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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우리가 선조이자 후손” 꼬르데이로 교수는 미래학의 필요성에 대해서 한마디로 이런 이야기를 던졌다. “You cannot know the future exactly, but you can know many possibilities in the future. 미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미래에 일어날 여러 가지 가능성은 (미래연구를 통해) 알 수가 있습니다.” 원인을 알면 그에 대한 해결방법은 쉬워진다. 엄청나게 새로운 과학들이 하루가 다르게 계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꼬르데이로 교수는 “우리를 엄청난 충격에 빠뜨릴 정도의 놀랄 만한, 그러한 새로운 과학이 아니라면 그것은 새로운 과학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다. 꼬르데이로 교수의 ‘불로장생’은 바로 노화와 질병의 비밀을 우리가 알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NASA의 ‘우주정거장 설립 프로젝트’에 고문으로도 참가했던 그의 불로장생의 가능성에 대한 주장은 “이유를 알면 해답은 열리기 마련이다”라는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또 그 철학의 바탕에는 최신의 과학기술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 앞으로 20년이 지나면 인간의 평균수명은 지금의 70에서 140세로 점차 늘어나기 시작한다. 미래학자만이 아니다. 노화와 관련한 상당수의 생명 과학자들이 예견하고 있는 사실이다. 꼬르데이로 교수의 불로장생의 이론에 든든한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사실 불로장생의 가능성은 이미 시작됐다.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처럼 의료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거나, 전쟁으로 죽는 경우를 제외하면 선진국, 후진국이라는 구분 없이 세계 인구의 평균수명은 70세에 육박하고 있다. 과거 30년 전에 비해 15년, 50년 전에 비해 무려 20년 이상 늘어났다. 100년 전과 비교하면 2배가 더 늘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년 내 평균수명은 140 고지로 갈 것” 우리나라의 평균수명 증가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유엔 자료를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20년 새 8.4년이 늘었다. 2005~2010년 한국의 평균수명은 78.2세로 늘어나 20년 전(1985~1990년, 69.8세)보다 크게 늘어 미국을 앞질렀다. 이는 세계 최장수국 일본(82.8세)과의 격차도 20년 전 8.5세에서 4.6세로 좁아졌다. 아시아 빈국으로 알려져 온 인도는 57.2세에서 64.9세로 늘었다. 북한은 약간 줄어든 64.5세, 중국은 67.1세에서 72.6세로 늘어나 장수국가로 진입하고 있다. AIDS를 비롯해 각종 질병과 내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인간의 평균수명은 지난 30년 사이에 엄청나게 늘어났다. 저출산 문제와 노령인구가 심각한 문제로 등장한 것도 아주 최근의 일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꼬르데이로 교수는 “암에 대한 정복이 눈앞에 와 있고, 암과 알츠하이머 치료법만 개발된다면 수명이 100세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와 관련 가시적인 성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암과 노화관련 질병 치료는 코앞에 다가와” 10여 년 전 생명 과학자들은 인간의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염색체 끝부분에 달려 있는 텔로미어(telomere)의 길이가 조금씩 짧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를 보호하는 뚜껑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일정 길이 이하가 돼 짧아지면 세포가 분열을 멈추고 노화하면서 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문제의 텔로미어가‘분자 차원의 생체시계’로 과학자들에 의해 확인된 셈이다. 최근 제론사의 과학자들을 비롯한 연구팀은 “텔로머라제(telomerase)라는 효소가 분비되면 텔로미어의 길이가 줄지 않아 노화가 멈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노화의 비밀을 밝혀내 불로장생의 열쇠를 찾는 실마리가 마련된 것이다. 이들은 텔로머라제를 정상 피부세포에 주입하면 텔로미어의 길이가 늘어나 세포의 수명이 연장된다고 발표했다. 다시 더 새로운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텔로머라제를 주입하면 노화를 지연시키는 대신 세포의 무분별한 분열을 촉진시켜 오히려 암이 유발된다고 우려했다. 정상세포와 달리 암세포에서는 텔로머라제가 너무 많이 과다 분비돼 세포가 무한증식하기 때문이다.
KAIST 김태국 교수도 CGK733 개발에 성공 생명의 한계에 도전하는 텔로머라제 연구의 중심에는 미국 미시간 대학 생물학과 교수 랑모어(John Langmore) 박사가 있다. 암과 노화의 관계 연구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다. 이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과학자도 예외가 아니다. 2006년 6월 KAIST 생명과학과의 김태국 교수는 새로운 인간 노화 억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유명 과학학술지 네이처가 커버스토리로 그의 연구를 장식할 정도로 새로운 연구였다. 세포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신물질을 발견한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 늙고 병들어 죽는다는 생로병사의 비밀은 새로 탄생한 세포가 늙고 병들어 죽는다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세포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신물질인 CGK733을 개발했다. 이 물질은 텔로미어는 건드리지 않은 채 노화로 분열이 정지된 세포를 젊은 세포로 원상복귀시켜 다시 정상적으로 분열하게 만드는 물질이다. 꼬르데이로 교수의 불로장생의 예측은 맞아 떨어지고 있다. 그의 예측에 허구가 있다 해도 그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더구나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과학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가상세계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SF소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미래학자는 예언자가 아니다” 기계덩어리나 다름없는 로봇을 인격체로 생각할 그날이 오리라고 누가 예측했겠는가? 로봇을 하나의 생명체로 인정해 주는 로봇윤리헌장이 이미 나왔다. 로봇 권리장전도 나왔다. 미래학자들의 예측이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MIT의 천재이며 미래학자 꼬르데이로 교수가 15년 전에 이미 예측한 노화정복의 장생불사가 점차 현실로 우리에게 등장하고 있다. 급속하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이 그러한 주장에 많은 무게를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학자는 성서 속의 모세나 예수, 그리고 마호메트와 같은 예언자가 아니다. 노스트라다무스와 같은 신비한 능력을 갖고 미래를 예언하는 게 아니다. 별을 보고 점을 치는 점성술가도 아니다. 히말라야 산 속의 요기가 아니다. 미래학자들은 아주 차디찬 머리를 갖고 냉정하고 현실적인 차원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학자들이다. 과학기술의 흐름을 읽으면서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이 시대에 미래학이 갖는 의미는 대단히 중요하다. 미래학은 대단히 중요한 국제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계속) |
/김형근 편집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