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점유율부터 보자. 농심71.7%,삼양12.4%, 오뚜기9.7%, 한국야쿠르트6.2% 그외 듣보잡 다수..
작년반기, 그러니까 2007년 7월부터 12월 까지 점유율이다.
1등 농심외 나머지 다합쳐도 30%도 안된다. 삼양은 15%라고 들었는데 알고보니 그것도 안된다.
심지어 3등 오뚜기에도 추월당할 기세다.생각보다 힘이 딸려보이는 삼양식품인데 넷티즌들은
빨리 농심을 앞지르라고 아우성 친다.아니,천년바위보다 더 단단한 농심을 앞지르라구??? 도데체
가능성이 있기라도 한걸까?
잠시 과거로 돌아가서 OB맥주와 크라운맥주사연을 보자.
처음 사회 생활하면서 술에 쩔어살던 시절이 있었다.소주는진로, 맥주는OB, 이건 공식이었다.
어딜가든 맥주집을 가면 "맥주 주세요"가 아니고 "OB 주세요" 할정도로 OB는 절대강자 였다. 경쟁사로는 크라운 맥주가 있었지만 모두들 OB만 사랑해줬는데 그 이유를 지금도 모르겠다.
그때당시도 눈가리고OB와크라운을 시음하면 대부분이 구별을 못하는 결과가 나왔는데 구별도
못하면서 모두들 OB가 맛있다고했다.나도 그랬으니까......
크라운은도 도매상에게 굽신거리면서 팔았고 도매상은 OB맥주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술집에서도 손님에게 처음에는 OB팔다가 술이어느정도 취하면 슬쩍 크라운을 끼워서팔곤했다.점유율이 70대30 이었는데 크라운은 20%까지 떨어진적도 있다고 한다.
OB는 크라운이 약해지면 다른재벌기업이 인수해서 경쟁자로 나설수도 있으니까 그것도 일부러
내준 점유율이라는것이다.
내기억으로는 그냥 OB가 좋았다.알파벳O자와 B자가 겹친로고가 멋있어 보였다.크라운은 왕관모양 인데촌스럽다고 느꼈다. 그리고 주위 온통 OB를 좋아함으로서 모두들 "아무이유없이"
그렇게 휩슬려 간것같다.수십년 씩이나...그러고 보면 고정관념이란게 얼마나 대단한건지
이럴때 뒤돌아보면 깜짝 놀라기도 한다.
OB는 식은죽먹기 장사를 했고 조선맥주(크라운)는 아무리 제품홍보를 해도 단단한 벽은 요지부동이었다.현재 농심과 삼양의 관계만큼이나 철로만든 산성처럼 단단해보였던 공식이 깨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그랬으니까 죽을때까지도 그럴줄만 알았다.
그러다가 말그대로 "별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1993년 조선맥주는 "지하150미터 천연암반수"를 모토로 하이트를 출시했다.크라운이라는 상품명도 과감히버리고 깨끗한물과 상품명 "하이트"만 강조했다. 한석규등 톱탤런트 여러명을 동시에 광고에 동원해서 "넘어가는게 부드럽다"라는 멘트를 수십번듣게 했고 광고 말미에 넣던 회사이름도
빼버렸다.실제 마셔보니 부드러웠다.
너도나도 술집가면 하이트만 찿게 되었고 40년 동안 이어져온 맥주카르텔 이 단숨에 깨져버렸다
지하에서 분출되어 나오는 천연암반수 TV광고는 강렬한 인상을 줬으며 회사 운명을 바꿔놓은 히트작이라고생각한다.이때를 기점으로 40년 전통이 불과 3년만에 뒤집어졌으며 조선맥주는 사명마저 하이트 로 바꿨다.
