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레기, 줄인다는 건’ - 권세희 수습기자
‘사순’, 읽기만 해도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단어다. 예수님의 희생, 인내, 고난…. 지금까지는 예수님의 고난을 마음으로 느끼며 기도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마음’을 넘어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생생한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바로 ‘일상 속 쓰레기 줄이기’를 통해서 말이다.
왜 쓰레기를 줄여야 할까. ‘버리는 문화’가 사회 전체에 확산된 요즘, ‘쓰레기’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엄청난 양의 쓰레기는 처리 과정도 쉽지 않아, 생태·환경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로 쓰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들이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올 사순 동안엔 ‘생태적 회개’를 통해 환경과 생태를 되살리는 데 한걸음 보태기로 했다.
하지만 각휴지를 한 장만 뽑아 써 본 기억이 거의 없는 내가, 고된 다이어트로 밥 먹을 땐 한 입을 꼭 남기는 것이 미덕이라고 말하는 내가 쓰레기를 줄인다니….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내 부족한 의지를 잡을 방법이 떠올랐다.
나의 가족들과 함께 사순을 지내는 것이다. ‘사순 체험’에 대한 선전포고를 하자마자 일제히 나에게 소리쳤다.
“우리도?!!!!”
가족들은 ‘좋은 일’을 앞두고 고민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꼭 해야 하는 도전이라고 단호하게 못 박았다.
침묵이 흐르더니 50대 주부인 어머니가 “그러자”하고 입을 뗐다. 어머니 말이면 대부분 동의를 하는 아버지도 따라나섰다. 나머지 두 동생은 여전히 긴가민가하면서도 표정은 영 아니다. 그래도 함께 실천해야 더욱 의미 있다는 내 생각은 변함없다.
우리 가족은 먼저 ‘사순’을 맞아 ‘쓰레기 줄이기’ 기준을 세웠다. 5인 가족이 배출하는 쓰레기양부터 가늠해봤다. 주부인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가정에서 가장 많이 배출되는 쓰레기는 ‘음식물 쓰레기’였다. 환경부에서도 음식물 쓰레기의 하루 평균 발생량이 약 1만4000여 톤이며, 전체 쓰레기 발생량의 28.7%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매일 5L씩 나오던 양을 1~1.5L까지 줄이기로 계획을 세웠다. 일주일 동안 최대 10L를 넘기지 않도록 기준을 세웠다. 일회용품은 당연히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음식물 쓰레기양 줄이기 ▲일회용 제품 사용하지 않기 ▲기준 쓰레기양을 넘길 시 각자 벌금. 직장 때문에 외부에서 생활하는 시간에도 이 기준은 똑같이 적용하기로 했다. 지키지 못하면 벌금도 내야 한다.
구체적으로 짚어보니 생각보다 어려울 듯해 한숨이 나왔다. 이 조건만 내세워도 평소 별로 의식하지 않고 쓰던 이쑤시개나 면봉, 화장솜 등등을 사용할 수 없다.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시는 커피믹스도 일회용이고, 그 컵도 일회용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불필요한 소비를 반성하고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