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나름대로 고민했던 '발효'에 대한 얘기입니다.
저는 차(茶)에 조금 인연이 있어서 관심을 갖고 있는데,
차에도 발효를 시켜서 만든 '발효차'라는 것이 있지요.
차관련 책에 나와 있는 발효차의 정의를 먼저 보겠습니다.
' 발효라 함은, 적당한 온도와 습도에서 찻잎의 폴리페놀에 찻잎 세포의 산화효소가 작용하여,
녹색의 엽록소가 누런색의 데아플라빈과 자색의 데아루비긴 등으로 변하면서
독특한 향기와 맛이 만들어지는 작용을 말한다. ' - 한국차문화 (정영선, 너럭바위)
복잡한 용어가 나와서 헷갈리지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발효란, 찻잎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순간부터, 세포 안에 있는 산화효소에 의해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
어떤 잎이든 나무에서 떨어지면 시들기 시작합니다.
발효가 시작되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발효는 이런게 아닙니다.
우리는 김치를 세계적인 발효식품으로 자랑합니다.
된장 또한 마찬가지이지요..
그런데 이 김치나 된장의 발효에는 미생물이 관여합니다. 그렇죠..?
국어사전에 나와있는 발효의 정의입니다.
' 효모나 세균 등의 미생물이 에너지를 얻기 위하여 유기 화합물을 분해하여
알코올류 유기산류 이산화탄소 등을 만들어 가는 과정. '
아까 정리했던 발효와 전혀 다르죠..?
결국 발효라고 하는 것을 두가지로 구분해서 정의해야할 듯 합니다.
1. 외부의 미생물이 관여를 해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 것 - 김치, 된장, 치즈, 요구르트 ...
2. 내부의 산화효소에 의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 것 - 발효차, 시래기(?) ...
이 두가지를 명쾌하게 정리한 정보를,
제가 과문한 탓에 접하지 못해서 한참을 헷갈려했습니다.
그러다가 위와같이 정리하고나니 대충 이해가 가더라구요...
그러데,,, 또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차에는 '발효차'와 '불발효차'라는 것이 있습니다.
발효차는 찻잎을 발효시켜서 - 시들려서 - 만드는데,
발효(2번 발효)를 시키지 않으려면 세포내 산화효소를 '열처리'를 통해서
파괴시키면 됩니다. 그래서 찌거나, 삶거나, 덖습니다.
그리고 건조시켜서 밀봉하면 그대로 유지가 되지요..
이것이 불발효차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녹차'이지요..
그런데 '후발효차'라는 것이 있습니다.
산화효소를 열처리를 통해서 파괴시키고 (2번 발효방지)
건조시켜서 저온 보관을 합니다. (미생물활동 억제 - 1번 발효방지)
그러면 더이상 발효과정은 없어야 하지 않느냐가 제 생각이었는데,,,
위의 상태로 장기간 경과하면 또한 발효에 의해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죠.
이것이 '후발효'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그 유명한 '보이차'입니다...
결국 이것은 산화효소도, 미생물도 관여하지 않은 또다른 발효란 얘기이지요..
출처를 기억못하는데,,, 어떤 자료에서 해답을 얻었습니다.
단지 '산소'와 접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예전 화학시간에 배웠던가요... 산소는 잘 들러붙는다던가... ^^;
산소를 제거하고 질소를 충전시킨 음식물 보관용기를 본 기억도 납니다..
하여튼 변화의 속도는 느리지만 산소만으로도 발효가 진행된다는 얘기이지요.
그래서 미생물로 후발효를 시키는 짝퉁 보이차가 범람하고 있다네요...
산소발효(가칭)는 너무 더디니깐..~~
발효를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미생물발효(가칭) ; 외부의 미생물이 관여해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 것 - 김치, 된장, 치즈, 요구르트 ...
2. 산화효소발효(가칭) ; 내부의 산화효소에 의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 것 - 발효차, 시래기(?) ...
3. 산소발효(가칭) ; 산소와 접해있는 상태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 것 - 후발효차, 삶아 말린 취나물 이나 고사리(?) ..
위의 정리는 무지한 제가 편의상 구분한 것이니 그냥 참조만 하시구요,
다른 전문가님께서 보다 정확한 설명을 해주셨으면..~~
鄙蚓..
첫댓글 저도 예전에는 발효와 효소의 메카니즘에 대하여 많이도 궁금하고 헷갈렸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잘 모릅니다. 발효에 대해서 좀 알아보려고 발효공학책도 보고 해봤는데 봐도 뭐가 먼 소린지 모르겠더라구오. 그렇지만 이리저리 보고 생각해보니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만 것도 아닌것 같아요. 발효를 '무엇이 일으키는가?" 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면 그게 참 한정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발효란 것이 '무엇이 발효를 일으키는가 '가 아니라 어떤 것이 발효를 하는가로 바꿔서 생각해야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발효란 것이 결국은 어떤 변화를 겪는다는 것인데,
그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은 외부의 미생물이나 효소이기도 하지만 변화의 당사자 자체에 내재해 있다고 보면 편할 것 같아요. 녹차잎과 콩은 서로 구성된 주성분이 다르니까 당연히 발효의 과정이 다르게 되는 것이죠. 발효란 것이 발효 당사자 내부의 조건과 외부의 조건이 만나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어떤 발효가 이루어지는 것인가는 외부의 조건보다는 내부 당사자의 조건에 달려있다고 보여집니다. 아무 차나 보이차가 되지 않는 것처럼요. 에구 주제와 어울리지 않는 딴소리만 해서 ^^
요는, 차는 차발효, 쌀은 알코올발효, 콩은 된장발효………, 생긴대로 제 갈 길로 가는구만요……? ^^
알콜발효가 젤 맘에 드네... ㅎㅎ (퍽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