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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질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입을 벌리고 잠을 자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잇몸질환에 걸릴 수 있다. 잇몸질환은 성인의 70% 이상이 앓고 있는 '국민병'으로, 보통 칫솔질을 제대로 안 해서 생긴 치석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을 벌리고 자도 잇몸질환이 생길 수 있는 이유는 방어 기능을 맡고 있는 '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희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전양현 교수는 "하루에 1~1.5L 분비되는 침은 잇몸을 포함한 구강점막을 보호하고 상처를 아물게 한다"며 "수면 중에는 깨 있을 때보다 침이 10분의 1만 분비되는데, 오랫동안 입을 벌리고 자면 침이 바짝 말라 구강점막을 보호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또 침이 마르면 입 속 세균이 증가한다. 침은 세균, 그리고 세균이 만들어내는 산(酸)과 같은 독성물질을 흡착해 목 안으로 넘기면서 입 안을 정화시킨다. 침이 마르면 정화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서 세균과 독성물질이 증가하게 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치주과 손선보 교수는 "세균 등이 증가하면 잇몸 조직이 잘 손상된다"고 말했다.
또 입 속에는 산소가 있어야만 살 수 있는 '호기성 세균'과 산소가 없는 곳에서 사는 '혐기성 세균'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입을 벌리고 자면 호기성 세균이 과다 증식, 세균의 밸런스가 깨지면서 방어능력이 떨어져 잇몸질환이 생길 수 있다. 잘 때 입이 벌어지는 이유는 비염·축농증으로 코막힘 증상이 있거나, 위·아래턱을 잡고 있는 근육 등의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