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 온라인을 휩쓴 일은 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아닌 한 아이가 입은 패딩점퍼였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설을 앞두고 종로구 통인시장에 손녀들과 함께 나타났습니다. 할머니 김윤옥 여사와 할아버지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시장에서 장을 보던 손녀가 입었던 점퍼가 '몽클레어 아동 패딩'으로 밝혀지면서 온라인은 순식간에 들끓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손녀가 입었던 몽클레어 패딩은 속칭 명품이라고 불리는 옷이었습니다. 요새 한참 말이 많은 고가의 '노스페이스 패딩'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패딩입니다.
마돈나,머라이어캐리,스테파니가 즐겨입는 몽클레어 패딩 출처:패션비즈
이태리 밀라노에 본사가 있는 '몽클레어'는 외국에서는 패셔니스타들이 겨울철에 입는 패딩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명품으로 일부 부유층만 한국에서 입는 것으로 알려진 '몽클레어'는 이명박 대통령 손녀가 사진 속에 등장하기까지는 한국인 대다수가 잘 모르는 명품 브랜드 중의 하나입니다.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의 손녀가 입은 '몽클레어 패딩'의 가격을 놓고 SNS에서는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과연 몽클레어 패딩의 가격은 얼마나 되는지 조사를 해봤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손녀가 입은 비슷한 스타일의 몽클레어 아동용 패딩의 가격은 해외에서는 60-80만원대로 조사됐습니다. 할인을 하면 그보다 낮은 40-17만원대였고, 수입된 몽클레어 패딩의 한국 판매 가격은 78만원대였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손녀가 외국에 나가서 할인 매장에서 17만원대 가격으로 구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니, 대략 한국 판매가 78만원대가 실제 구입가격이 맞을 듯싶습니다.
성인용 몽클레어 패딩은 300만 원이 넘고, 아동용 패딩도 백화점이나 일부 매장에서 최소 80만원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몽클레어 패딩은 일반 서민이 쉽게 살 수 있는 옷은 아닌 듯 보입니다.
300만원짜리 고가의 패딩을 입은것도 아니고 80만원짜리 아동용 패딩을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 아빠 이상주 씨가 (이명박 대통령의 첫째 딸 이주연 씨의 남편) 못 사줄 이유는 없습니다.
장인의 청계재단 이사를 겸직하는 이상주 씨는 검사출신으로 40세에 삼성그룹 전무로 초고속 승진한 능력 있는 (?) 사람 중의 한 명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삼성그룹에서 40세에 전무로 승진한 경우는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딸 이부진,이서현,사위 김재열등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는 없었습니다.
아빠가 삼성전자 전무인데 80만원짜리 명품 '몽클레어 패딩' 입지 말라는 것은 지나친 비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뼛속까지 서민'을 자꾸 강조하니 국민은 대통령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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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통인시장 방문 사진 출처:청와대
대통령이 재래시장을 방문하는 행사는 공식행사입니다. 설을 앞둔 민심을 대통령이 살핀다는 것인데 여기에 고가의 명품 몽클레어 패딩을 입은 손녀를 대동하고 사진까지 찍는 것을 경제불황 때문에 힘든 국민이 바라볼 때는 과히 좋아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재래시장 간 김윤옥,정육점서 800원 깍으며 (이런것도 홍보용으로 신문에 나오는 세상이니 ㅠㅠ)
그냥 서민이 아닌 부유층 대통령이라고 하거나 아니면 서민이라는 말만 안 했어도 나으련만, 매번 서민의 삶을 강조하고 자신이 서민이라고 떠들면서 손녀는 80만원짜리 명품 패딩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노스페이스 패딩' 하나 못 사주는 국민이 볼 때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가끔 청와대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하고 대통령 홍보를 담당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실 이주연 씨의 딸, 이명박 대통령의 외손녀는 지난번 이명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동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당시 청와대 측은 민간외교라고 하는데, 대학생도 아닌 저 어린 아이가 무슨 민간외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 속내를 모르겠습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해외순방에 영부인 외에 가족을 동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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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가족의 모습은 상식적으로 보통 국민의 삶과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서민을 강조하기에 국민은 반감을 갖게 됩니다.이런 부분에서 우리는 자꾸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하게 됩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좌측 이명박 대통령 손녀들의 옷차림은 절대로 저의 형편에서는 사줄 수 없습니다. 요새 할인매장에서도 아이들 부츠는 최소 3만 원이 넘습니다. 그것도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사줄까 고민하는 아빠 처지에서 80만 원짜리 패딩점퍼는 꿈도 못 꿉니다.
그러나 우측 노무현 대통령의 손녀 서은양 옷차림 정도는 제가 충분히 우리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습니다. 서은양이 입고 있는 티셔츠도 명품이 아니고, 특히 신고 있는 스펀지 샌들은 우리 아들도 갖고 있습니다. (동네 마트에서 5천 원)
제 생각으로 오천원짜리 샌들 신는 아이가 겨울이라고 80만 원짜리 명품 패딩을 입었을 리는 만무합니다.
좌측사진은 청와대 공식 사진이고 우측은 미공개 사진이었습니다. 즉 공개적인 사진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돼야 국민에게 홍보 효과가 있었는데, 오히려 이것은 완전히 이명박 대통령을 죽이는 행동이라고 봅니다.
아마 청와대에서는 '몽클레어 패딩'을 한참 말 많은 노스페이스 패딩을 잠재우기 위한 특별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노무현 대통령 손녀 서은양, 일명 노다지양도 나름 패션니스타입니다. 잠이 덜 깬 얼굴로 멋진 버버리 코트를 입기도 하고, 빨간 장화에,명품 자전거 논란으로 공격받았던 (저게 명품 자전거면 울 아들도 명품 자전거를 타는 부유층??) 자전거도 타기도 했습니다.
제 딸 에스더를 밖에 데리고 나가면 모두 예쁘다고 합니다.(모자를 씌워서 여자로 보이게 만들때만 ㅠㅠ)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멋진 옷을 입혀서 나가기 때문입니다. 아빠는 만구천원짜리 대형마트 패딩을 입어도 딸은 멋진 무스탕 코트를 입습니다.
제가 돈이 있어서 사줬겠습니까? 전부 물려받은 옷입니다. 자기 아이들에게 비싸고 좋은 옷을 사주는 것은 부모의 마음입니다. 대통령 손녀지만 80만원짜리 패딩을 입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이명박 대통령의 손녀는 할아버지가 자꾸 서민이라고 뻥을 치면서 해외에 시장에 끌고 다녀서 욕을 먹는지도 모릅니다.
노다지 서은이는요새 몹시도 할아버지가 그리울 것입니다.
자갈치 과자를 함께 먹던 할아버지,
이불을 둘러쓰고 왕자놀이를 같이해주던 할아버지
뜯기 힘든 아이스크림을 한번에 열어주던 할아버지
자전거를 타고 함께 봉하마을을 다녀주던 할아버지가 이제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압니다. 어떤 사진을 보면 그 안에 진심과 사랑이 담겨 있는지를.
설 민심을 위해 800원 깎는 일을 신문에 대서특필하는 홍보용 사진을 찍으려고 손녀를 데리고 다니는 할아버지보다, 자갈치와 아이스크림을 손녀와 함께 먹고 놀아주는 할아버지를 국민은 더 좋아하고 그리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