0호(18.0x14.0cm)

마중
멀리서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걸 보니,
그대가 가까워졌나 봅니다.
그대 어서 오세요.
아침부터 들에 나와 기다리고 있습니다.
4호(33.4x24.2cm)

花樣年華
화양연화...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순간.
햇살 좋은 날 나들이 하는 것 같은 요즘이 바로 그...
40호(72.7x100.0cm)

나들이
여름, 꽃들의 응원 받으며
나들이 합니다.
토닥토닥 시리즈
0호(18.0x14.0cm)

어서 오세요
꿈마다 늘 찾아오는 그대,
오늘도...
어서 오세요.
3호(27.3x22.0cm)

높은 곳에서 꽃피우다
높은 곳에서 꽃을 피워야 오래 갑니다.
물론 향기도 오래 머물거고.
20호(72.7x53.0cm)

꽃 피워놓고 기다리다
그녀는 꽃 피워놓고 기다립니다.
이제 돌아가 그 간의 긴 이야기를
들려줘야겠습니다.
30호(65.1x90.9cm)

마중
휘영청 달밝은 밤에,
꽃같은 그녀가 조용히 내려 옵니다.
이미 내 마음이 들떠,
날아서 마중 하기 쉽습니다.
8호(45.5x33.4cm)

책 읽어 주는 여자
한적하고 나른한 강변 자작나무 숲,
나들이 와서 책을 읽어주는 여자가 있다.
어느 덧,남자는 그 여자의 무릎을 베고
꿀맛같은 잠이 들고...
그 여자의 목소리에 꽃들이 피었다.
12호(45.5x60.6cm)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
사랑으로 가득한 달빛아래,
파도소리 정겨운 밤바다에,
그대와 둘이 마시는 커피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다.
20호(53.0x72.7cm)

詩人의 마을
그녀의 손에 이끌리어 시인의 마을로 간다.
편지글이 마음에 안드나?
아니면 꽃을 잘못 골랐나?
이유야 모르지만 그녀와 함께라면 그저 좋다.
20호(53.0x72.7cm)

어서 오세요
토닥토닥 시리즈...
그대 어서 오세요.
0호(18.0x14.0cm)

사랑
사랑...
2호(25.8x17.9cm)

나비처럼 날아 보세
봄날이겠다,
꽃들은 허드러지게 피어있고,
기분좋게 만드는 구름들까지...
이 참에 나비처럼 한번 날아 봐야겠다.
20호(53.0x72.7cm)

좋은 아침
시인의 마을에서는
남자는 詩쓰며 집에서 자고,
여자는 꽃 속에서 자면서 단꿈을 꿉니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난 남자가
"좋은 아침!"이라며 그녀를 깨웁니다.
3호(22.0x27.3cm)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오랜만의 비교적 큰 그림 입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우리 사랑을 그리워 하자~'
대강 이런 뜻.
50호(72.7x116.8cm)

별
토닥토닥 시리즈 입니다.
별을 만드는 피아니스트 이야기...
0호(18.0x14.0cm)

99
당신이 잠든 사이
당신이 잠든 사이 그녀가 옵니다.
10호(40.9x53.0cm)

꿈에
꿈 속에선 늘 그대도 날고 나도 날고...
6호(31.8x40.9cm)

그녀가 온다
봄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이 겨울에 기어이 오겠다는
그녀의 편지 한통.
전날의 선잠을 털고 아침일찍,
설레는 마음으로 긴 레드 카페트를 깐다.
10호(40.9x53.0cm)

휘영청 달밝은 밤에 그대 오시니...
휘영청 달밝은 밤에 그대 오시니...
참~ 좋다.
6호(40.9x31.8cm)

나들이
나들이 갑니다.
나 대신 꽃 한 송이 남겨 놓고 가니
그리 아시고...
꽃 지기 전에 오려고 날아 갑니다.
2호(25.8x17.9cm)

