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생이
정일근
다시 장가든다면 목포와 해남 사이쯤
매생이국 끓일 줄 아는 어머니를 둔
매생이처럼 달고 향기로운 여자와 살고 싶다
뻘바다에서 매생이 따는 한겨울이 오면
장모의 백년손님으로 당당하게 찾아가
아침저녁 밥상에 오르는 매생이국을 먹으며
눈 나리는 겨울밤 뜨끈뜨끈하게 보내고 싶다
파래 위에 김 잡히고 김 위에 매생이 잡히니
매생이를 먹고 자란 나의 아내는
명주실처럼 부드러운 여자일거니 우리는
명주실이 파뿌리가 될 때까지 해로 할 것이다
남쪽에서 매생이국을 먹어본 사람은 안다
차가운 표정 속에 감추어진 뜨거운 진실과
그 진실 훌훌 소리내어 마시다 보면
영혼과 육체가 함께 뜨거워지는 것을
아,나의 아내도 그러 할 것이다
뜨거워지면 엉켜 떨어지지않는 매생이처럼
우리는 한몸이 되어 사랑 할 것이다.
첫댓글 멋진 시에 반하고 말았습니다. 나의 각시도 매생이국을 잘 끓이는 여자 였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지가 끓입니다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인데요..마음에 드는 시가 참 많아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이미 검색하여 다른 작품도 읽어보니 아주 좋은 시가 많더군요. 제블러그에 스크랲하고 그분의 프로필을 첨부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