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 문정희
이곳에 이르러
목숨의 우뢰 소리를 듣는다.
절망해본 사람은 알리라
진실로 늙어본 이는 알고 있으리라
세상에서 제일 추운 무덤가에
허리 구부리고 피어 있는
할미꽃의 둘레
이곳에 이르면
언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꽃이란 이름은 또 얼마나
슬픈 벼랑인가
할미꽃
네 자주빛 숨결에
태양이 가라앉는다.
할미꽃노래 /박인희
찬바람 몰아치던 겨울이 가고
눈녹은 산과 들에 봄이 오면
무덤가에 피어나는 할미꽃이여
누구를 기다리다 꽃이 되였나
산너머 저 마을에 살고 있는
그리운 막내 딸을 기다리다가
외로이 고개숙인 할미꽃이여
무엇이 서러워서 꽃이 되였나
뻐꾸기 봄날을 노래 부르고
얼었던 시냇물은 흘러가는데
슬픈사연 전해주는 할미꽃이여
애타는 그 마음이 따스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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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할미꽃...
늙어가는 지 모습같아유 ㅠ.ㅠ
고운 시 감사해유
할미꽃
네 자주빛 숨결에
태양이 가라앉는다....
아스라 하기만 합니다.
고운 시 감사드립니다.
노래는 처음 듣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