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할 때

설거지 할 때 작은 그릇부터 씻어서 차곡차곡 쌓아놓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엔가 보니 큰 그릇 속에 들어가 있는
작은 그릇은 물기가 그대로 있었습니다
큰 그릇에 가려져 작은 그릇은 햇빛도 바람도 통하질
않으니 물기가 잘 마르질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지금은 큰 그릇 먼저 씻어놓고 그 위에 작은 그릇을
올려 놓습니다
물론 식기 건조기를 사용하면 어찌하던 아무 문제가 없겠지요
설거지 하며 제가 깨닫는 것이 있었습니다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을 업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배려하고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내가 좀 건강하고 힘이 있다 하여
누군가를 밀치고 먼저 올라 탄 적은 없었는지?
내게 허락해 주신 많은 환경적인 복들을
마치 내 특권인양 뽐내며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적은 없었는지?
내 그늘에 가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내가 버티고 서 있는 이 자리가 누군가의 앞길을 막고 있는 건 아닌지?
그 무엇보다도 두려운 것은
누군가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을 가로 막고 있는 건 아닌지?
하나님은 설거지 하는 내게 닥아 와 속삭여주십니다
그릇 씻으며 내가 네게 원하는 마음을 읽어 달라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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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지만 섬세한 주님의 음성을 듣는 듯한 기쁨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