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지금 아이를 낳으러 갔습니다.
지난 밤부터 배가 살살 아파온다며, 곧 나오는 게 아니냐며
걱정하던 아내는 불안한 밤을 보내고,
아침에서야 부랴부랴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꼬박 아홉 달..
아내의 뱃속에서 기쁘게도 하고, 힘들게도 했던
우리의 아이가 세상에 나올 준비를 마치고
오늘 모습을 보여주려나 봅니다.
입원수속을 끝내고, 장모님이 오셔서
저는 잠시 미처 챙기지 못한 출산 준비물을 챙기러 집에 들렀습니다.
부랴부랴 짐을 챙기고 신발을 신고 나가려는 순간,
현관문에 가지런히 놓인
아내의 신발과 메모 한 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여보,
내가 아이를 낳다가 어찌 될지 모르는 거니까,
그래서 당신에게 미처 못 전하고 가는 말이 있을 까봐..
우리 그 정도면 행복했지?
그리고 우리 정말 많이 사랑했지?
내가 혹시 어찌되더라도
좋은 뒷모습을 남기고 싶어.
좋은 모습만 기억해줘요.
사랑해...’
아내는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도
남편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
신발을 가지런히 놓고 나간 것이었습니다.
아내의 신발을 가슴에 안은 지금,
아내의 온기가 그대로 내 가슴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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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명의 여자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을 합니다.
그땐 뭘 해도 예쁘기만 하던 아내가
시간이 흐를수록 드세지기도 하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부부싸움은 잦아지고,
아내는 아내대로 서운함에 잠 못 이룬 날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의 아내는 말입니다.
당신의 아이를 낳느라 몸매도 망가지고,
가족 챙기느라 화장은커녕
무릎 나오고 목 늘어난 티셔츠를 즐겨 입게 됐습니다.
아내도 예쁘고 청초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잊지 마세요.
당신 때문에 변한 건 아니지만, 당신을 위해 변한 아내에게
퉁명스런 한 마디가 아닌 따뜻한 말 한 마디 해준다면,
아내는 그보다 행복한 오늘을 살게 될 것입니다.
# 오늘의 명언
아내란 자신이 만들어낸 작품이란 것을 남편은 알아야한다.
- 오노레 드 발자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