OB도 물론 가만 있지만은 않았다.구시대냄새나는 OB대신에 넥스,아이스,라거 등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하이트의..(OB라거-박중훈이 춤추면서 CF 했던거 거억하는분들 많을것)
지금은 어찌되었을까? 5년이 지난 1998년 OB는 글로벌기업 인터루브가 인수했고 점유율은 후발주자 카스에게마저2위자리를 내주고 3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2위카스와 ,3위OB를 합쳐도 하이트에게 13%나뒤지고 있다는거...위풍당당했던 1위아성에 편하게 안주하려했던기업의
삼양의 사연을 다시접한 고객들은 삼양의 아픔을 자기일처럼 아파하며,그동안 몰랐던것도 억울하다며,우루루 몰려가 삼양을 끌어안고 재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작은 물줄기로 시작되었는데 어느새 강물이 되어 이제 거스를수도, 중단시킬수도 없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문제는 농심이 뭔가를 하긴하는데 모두 빗나가고 있다는것도 문제다. 앞에서는 죄송합니다.하면서 돌아서서는 우린잘못 없습니다.를 되풀이 하는모습이 누구와 닮은꼴 모양이다. 지난 4일에는 82cook
회원들에게 1회에 80명씩 공장견학을 제안했는데,이 역시
당나라적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 감정나게하고 불러서 해명을 한다니 라면한개 때문에 하루를 허비할정도로 한가한 사람은 별로없다. 오히려 댓글로 초대박떡실이 되어버렸다.
벌써 한달도 안됐는데 농심이 좀더 급해졌나보다.맥주에 사은품으로 끼우기도 하고 보험사에 특판이라도 했는지 보첨사에사 라면 택배가 배달되어 왔다는소식도 들린다.
식품 특성상 유통기한이 길지도 않으니 급한대로 이리저리 처분해야 할것이다.
아고라와 82cook그리고 수많은 카페와 관심있는사람들 , 어림잡아도 100만명은 되지 않을까? 각자 한사람만 설득해도 200만명이며 또 그사람들이 한사람씩 더 설득하면 400만명이 된다.
불매운동 효과가 눈에 보이면 더 속도가 붙을것이다.
이건 보통일이 아니다.소비자 하나하나가 모여서 거대독점 언론을 엿먹이는 사건이 될것이고, 거대기업의 생사여탈권을 소비자가쥐고흔드는 세계적으로 드문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힘없어 보이던 소비자가 그 역사의 주인공이 되고있는것이다
거기에 비해 삼양은 언론에서 패면 소비자가앞장서서 보호해주는 형국이다. 아마 삼양은 앞으로 사고가 터져도 큰문제가 없을듯 싶다.그만큼 신뢰를 얻으면 반은먹고 들어가지만 신뢰를 잃으면
비판보다 무서운 무관심 으로 돌변하게 된다.삼양의 예를봐도 싫어서가아니고 아예 관심을 두지않았기 때문에 그 긴시간동안 고통받아오지 않았는가?이제는 엔진이나와도 먹겠다는,그야말로무한사랑이다.
마트에가면 온통 농심라면?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OB도 그랬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고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점유율 70%에 안주했던 모습이 OB 맥주와 흡사하다.고개의 마음을 잃는건 순식간이며 되돌리기에는 한세대가 지나도 불가능할수 있다.그런데 농심에게 더 안타까운건 초등학생까지 모두 안다는것이다.엄마들이 거의 세뇌교육 수준으로 주입하기때문이다.
맥주는 성인들만의 리그였고 OB가 고객에게 염장지른것도 없이 마켓팅만으로 그렇게 역전 되었는데 감정을 건드린 농심은 훨신 심각해보인다..고객이탈은 이미시작되었고 점점더 확대되는 모습
인데 어쩌면 대한민국 소비자운동 의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것이다.
신뢰를 빨리 회복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마땅히 방법도 없다는게 농심의 고민이다.............................
첫댓글 농심이라는 회사가 안좋게 되길 바라진 않지만, 이 기회에 그동안 삼양이라는 회사가 겪어왔을 고통의 무게를 조금 나누어 갖는것이 우리 소비자에게도 또 그 회사들에게도 의미있는 일이 될 수 있을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