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의 대체의학 카이로프랙틱(chiropracic)

-수술하지 않고 "손"으로 치료한다.
-요통, 디스크, 척추측만 등에 놀라운 효과

우리나라 전국민의 80%가 일생 중 한 번 이상 요통을 겪게 된다고 한다. 또한 얼마전에는 고등학생의 10분의 1 이상이 알게모르게 척추 이상을 가지고 있음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이처럼 척추관계의 질병은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서 흔하고도 고질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카이로프랙틱'은 바로 이러한 척추관계 질환을 고치는 새로운 대체 요법으로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치료 방법이다. '카이로프랙틱(chiropractic)'이란 단어는 그리스어로 '손'을 의미하는 '카이로(chiro)'와 '치료한다'의 뜻을 가진 '프랙틱(practic)'의 합성어이다. 즉 약물이나 외과적 수술을 하지 않고 손으로 근육과 뼈를 만져주어 잘못된 뼈를 교정하고, 결과적으로 통증과 기형을 없애주는 것이다.

카이로프랙틱에서는 무엇보다 척추의 변형 정도 등을 정확하게 판별하는 것이 우선이다. 육안 검사를 비롯하여 X-ray가 기본이 되고, 필요한 경우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의 정밀진단을 한다.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가면 일단 손으로 척추와 그 주변 근육을 만져주는 것이 주가 된다. 척추 관계에서 요통 발생의 원인인 신경과 근육 조직을 찾아 손으로 바로 잡아줌으로써 이들이 다시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다. 또한 '콕스테이블(cox table)'이라고 하는 교정용 침대를 이용하여 물리적인 힘을 가함으로써 뼈를 맞추거나 늘려주기도 한다. 구부러진 부분은 잡아당겨주고, 튀어나오거나 휘어진 척추뼈의 돌기를 서서히 밀어내 제자리로 돌려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척추를 바로 잡아서 억눌린 척수신경의 흐름이 정상으로 돌아와 통증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인체에 존재하는 자연치유력이 강화된다.

카이로프랙틱은 요통, 디스크, 척추만곡증, 좌골신경통 등 척추질환에서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머리와 목, 엉덩이, 어깨, 팔 등에 통증을 동반하는 각종 신경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하기도 한다. 특히 수술로 치료할 수 없는 만성이거나 원인 불명의 척추 질환 환자의 임상 치료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소위 말하는 "허리가 삐긋"하거나 교통 사고 등의 충격으로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카이로프랙틱을 가장 많이 찾는다. 그리고 요즘에는 무거운 책가방을 들거나 바르지 못한 자세로 책상에 오래 앉아 있게 되는 중고등 학생들이 요통이나 척추 측만을 이유로 치료를 받기도 한다. 또한 여성의 경우에는 하이힐을 신어서 허리에 무리가 갔거나, 생리 불순이나 산후 조리를 제대로 못 한 경우 골반이 틀어져 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카이로프랙틱은 일반적인 외과의 치료보다 오랜 시간과 자기 노력이 필요하다. 변형된 척추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은 대개 잘못된 상태로 굳어져 있기 때문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만들려면 적어도 3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치료를 할 때에는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근력 운동을 해주어야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한편, 현재 카이로프랙틱은 미국, 캐나다, 호주를 비롯하여 스위스, 덴마크, 홍콩 등지에서 정식 의료행위로 인정받아 의료보험의 혜택이 보장되어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20여개 대학에서 학과를 설치하고 있으며, 진단방사선학, 촬영방사선학, 근골진단학, 카이로프랙틱테크닉 등을 포함한 5년의 본과과정을 교육하고 있다. 이는 제도권 의학에서 이를 정식 의료 행위로 인정해서라기보다는 임상을 통한 국민들의 필요성을 감안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초 대체 의학의 흐름을 타고 한의사들이 본격적으로 카이로프랙틱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형외과나 가정의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추가로 카이로프랙틱테크닉을 배워 실제 임상에 적용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외국에서 정식 자격을 취득하거나 아니면 국내의 전문학원을 수료한 후 클리닉이나 물리치료 등의 형식을 빌려 치료를 하고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를 모두 합하면 줄잡아 5만 여명에 이르는 치료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추세속에서 원광대 한의학과와 물리치료학과에 카이로프랙틱 개론 강좌가 개설되었다. 또한 대구의 Y전문대와 서산의 H대 등이 외국의 카이로프랙틱 대학 분교 형식을 빌린 학과 개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카이로프랙틱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식 의료행위로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이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해서 의료법상 치료를 할 수 있는 의료인은 아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그 효능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 일반인들에게는 이미 어느정도 활성화가 되어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