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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수상작 『시간을 파는 상점』 과
제3회 수상작 『오즈의 의류수거함』의 뒤를 잇는
제4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톡톡톡』은 낙태나 생명 경시 등 이 시대 신선하지 않을 수 있는 소재를 너무나 잘 직조해낸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신선하다는 심사평까지 받았다. 뛰어난 상상력으로 낙태된 영혼에 대해서도 자기가 그린 세계를 동굴로 가시화시켜서 보여준다. 환상적인 세계를 리얼하게 이끌어냈다. 강한 주제의식을 이야기 속에 잘 녹이고, 확실하게 현실에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아이, 노랑모자를 매력적으로 그려서 읽는 이들의 마음을 끝까지 애틋하게 한다. 조그맣고 연약한 목숨들이 보내는 가느다란 신호를 느끼며, 인간은 누구나 힘없고 약한 태아로 시작했음을 상기시킨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1회 수상작인 『시간을 파는 상점』은 베스트셀러로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꾸준히 사랑받으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아쉽게도 2회 수상작은 없었으며, 3회 수상작인 『오즈의 의류수거함』은 인지도 있는 여러 기관의 추천도서, 선정도서가 되면서 수상작의 권위를 지키는데 손색없는 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출간되는 4회 수상작 『톡톡톡』은 출판사뿐만 아니라 작가와 독자들의 기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 공지희
어릴 적 책이란 걸 읽은 기억이 별로 없고 주로 약수동 산동네에서 뛰노느라 바빴다. 어른이 되어서는 가장 반짝거렸던 장충동 여중 시절과 그때 친구들을 종종 그리워한다. 사춘기 시절, 소설의 재미를 알게 되었지만, 책보다는 비와 장화, 행선지 없이 버스 타는 놀이를 훨씬 더 좋아했다. 도서관 책장들 사이에 들어설 때 가장 설레며, 사막과 낙타, 오로라가 궁금하다. 어릴 적부터 품었던 화가가 되고 싶단 꿈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판타지를 좋아해서 멋진 판타지 소설을 쓰려고 노력 중이다. 『착한 발자국』 『마법의 빨간 립스틱』『이 세상에는 공주가 꼭 필요하다』 『영모가 사라졌다』 등 동화책을 썼고, 『톡톡톡』은 처음 쓴 청소년소설이다.
1부. 한적한 바닷가마을에
귀신놀이터에는 노랑모자가 엄마를 기다리고
유정식당 콩쥐는 브로콜리를 썰고
오렌지병원에는 후문이 있고
톡톡톡, 소리 내는 꼬마가 돌아다닌다
2부. 왜 이런 게 궁금하지?
손만 잡고자도 애가 생기는지?
친구의 생일, 특별한 날에는 합체를?
엄마는 도대체 어디에?
3부.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이란
엄마라는 이름의 인생을 상상하고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을 지나
때로는 강렬한 꿈속 같은 시간을 겪으며
얼음장 같은 현실을 건너간다
4부. 넓고 넓은 바닷가에
꼭꼭 숨어있는 동굴이 있고
그곳에는 모자를 뜨는 슈가맨이 있고
아주 작은 사람들이
엄마의 자궁, 보풀 아지트에 살고
요요는 엄마가 보고 싶다
5부. 누구나 엄마 뱃속에서 살다가 태어난다
진짜 사람이었던
비밀공책 속, 나의 아기야
하늘만큼 땅만큼 바다만큼 보고 싶은
엄마 엄마 엄마
톡톡톡, 사랑한다는 뜻이야
제4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자 인터뷰
작가의 말
“아무래도 그날은 이상했어.”
“그날? 무슨 날?”
“우리 이백 일 날 말이야. 우리 사랑을 확인하는 날이었어.”
“사랑 확인? 그런 걸 꼭 해야 하는 거냐?”
“몰라. 어쨌든 중요한 날에는 뭔가 이벤트가 필요하잖아. 우리의 이벤트는 그거였다구.”
“얼씨구나!”
미루는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않은 낯이었다.
“친구야. 너 아까 나한테 그랬잖아? 사랑한다면 하는 거라고.”
“응? 아! 그랬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오빠도 나도 정말정말 사랑하거든.”
“아무렴. 죽도록 사랑하겠지.”
“나보다 오빠가 더 나를 사랑해.”
“그걸 어떻게 알아? 저울에 달아봤냐? 자로 재봤냐?”
“오빠는 나를 볼 때마다 그걸 하고 싶대.”
“그거? 아. 그거”
“미치게 사랑하기 때문에 미치게 하고 싶대. 나도 가끔은 그래. 오빠만큼 미치게는 아니지만. 오빠와 그걸 하면 정말로 진짜로 우리가 사랑한다는 걸 느껴.”
달림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글쎄, 이 언니 생각에는 말이야. 사랑과 섹스의 관계는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닌 거 같은데.”
달림은 침을 꼴깍 넘기고 중얼거렸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게 하고 싶은 건지, 그게 하고 싶어서 사랑을 하는 건...“아무래도 그날은 이상했어.”
“그날? 무슨 날?”
“우리 이백 일 날 말이야. 우리 사랑을 확인하는 날이었어.”
