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선착장으로 가는데, 전에 수몰됐었던 지역의 엉망진창인 도로를 지나니
사나운 강물 옆의 좁은 공간에서 계속 길 공사를 하여
간이 선착장까지 차가 못 들어가고 각자 배낭을 들고 메고 전진
사방이 7000m 넘는 설산들과 기암들로 둘러싸인 호수에서의 아주 멋진 뱃놀이
여자들이 거의 없었고 특히나 한국 여성에 대한 환영이 대단해
함께 사진 찍자며 서로가 덤벼드니 이 여편네가 의기양양해 하는 꼬라지?라니....
배에서 바라보니 산사태 난 흙을 치우는 것을 포기하고 호수옆 가파른 사면에 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도저히 길내기 힘든 구간은 턴넬을 뚫는데 언제나 완공될련지..
그리고 완공이 되어도 이런 환경에서 도로 유지 관리가 잘 될련지..
이 나라에서 폭발물 테러가 일어났다며 걱정스런 문자를 많이 받았는데
실상 보다 위험한 것은 차량 주행중 낙석 사고가 훨씬 겁나는게다
백알 한병이 필요해!!!
하선후 대기중이던 다른 봉고 탑승하니
산사태난 흙더미 위로 차가 솟구치며 올라 가는데,
아래를 내려다보니 과연 산사태의 규모가 상상불가였고,
물길을 내는 시간이 왜 오래 걸렸는지도 이해가 되었다.
훈자(카리마바드)
드디어 우리가 6일간 머물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훈자에 도착했다.
큰길에서 제법 고도를 높이며 올라온 약 2500m의 언덕중간이라 어디를 가던지 조망이 황홀했다.
그림이나 사진으로만 보며 내가 꿈 꾸어왔던 바로 그런 천당...
라카포시산을 정면에, 울타르 설산을 뒷면에 기대고 좁은 계곡에 펼쳐져 있는 황홀한 모습의 마을이라니..
베란다에 나와 앉아 있으면 저녁밥 짓는 연기가
양과 염소의 에미찾는 울음소리와 수로의 물소리,
그리고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 갑자기 쏟아지는 빗소리까지 겹쳐
사방을 둘러싼 설산과 어울린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룬다
앞 밭엔 포풀라나무 사이에 살구와 체리나무
그리고 무공해로 보기만해도 생명이 늘어날 것같은 각종 채소들.
얼마나 오랫만에 가져보는 평화로운 마음이었을까?..
가기 전에 정전을 걱정했었는데 충전이나 일상생활등에 전혀 불편 못 느끼겠다
단 호텔 목욕탕 물이 빙하의 토사가 약간 섞힌 회색이었는데 샤워나 세탁은 무난했다.
하기사 현지 사람들은 더한 물도 마시더라만...
동내를 산책하면 주민들이나 아이들 모두 너무나 친절하고 우호적인 관심을 갖는다.
느긋하니 바쁠게 없는 여유가 느껴지니 우리들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단지 경사진 산 비탈에 세워진 마을이라 인도 차도의 구분이 없는 좁은 길에서
주행하는 대부분의 일제 고물차들이 가래를 뱉어가며 공기를 오염시키는 것이 큰 고역.
경사가 심하고 여유가 없으니 환경보호에 신경쓸 겨를이 없겠으나
반드시 장수마을의 기록을 깨는 치명적 역활을 할것이다.
엄마 닮았네...
원래 훈자는 상중하로 나누어 지는데
일반적인 훈자는 중간인 이곳 카리마바드를 지칭한다고.
훈자지방은 비가 적어 빙하가 녹는 물에 의지하는데
따라서 물길이 흐르는, 혹은 수로를 낸곳에만 숲이나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기타 지역은 사막화 되어 무너지고 흘러내리고...
맞은편은 이전에 강으로 가로 막혀 교류가 불가능했던 전혀 다른 종족들이 거주한단다.
같은 이슬람 종교라도 이쪽 사람은 이스마일리라는 비교적 온건파이며 개방적인데 비해
저 쪽은 시아, 혹은 수니파로 매우 보수적이며 과격하다고
2010년 1월 산사태로 자연댐이 생겨 100m이상되는 깊이의 수십km가 넘는 호수가 생긴데다
9.11의 여파로 서양인들은 거의 찾지 않고
지금은 일본, 한국, 그리고 중국등 동양 관광객으로 연명한다고..
그러니 숙소와 가게들의 운영도 쉽지 않을 듯하다.
복마니가 운영했다는 Garden Lodge의 식당에서 김치및 닭도리탕을 뽕술과 함께 했다
밤마다 목 축이기 위해 내 몫도 구입했는데 오디색이 백색이니 술색도 맑았다.
맛은 토속술이니 참고 마실 정도는 되고 도수는 와인정도? 1500루피. 15000원.
술없이 지낼 훈자생활이 참담했는데 가격이 문제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