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다"
무패의 신화를 넘어 귀신 잡는 해병대라 불리우며 삼군과 함께 삼군을 넘어 가장 힘들고 고되다는 해병대. 그것을 뛰어넘어 해병대라는 자부심과 용맹성으로 뭉쳐진 그들.
해병대 장병들에게 왜 이 힘든 해병대에 지원해서 왔냐고 물어보면 다 하나같이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지만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없기에, 이왕 가는거 남들과는 다르게 극기와 인내 그리고 긍지와 자부심의 해병대를 선택한 거라고 한다. 그럼 그 경쟁률은 얼마나 될까?
해병대는 약 4:1의 경쟁속에서 그리고 최강 해병수색대대의 경쟁률은 무려 27:1 !! 이 경쟁률만 보아도 대한민국 남자들의 건재함을 보여준다. 뉴스속의 군대회피자들이 다가 아닌 것이다.
해병대 하면 떠오르는 것!
해병대 특유의 두발,팔각모자, 쎄무군화 그리고 붉은명찰.
모자마저 각 잡힌 해병대 팔각모자, 흐트러짐 없이 흔들리지 않는 해병대를 보여주는그 팔각모자엔 지구상 어디든지 가서 싸우면 승리하는 해병대를 의미 하고 있다. 더 깊이 들어가보면 그 각 하나에도 의미가 있어 화랑도 정신인 오계와 세가지의 금기를 포함한 팔계의 뜻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가죽으로 된 보통 군화와는 달리 해병대는 스웨이드 소재의 군화를 신고 있다. 그 이유는 물에 젖어도 잘 건조되는 특성으로 상륙작전을 수행에 용이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해병대의 가장 특징적으로 떠오르는 건 붉은 명찰일 것이다. 그리고 명찰외에도 붉은색은 해병대 고유의 특징이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해병대의 체련복 역시 상,하의가 모두 붉은 색이며, 2008년 6월 1박2일과 함께했던 백령도 해병대 편에서도 그들의 붉은색 반팔티는 아마 기억에 충분히 남아있을 것이다. 강호동과 씨름했던 해병 역시 붉은 반바지 착용..[하계체련복]까지.. 이 붉은색은 해병대의 전통이며 피와 정열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자신의 이름을 나타내는 표식물을 넘어 용맹스러운 해병대의 징표인 것이다.
하지만 신병들에게 스웨이드 군화를 제외하곤 모든 것이 해당되지 않는다. 신병들에겐 계급도 이름도 없다. 명찰 역시 황색 명찰이며 아직은 군인이 아닌 군인이 되어가는 단계에 있을 뿐이다. 그들은 6주의 고된 훈련이 끝나야지만 팔각모와 붉은 명찰을 받을 수 있으며 해병대 특유의 두발형태를 갖출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는 것이다. 즉 그때야 비로소 진짜 해병대가 되는 것이고 진정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동고동락에서 1월 29일 해병대포항신병훈련소를 찾아갔다.
해병대는 2주에 한번씩 신병들을 받는다. 총 6주의 훈련을 거치며 신병훈련소에는 늘 세개의 기수가 공존한다. 우리가 갔을 땐 4주차 훈련과정속에 있는 훈련병들의 모습이었다. 1주차엔 기본적인 체력단련, 총검술, 제식 위주의 훈련을 받고 2주차는 공수훈련 LVT(상륙장갑차)탑승훈련, 3주차엔 사격훈련과 수류탄투척훈련 등,
4주차엔 화생방 훈련 및 유격 훈련,양포행군 그리고 5주차엔 훈련의 백미이자 꽃인 천자봉 훈련을 한다고 한다. 천자봉은 진해시의 산으로 502m의 높이를 자랑하며 훈련병들은 빨간명찰을 달기위해 8시간동안 30km를 산악무장행군 한다. 그리고 6주차엔 실무에 적응하기 위한 각종교육들이 실시되며 수료식을 거친다.
해병대 행군에 관해 잠시 말하자면 "천리행군"이란게 있다. 해병대 수색대대의 동계훈련 중 하나로 강원도 평창에서 출발하여 백두대간을 따라 포항까지 일주일동안 천리 즉 400km를 행군하는 것이다. 40kg을 넘는 군장을 메고 50분동안 행군하고 10분동안 휴식을 반복하며 시속 7km의 속도로 걷는 다고 한다.