“사랑 확인? 그런 걸 꼭 해야 하는 거냐?”
“몰라. 어쨌든 중요한 날에는 뭔가 이벤트가 필요하잖아. 우리의 이벤트는 그거였다구.”
“얼씨구나!”
미루는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않은 낯이었다.
“친구야. 너 아까 나한테 그랬잖아? 사랑한다면 하는 거라고.”
“응? 아! 그랬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오빠도 나도 정말정말 사랑하거든.”
“아무렴. 죽도록 사랑하겠지.”
“나보다 오빠가 더 나를 사랑해.”
“그걸 어떻게 알아? 저울에 달아봤냐? 자로 재봤냐?”
“오빠는 나를 볼 때마다 그걸 하고 싶대.”
“그거? 아. 그거”
“미치게 사랑하기 때문에 미치게 하고 싶대. 나도 가끔은 그래. 오빠만큼 미치게는 아니지만. 오빠와 그걸 하면 정말로 진짜로 우리가 사랑한다는 걸 느껴.”
달림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글쎄, 이 언니 생각에는 말이야. 사랑과 섹스의 관계는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닌 거 같은데.”
달림은 침을 꼴깍 넘기고 중얼거렸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게 하고 싶은 건지, 그게 하고 싶어서 사랑을 하는 건지, 아니면 사랑하지 않아도 하고 싶은 건지, 사랑하는데 안 할 수도 있는 건지……, 아이고 모르겠다. 내가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지? ……아이고! 어렵다. 어려워.”
달림은 뱅뱅 도는 제 머리통을 퉁퉁 두드렸다.
--- pp.75~77
“이 모자는 시간을 담아주는 모자야. 모자 안에 보풀들에게 필요한 시간을 담아줘야 해. 한 코 한 코 정성을 다해서.”
슈가맨의 낮은 목소리가 은은하게 동굴 안을 흘렀다.
“네. 한 코 한 코 정성을 다해서요.”
슈가맨이 뜬금없이, “여기, 참 좋지” 물었다.
“네. 정말 멋진 곳이에요.”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고 왔나?”
“보푸라기가 자기 집이라고…….”
달림은 고개를 들어 동굴 안을 둘러보면서 대답했다.
“그러니까 고아원이죠? 보푸라기가 엄마를 기다리던데, 엄마가 이곳에 맡기고 갔나요?”
슈가맨이 대답했다.
“이 동굴은 우리 보풀들의 아지트야.”
“보풀들은 고아들을 말하는 건가요?”
슈가맨은 잠깐 생각하는 듯하다가 대답했다.
“고아가 아니야.”
“그럼요?”
“에밀레 별에서 온 아이들이야.”
“별……이라고요?” --- p.173
“꼬마야. 나 보고 싶었어?”
노랑모자가 “보고 싶었어.” 바로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예쁜 꼬마,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보푸라기라고 했던가?”
노랑모자는 씩씩하게 외쳤다.
“요요!”
언니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뭐”
“내 진짜 이름은 요요잖아.”
언니는 달림을 건너다보았다. 정말이냐고 묻는 것 같았다. 달림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언니의 눈빛이 깊은 우물처럼 출렁거렸다.
“꼬마, 집은 어디니?”
“저기.”
“오늘도 고양이랑 놀려고 왔어”
“응.”
“엄마한테 허락받고?”
“엄마? 엄마 찾아야 해.”
언니는 당황한 얼굴로 또 달림을 건너다보았다. 흡! 달림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배꼽 안쪽에 힘을 빡, 모았다. 여기부터 시작이다.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만 하는 시간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해.
“엄마 찾아야 해?”
언니가 동그랗게 눈을 떴다. 달림은 털어놓고 얘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용기가 없었다.
“이 근처에 할아버지하고 사는데, 내가 좋다고 자주 놀러 오는 거야.”
노랑모자가 냉큼 끼어들었다.
“고양이가 더 좋아.”
녀석, 꼭 짚어 말하기는…… 달림은 몹시 서운했다.
“이 애 할아버지가 안 찾아?”...“꼬마야. 나 보고 싶었어?”
노랑모자가 “보고 싶었어.” 바로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예쁜 꼬마,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보푸라기라고 했던가?”
노랑모자는 씩씩하게 외쳤다.
“요요!”
언니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뭐”
“내 진짜 이름은 요요잖아.”
언니는 달림을 건너다보았다. 정말이냐고 묻는 것 같았다. 달림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언니의 눈빛이 깊은 우물처럼 출렁거렸다.
“꼬마, 집은 어디니?”
“저기.”
“오늘도 고양이랑 놀려고 왔어”
“응.”
“엄마한테 허락받고?”
“엄마? 엄마 찾아야 해.”
언니는 당황한 얼굴로 또 달림을 건너다보았다. 흡! 달림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배꼽 안쪽에 힘을 빡, 모았다. 여기부터 시작이다.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만 하는 시간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해.
“엄마 찾아야 해?”
언니가 동그랗게 눈을 떴다. 달림은 털어놓고 얘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용기가 없었다.
