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외손주가 태어났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노건호,노정연 두 남매를 슬하에 두었는데, 노정연씨의 셋째 아이가 태어난 것입니다. 두 딸만 있었는데 아들이 태어나 이제 정연씨는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2003년 노정연씨는 곽상언 변호사와 결혼해 미국에 있다가 곽 변호사가 이번에 대전에 변호사 개업을 하면서 대전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정연씨는 둘째딸도 미국에서 낳을 수 있는데 굳이 한국에 나와 출산했습니다.)
요새 한참 노정연씨의 호화주택이니, 수사대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움직임을 바라보는 저는 또다시 왜 노무현 대통령의 가족을 괴롭히는지 참으로 답답할 따름입니다. 사실 노건호씨와 노정연씨의 미국 생활을 조중동은 지독히도 비난하고 나섰던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자녀들의 미국 생활, 진짜 호화로웠을까?
노건호씨가 LG전자에 근무하다가 스탠포드 대학으로 유학 갔을 때, 그의 유학생활이 초호화로웠다고 말하는 언론들이 있었습니다. 그가 있었던 산호세 지역에는 저도 살았기 때문에 잘 알지만, 그리 호화롭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가 스탠포드 대학에 유학갔다는 사실을 공격했던 언론이 있지만, 그것은 마치 지방 사람들이 서울대로 유학갔다고 무어라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서부지역, 특히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한 베이지역에서 제일 많이 가는 학교가 버클리와 스탠포드 입니다.
공부를 어느 정도 하면 가고 싶은 대학을 갔다고 무어라 말하는 것은 참 치졸한 공격에 불과합니다. 특히 학비가 비싸다고 하지만 스탠포드 대학 정도는 빚을 내서라도 갔다 오면, 그만큼의 학력 인증이 될 수 있는 대학입니다. 이런 비난은 생각해볼 가치도 없습니다.
그가 엄청나게 좋은 차를 타고 다녔다는 말을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 들으면 웃습니다. 중고 폭스바겐 차나. 그랜저 자동차는 진짜 호화롭게 사는 유학생들의 벤츠,BMW에 비하면 검소한 편에 속할 정도입니다.
▲ 미국 마운틴 뷰 지역의 하우스 렌트 리스트
월세 3600불짜리 집을 놓고 호화 주택이니 무어라 했던 사람들에게 아기가 있고 짐이 많은 가장이 방 몇 개짜리 하우스를 렌트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최소 3개입니다. 1개는 부부침실, 1개는 아기방, 1개는 공부방입니다. 방 3개짜리 하우스를 마운틴 뷰에서 렌트하려면 딱 중상급 정도입니다. 렌트 리스트에서 보듯이 그 위로도 더 비싼 집들 많습니다.
그리고 마운틴뷰 지역은 스탠포드 바로 앞에 있는 팔로알토 지역보다 더 싼 지역입니다. 참고로 저는 팔로알토에서 떨어진 산호제 외곽지역의 허름한 방 2개짜리 아파트도 1,500불에 렌트하고 살았으며, 거기서 더 떨어진 곳의 방 4개짜리 하우스는 3,000불 주고 렌트하고 살았습니다.
골프장 백불짜리 갔다고 어쩌고 하는데, 대사관 직원들이나 국회의원들이 가는 페블비치 골프장 이런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입니다. 진짜 호화생활이 어떤 것인지, 미국생활이 어떤 것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소설쓰는 기사들 보면 참 한심할 지경입니다.
▲ 전여옥 의원이 노정연씨 미국 주택에 관해 올린 트위터
전여옥 의원은 노정연씨 소유라는 허드슨클럽이 완전 초호화사교클럽처럼 말했는데, 완전 무지의 극치를 달리는 발언이었습니다. 진짜 돈이 송금됐는지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13억박스 송금 타령까지 내놓는 저 여인을 보면, 진짜 언론인 출신이 맞는가 하는 의심까지도 듭니다.
노정연씨 관련 주택은 제가 그쪽에 살지 않았서, 그 지역에 살던 한인들이 언론의 말도 안 되는 소리에 반박한 글을 링크걸어 둡니다. 참고로 미국 콘도나 타운하우스는 그리 비싼 주거형태도 아니고, 허름한 곳에 가도 대부분 수영장, 당구장 등 편의시설은 다 있습니다.
노정연씨나 노건호씨 모두 서민처럼 미국생활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LG전자 직원이었던 노건호씨나 변호사였던 곽상언씨가 그것도 가족이 있는데 서민처럼 스튜디오 (오피스텔처럼 방이 없는 구조)에서 살 필요가 있었을까요?