사랑
사랑은...한 겨울에도 꽃을 피웁니다.
긴 사랑은 더 그렇습니다.
이수동
이수동은 이야기꾼이다. 그의 그림은 이야기 그림이다. 따라서 그림책을 보듯 바라보아야 한다. 인상적으로 얘기하자면 따뜻하고 아름답고 애잔한 내용들이
깔끔하게 그려져 있다.
그는 이미지를 단어 삼아 내밀한 연서를 쓰고 기억과 추억을 시각화하며
무엇보다도 이수동의 이 이야기 그림은 한국인의 보편적인
인성과 정서에 겨냥되어 있다.
그의 그림 안에는 동양의 자연 친화적 사상과 인간과
자연의 동일한 유기적 존재감으로서의
연대감이 충만하고 식물적 상상력이 무성하다.
'연애'와 사랑, 아울러 인간의 가장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감성으로서의 이성에 대한 애틋한 연정과 함께 삶의 고독과 스산함, 이별과 소멸 등도 비처럼 스며있다. - 옮겨온 자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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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지치거나 따스함이 그리울 때 보게되는 이수동화백의 그림은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그림 한편한편마다 이야기가 있고
설레임과 그리움이 가득하기도 하고
빙긋이 미소짓게 하는 부드러움이 있습니다
그림에 문외한인 나마저도 마치 삽화 같으면서도 한편의 詩와도 같아서
내가 마치 그림속의 여인으로 同化되어버리는 듯한
아련함을 주기도합니다...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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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볼수록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리움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그림들입니다.
어떤이들은 이렇게 詩 한 줄로..
간결한 붓끝 터치로..
보는이의 마음을 사랑과 평화로움에 젖게도 합니다.
대단한 재주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그림을 찾아내어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지원님께도 고맙습니다.
좋은 그림 또 보여 주셨으면....^^
비에 젖은 오전,
음악을 들으며 "어서오세요"와 "그녀가 온다"두 그림에 마음이 머뭅니다
사랑은 서로의 두 마음에 새로운 길을 내는것일까요...
멋쟁이 강대장님,백운산에서 뵈어요^^
문외한에게는 처음 보았을 때 그냥 느낌이 좋으면 그게 좋은 그림입니다.
그림을 보고 뭔가 이야기가 숨어 있을 것 같았는데
이렇게 그림과 이야기를 들으니
이제 아둔한 나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내게 참 좋은 그림입니다.
이렇게 다시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블로그로 모셔갈려고 했는데 금지해 놓으셨네요.
잠시 풀어놓을께요 고옹님...^^
감사합니다
모셔다 놓고 두고 두고 감상하겠습니다
서양화가 이수동(48)
그는 지난 5월 열린 국내 최대 미술박람회(KIAF)에서 단연 ‘스타 작가’로 부상했다.
정식 오픈을 하루 앞두고 VIP에게만 작품을 공개한 ‘프레 오픈’에서 출품작 42점이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는 그림을 그리고 그걸 팔아서 생계를 꾸리는, 말 그대로 ‘전업화가’다.
대구 토박이로 영남대 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990년대 초 상경하기까지 줄곧 대구에서 활동했다.
긴 무명시절을 지나 인기작가가 되기까지는 그 역시 순탄하지 않았다.
초기 이수동의 그림은 열정은 있지만 가난한 청춘의 일그러진 초상 같은 그림이었다.
한번은 이수동의 딱한 처지를 도우려 친구가 그의 그림을 사서 마루에 걸어 놓았다.
그러나 그의 그림을 본 친구의 아들이 무섭다고 울음을 와락 터트렸다.
그 말을 이수동은
날 위해 그릴거면 그림은 왜 그릴거며 전시는 왜하나 싶어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고 즐거워했으면 하는 마인드로 바꾸었다고 한다.
‘친구 아들의 울음사건’이 요즘 관객이 환호하는 그림을 그린 계기가 된 것이다.
(카페 “하얀미소가 머무는 곳”에서 필사)
오~~이수동이란 작가가 그런 사람이었군요.
작가란..이름보단 작품으로 먼저 와 닿아야 기억하기 쉽습니다.
고옹님 잘 계시지요?
비가 많이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