다시 훈련단 이야기로 돌아와 우리가 본 훈련은 사격훈련이었다. 영점 사격후 평가사격을 받는다. 평가사격시 총 20발을 쏘는데 18발~20발까지 맞추었을 경우 특등사수자격증이 주어지며 이는 수료식때 주어진다. 한 기수당 훈련병을 700명으로 했을 시 많게는 30명, 적게는 10명도 채 안나온다고 하니 정말 말그대로 특등사수인 것이다.^^
20발중 열발은 방독면을 쓰고 쏘게 되는데 이유는 화생반교전시 사격을 대비하는 훈련이라고 한다.
훈련소내엔 총소리가 끊임없이 울려퍼졌다. 총은 제 2의 생명이라 불리었으며 자신과 동일시해야한다. 그 날은 잠시 비가 내렸는데 총을 쌓아놓은 위로 비맞지 않도록 우비를 걸쳐두는 모습을 보았다.또한 사격이 끝난후 모든 장전이 안어있는 상태라 하더라도 총구는 하늘을 향해 겨누어져 있으며 , 조교들은 모두 일일이 확인한다.
그리고 총자루를 쥐고 있을 시 거수 경례를 해서는 안된다. 몇몇의 훈련병들이 잘못하여 거수경례를 하지만 교관은 받들어총을 하기 전까진 경례를 받아주지 않는다. 비록 가져갈 사람이 없더라도
총은 위험하므로 모두가 밥을 먹고 있을 때도 몇몇의 훈련병이 총에 관한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날처럼 야외 훈련이 있는 날은 부대식당에서 차로 밥과 국,반찬을 모두 운반해온다. 식으면 안되는 밥과 국, 반찬은 보온도시락박스에 담겨져서 온다.
이 보온박스는 안에 각기 반찬통,밥통,국통이 따로 들어있는데 오늘같이 단체로 밥을 먹는 날은 보온박스 하나당 밥,국,반찬등을 따로 담아온다.
보온박스가 작아보여도 이 하나에 일개 소대가 먹을 수 있는 밥,국,반찬이 들어간다고 한다. 아래 초록색통이 신식 보온박스이다. 몇개 남아있지 않은 구식보온통은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진 보온박스가 열리자 그 안에서 따끈따끈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 힘든 훈련 후에 야외에서 먹는 밥이란~! 안 먹어보면 그 맛은 아무도 모른다! 밥은 모두 한꺼번에 먹는 것이 아니고 훈련이 끝남에 따라 돌아가면서 먹게된다.
군인은 밥을 먹을 곳이 정해져있지 않다. 야외훈련을 나갔을 경우 온산을 식당삼아 둘러앉아 먹어야 하고 행군 도중에는 도로에서 밥을 먹는상황도 발생한다. 하지만 묵묵히 먹는 그 모습들은 안쓰러움이 아닌 자랑스러움의 표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담 훈련병들의 식욕은 어느정도나 될까? 모든군을 통합해 쌀소비가 가장 활발한 곳은 훈련소라고 한다. 입대후 얼마간은 밥을 잘 못먹는다고 한다. 각잡고 먹는 군대밥과 집에서 편하게 먹는 밥이 같을 리가 없으니깐..
하지만 조금씩 적응하고 4주차정도가 되면 가장 많이 먹는다고 한다.
오늘 야외사격훈련을 하는 훈련병들이 남긴 음식물 즉 짬은 거의 없을 정도였다.
해병대의 명언 중 "해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해병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인가? 바로 훈련소 교관들이다. 교관들은 신병들에게 있어서 신이며 그들은 웃지도 않고, 심지어 뛸때 숨소리가 거칠어져야 되는게 자연현상이지만 숨소리조차 가지런하다. 또한 밥 먹는 것도 보여주지 않으며 화장실 가는 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추운 겨울에도 전투복 하나 입고 신병들 훈련 시키는 것도 그러하다. 훈련병들에게 마음의 상태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 그들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Drill Instructor 즉 DI , 훈련교관들은 해병대라는 자부심에 그러한 해병대원을 키운다는 긍지를 더해 더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신병훈련소는 민간인에서 군인이 되는 곳이고, 6주라는 훈련 뒤엔 전방,격오지 등 철책으로 내보내어진다. 그래서 더 엄격하게 통제되어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해병이 되기 위해서 그 누구라도 이 곳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된다.지금은 비록 붉은명찰도,계급장도 없는 훈련병이지만 그들은 이미 어느덧 조금씩 대한민국 해병대로서 다져지고 있었다.
아래사진은 수료식 사진이다. 비록 우리가 간 다음 날이지만.. 유독 그들의 빨간 명찰이 빛나보인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지원이라는 자신들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해병의 길! 무적무패 해병대! 그대들은 진정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