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가지 집중명상 주제를 닦으면 찰나삼매, 근접삼매, 본삼매라는 세 가지 삼매를 얻게 된다고 『청정도론』에서 제시되어있다. 이 세 가지 삼매의 구분은 초기불교에서는 없었으며, 후대 부파불교의 선정에 대한 해석이다.
북방의 설일체유부에서는 초선에 이르기 전까지의 선정을 미지정(未至定)이라고 하며, 초선에서 제 2선, 제 2선에서 제 3선, 제3선에서 제4선에 이르는 중간 단계의 선정을 중간정(中間定)이라고 한다.
『청정도론』의 근접삼매는 미지정과 중간정에 해당한다. 찰나삼매는 선정 수행을 전제로 닦지 않는 순수 위빠사나 수행 도중에 나타나는 순간적인 삼매이다. 끊임없이 변하는 심신의 현상을 변하는 순간순간에 포착하는 삼매가 찰나삼매이다. 생멸하는 대상에 따라서 순간순간 이어진다. 찰나삼매는 위빠사나 수행을 설명할 때 좀 더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세 가지 삼매는 강약의 차이는 있지만, 삼매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5가지 덮개(五蓋)를 일시적으로 멈추게 한다. 즉 마음이 집중되면, (1)감각적 욕망에의 희구(欲愛 kamacchanda), (2)나쁜 의도(惡意, byapada), (3)혼침과 졸음(昏沈 睡眠 thina-middha), (4)들뜸과 회한(掉擧 惡作 uddhacca- kukkucca),. (5) 회의적인 의심(疑 vicikiccha)이라는 다섯 가지 부정적인 심리현상이 일시적으로 가라앉는다. 오개가 가라앉는 것으로 마음이 집중되었는지를 가늠하게 되는 것이다.
네 가지 본삼매는 초선에서 제 4선의 색계선과 4 단계의 무색계선을 말한다.
초선은 모든 감각적인 욕망을 떨어버리고, 모든 온전치 못한 법들(不善法)을 떨쳐 버리고 (마음집중의 대상에 대한) 향하는 생각(尋)과 머무는 생각(伺)이 있고, (감각적인 욕망 등에서) 멀리 떠남에 의해서 생겨난 희열(喜)과 행복(樂)이 있다. 첫 번째 마음집중(初禪)에서 (좋지 않은) 다섯 가지 번뇌(五蓋)가 끊어지고, (좋은) 다섯 가지 요소(五禪支: 尋, 伺, 喜, 樂, 心一境性)가 갖추어진다.
제 2선(第二禪)에서는 향하는 생각과 머무는 생각이 가라앉고 마음의 정결함과 하나된 상태가 이루어지고, 향하는 생각이 없고, 머무는 생각도 없는, 마음집중에서 생긴 희열과 행복이 있다. 제2선을 구성하는 요소는 희열(喜), 행복(樂) 그리고 심일경성(心一境性)이다.
제 3선(第三禪)에서는 희열을 버리고, 평온(捨)에 머문다. 마음챙김(正念)과 분명한 앎(正知)을 지니고, 몸으로 행복을 경험하면서, 평온함과 마음챙김을 지니고 행복에 머문다. 제3선을 구성하는 요소는 행복(樂)과 심일경성(心一境性)이다.
제 4선(第四禪)에서는 행복(樂)을 떠나고 괴로움(苦)도 떠나고, 그 이전에 이미 기쁨과 슬픔을 없애버린, 불고불락(不苦不樂)인, 그리고 평온(捨)에 의한 마음챙김의 청정함(捨念淸淨)이 있다. 제4선을 구성하는 요소는 평온(捨)과 심일경성(心一境性)이다.
이처럼 집중명상을 통해서 마음이 한 곳에 모아지면, 기쁨과 행복감과 평정심과 같은 긍정적인 심리상태를 경험하게 되며, 마음챙김이 청정하게 되는 결과를 경험하게 된다.
『청정도론』에서는 마음집중(삼매)수행을 닦으면 얻게 되는 공덕을 다섯 가지 제시하고 있다. ①집중된 마음에는 부정적인 정서가 가라앉고, 긍정적인 정서가 생겨나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게 지내게 된다.(現法樂住) ②마음이 집중되면, 심신의 생멸을 있는 그대로 보는 위빠사나 지혜를 얻게 된다. ③5가지 세간의 신통력(신족통, 천안통, 천이통, 숙명통, 타심통)을 얻게 된다. ④색계정과 무색계정의 힘으로 색계 또는 무색계의 천상에 천인(天人)으로 태어난다. 마음으로 익힌 선정의 힘이 다음 생의 존재양식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욕망의 세계(欲界), 섬세한 물질의 세계(色界), 물질없는 순수 정신의 무색계(無色界)의 삼계(三界)는 오직 마음이 만들었다고 하는 가르침은 불교의 고유한 심리론이자 세계관이다. ⑤무색계정까지 이룬 자는 지혜의 힘으로 멸진정(滅盡定)에 도달한다.
김재성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
882호 [2006-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