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달 21일 자신이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를 수차례 만났다는 주장을 한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한 후 기자들에게 한 말입니다.
그리고 <나꼼수>다 김어준 총수와 주진우 기자가 지난 달 7일 공개한 '나꼼수 봉주 12회'에서 박태규 씨의 최측근인 A씨와의 육성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A씨는 "박태규 씨가 지난 2010년 11월 G20정상회담 기간 중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박근혜 의원을 만났다"라며 "비슷한 시기에 박지만(박근혜 의원 동생) 씨도 만났다"고 증언했습니다.
녹취록 증언을 공개한 김어준 총수는 "박 위원장은 아무나 안 만난다"고 박근혜-박태규 만남이 단순한 만남이 아님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주진우 기자 역시 "가장 결정적일때 저축은행이 망하기 직전에 로비가 가장 필요할 때 그때 집중적으로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박태규씨가 박근혜 의원을 만나 집중 로비를 했다는 뜻으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은 만나지 않았다는 데 박지원 원내대표와 주진우 기자와 김어준 총수가 박태규를 만났을 것이라는 의혹을 계속 제기하자 지난 달 21일 서울중앙지검에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입니다.
그런데 <경향신문>는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의 운전기사가 2010년 박씨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60)이 만난정황을 뒷받침하는 제3자의 증언이 담긴 녹취파일을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고 20일 보도했습니다.
경향신문은 ㄱ씨(박태규 운전기사)가 검찰에서 "박씨가 2010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어느날 점심 무렵 차에 타더니 '방금 박 전 위원장과 만났다'고 했다"며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얘기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녹취파일에는 박씨와 친분이 두터운 증권사 임원 김모씨의 운전기사 ㄴ씨의 증언이 담겼는데 ㄴ씨는 ㄱ씨와의 통화에서 "박씨가 우리 차에 탑승한 뒤 김씨에게 '박 전 위원장과 만났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경향신문>은 전했습니다.
박근혜 의원은 자신은 박태규를 만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정황 증거가 하나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 사진 한 장이라도 드러나면 어떻게 될까요? 점점 궁금해집니다.
박근혜 의원 동생인 박지만씨도 지난 해 11월 19일 주진우 <시사인> 기자를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었습니다. 문제가 된 내용은 지난 해 10월 19일에 있었던 <박정희의 맨얼굴-8인의 학자 박정희 경제신화 화장을 지우다> 출판기념회에서 주 기자가 강연에서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남겨놓은 재산이 너무 많다. 육영재단, 영남대, 정수장학회가 있는데 재산을 얼추 따져보면 한 10조 원이 넘어간다" "박 전 대통령이 64년도에 독일 순방하러 간 건 맞는데 뤼브케 대통령을 만나지도 못했다. 호텔 앞에서 민주화 인사·시민단체 인사들이 데모해서 한 발짝도 바깥에 못 나갔다고 한다. 탄광에 간 건 맞는데 나머지는 다 구라다" "자기 딸뻘 되는 여자를 데려다가 성상납 받으면서 그 자리에서 총맞아 죽은 독재자는 아프리카에도 없다"
당시 박씨가 주 기자를 고소한 사실에 대해 문화평론가 진중권씨는 "박근혜 의원이 아버지 후광으로 그 자리에 있다 보니, 상대편도 본인보다 아버지에 초점을 맞추는 거죠. 대선 레이스 시작되면 그 후광을 깨기 위해 박정희 관련 폭로들이 쏟아져 나올 겁니다. 일종의 견제구랄까?"라며 이번 고소는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의원에 대한 엄격한 검증을 막기 위한 대비책으로 분석했었습니다.
누나와 동생이 이처럼 자신들을 비판하거나, 아버지를 비판하자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습니다. 갑자기 1993년에는 검찰 재직때 비화를 담은 20만부가 팔린 <브레이크 없는 벤츠>을 펴낸 김용원 변호사가 <천당에 간 판검사가 있을까>에서 정치인들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것을 질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