노무현 대통령 자녀들을 극빈자처럼 살라고 하는 요구는 보수는 잘 살아도 욕 안 먹고, 진보는 못 살아야 한다는 편협된 사고 방식에서 비롯한 치졸한 시각일 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자녀들, 제발 그냥 놔두면 안 되나요?'
이번에 아들을 출산한 노정연씨의 남편 곽상언 변호사는 아내의 출산 전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 곽상언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셋째 아이의 출산을 불과 20여일도 안 남은 상태에서 보수언론은 노정연씨 관련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이었고, 법적으로 가도 무혐의로 끝날 사건을, 그리고 '공소권 없음'이라고 밝혀진 일들과 연관지어 추측기사를 내보냈습니다.
'13억 돈상자' 밝힐 결정적 증언 나왔다 .- 조선일보 2012. 3. 6.
"경연희씨(노정연씨와 美아파트 계약한 인물), 한국에 들어오게 될 것"- 조선일보 2012.3.4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다시 MB정권 심판과 대선에 키워드가 될 것 같으니, 그를 헐뜯고 훼손시켜 자신들의 세력을 지키겠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권력이 좋다고 한들, 그 권력을 지키기 위해 이제 얼마 안 있음 아기를 출산할 임산부를 향해 공격을 쏟는 그들이, 진짜 심각한 민간인 사찰이나 10.26 부정선거 등에 언론의 역할을 다 했는가 묻고 싶을 지경이었습니다.
▲ 손녀와 왕자놀이 중인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은 지독히도 아이들을 사랑했던 할아버지였습니다. 청와대에 있었을 때는 물론이고, 봉하 마을에 내려가서도 손녀를 늘 데리고 다닐 정도로 자상한 할아버지였습니다. 그런 할아버지가 외손주가 뱃속에 있는데 이런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떤 마음이었겠습니까?
원래 손주 사랑은 할아버지라고 합니다. 자식들 키울 때는 힘들어 잘 모르지만, 손주들은 또 다른 정이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얼마나 사랑하는지, 저도 우리 부모님을 보면서 느낍니다.( 제 전화는 무뚝뚝한 아버님도 제 딸 전화는 어찌 그리 간드러진 목소리로 대하는지,, ㅠㅠ)
▲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장에서 손녀를 안으려는 권양숙 여사
딸의 산후조리는 친정엄마가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딸이 오늘 낼 출산을 하는데, 돌아가신 자기 아버지가 전직 대통령이었다는 사실로 고통받는 모습을 엄마인 권양숙 여사가 모르고 있었을까요?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마음이 찢어지고 그녀를 두 번이나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 편하게 낳아도 시원찮을 판에, 아기 낳기도 전에 맘 고생하는 딸에게 얼마나 미안하고, 안타깝고 힘들었을까요.
▲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장에서 천진난만하게 장난치는 노서은양
노건호씨의 부인 배정민씨는 서은이에 대한 이름에 대한 에피소드를 예전에 싸이월드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딸의 이름은 우리 부부, 시부모님, 우리 엄마 아빠의 의견이 모두 달라 '분쟁'의 우려가 있다. 각자 다른 데서 지어와서 지금 난리도 아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대통령 내외)는 정말 진지하게 '노다지' '노생금'(盧生金, 노다지의 한문이름)이라는 이름을 주장했지만, 나는 노서은이라는 이름을 지켰다. 하지만 나는 '뿌룩이'라고 부르는 게 좋다"
그렇습니다. 할아버지,할머니에게 손주들은 혈육이면서 가장 소중한 존재이고, 그들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그런 할아버지, 할머니가 언론들이 자신의 외손주를 태어날 즈음의 몸이 무거운 딸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이 아플까요.
정치공세에도 해야 될 일이 있고, 하면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가장 마음 편안하게 아이를 낳아야 할 임산부에게 언론과 정치권은 무참히도 대못을 박고 있습니다. 그것은 천벌을 받을 일입니다.
▲ 손녀(노서은)를 안고 흐뭇해하는 노 대통령과 장난감 권총을 들고 사격자세를 선보이는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외손주가 태어나자마자 한걸음에 달려가, 두 손으로 가슴으로 아이를 안았을 것입니다. 그 아이가 자라면 장난감 권총을 가지고 함께 놀아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 아이의 외할아버지는 이 땅에 없습니다.
가장 가슴 아프게 이 땅을 떠났습니다.
그 아이가 자라 '엄마! 우리 외할아버지는 어떤 분이었어?'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함께 잘 사는 것을 간절히 원했고,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었던 할아버지란다"
노정연,곽상언 부부의 셋째 아이 출산을 축하하며, 살아계셨다면 외할아버지 노무현 대통령에게 축복받았을 사랑스러운 아이라, 그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신하여 축복합니다. 이 아이가 건강하고 지혜롭게 자라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