“이 근처에 할아버지하고 사는데, 내가 좋다고 자주 놀러 오는 거야.”
노랑모자가 냉큼 끼어들었다.
“고양이가 더 좋아.”
녀석, 꼭 짚어 말하기는…… 달림은 몹시 서운했다.
“이 애 할아버지가 안 찾아?”
“응. 데리고 놀아주면 좋아하셔. 오늘도 여기서 자고 와도 좋다고 허락받았고.”
달림은 슬픈 눈빛을 만들어 중얼거렸다.
“얜 거의 혼자 지내. 할아버지가 엄청 바쁘고 골골하시더라구.”
노랑모자가 또랑또랑 참견했다.
“슈가맨, 엄청 바쁘고 골골하셔.”
언니는 안쓰러운 눈빛으로 노랑모자를 꼭 안았다. 노랑모자는 언니의 품에 안긴 채로 가만히 눈을 감았다. 언니는 계속 노랑모자의 등을 토닥거렸다. 노랑모자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언니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불쑥 소리쳤다.
“엄마!”
--- pp.267~269
연약한 목숨이 보내온 신호를 전하기 위하여
유영민(제3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공지희(제4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유영민: 『톡톡톡』은 굉장히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저는 그것이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슬픔과 고통까지 끌어안는 포용적 아름다움이라고 느꼈습니다. 마치 모성처럼 말이지요(남성인 저로서는 작품 전반을 감싸는 모성적 아우라가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여겨지기도 하였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와 창작 과정, 집필 에피소드를 듣고 싶습니다.
공지희: 작가의 글에는 자신이 쓰고 싶어 쓰는 이야기도 있지만, 쓰지 않으면 안돼서 쓰는 이야기도 있지 않습니까? 『톡톡톡』은 쓰지 않고 버티기 힘들어 쓴 이야기입니다. 십 년도 더 전에 저에게 이 이야기가 찾아왔을 때, 단편으로 써 두었습니다. 그러고는 잠을 재웠다가 몇 년 뒤에 장편으로 만들었고, 또 긴 잠을 재웠습니다. 힘들어서 피하고 싶은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심히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목숨들이 꽃잎처럼 꺾여지고 있습니다. 약하고 힘없는 목숨. 그까짓 거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숨겨지는 진실, 공공연한 비밀, 덮여지고 넘어가고, 전염병처럼 무기력감이, 수치심이 밀려오고……. 퍼뜩 정신을 차리고 뭔가 꼭 해야 할 일을 생각했습니다. 서둘러 이 글을 완성했습니다. 또 하나 보태지는 낙태 이야기가 아닙니다. 조그맣고 연약한 목숨들이 보내는 가느다란 신호입니다.
유영민: 작품을 읽으면서 아주 강렬한 주제를 자연스럽고 신비롭게 그려낸 것에 대해 크게 놀라고 감탄했습니다. 임신 중절은 사회적으로 아주 오래된 문제이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찬반 논쟁이 뜨겁게 진행 중입니다. 이 소설에서도 그것이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그려지고 있는데, 선생님의 생각을 알고 싶습니다.
공지희: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500여 명이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고 있다면? 어마어마하게 공포스러운 사건이겠죠? 사실 엄마 배 속에서 헤엄치던 아기가 그렇게 죽고 있어요. 낙태죄는 있지만 낙태는 모른 척하고 있는 거죠. 인간 누구나 그렇게 가장 힘없고 약한 태아로부터 시작했던 시간을 기억해야 한다고 봅니다. 잉태되는 순간 그 생명의 주인은 누구일까? 낙태는 여성만의 문제일까?...연약한 목숨이 보내온 신호를 전하기 위하여
유영민(제3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공지희(제4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유영민: 『톡톡톡』은 굉장히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저는 그것이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슬픔과 고통까지 끌어안는 포용적 아름다움이라고 느꼈습니다. 마치 모성처럼 말이지요(남성인 저로서는 작품 전반을 감싸는 모성적 아우라가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여겨지기도 하였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와 창작 과정, 집필 에피소드를 듣고 싶습니다.
공지희: 작가의 글에는 자신이 쓰고 싶어 쓰는 이야기도 있지만, 쓰지 않으면 안돼서 쓰는 이야기도 있지 않습니까? 『톡톡톡』은 쓰지 않고 버티기 힘들어 쓴 이야기입니다. 십 년도 더 전에 저에게 이 이야기가 찾아왔을 때, 단편으로 써 두었습니다. 그러고는 잠을 재웠다가 몇 년 뒤에 장편으로 만들었고, 또 긴 잠을 재웠습니다. 힘들어서 피하고 싶은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심히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목숨들이 꽃잎처럼 꺾여지고 있습니다. 약하고 힘없는 목숨. 그까짓 거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숨겨지는 진실, 공공연한 비밀, 덮여지고 넘어가고, 전염병처럼 무기력감이, 수치심이 밀려오고……. 퍼뜩 정신을 차리고 뭔가 꼭 해야 할 일을 생각했습니다. 서둘러 이 글을 완성했습니다. 또 하나 보태지는 낙태 이야기가 아닙니다. 조그맣고 연약한 목숨들이 보내는 가느다란 신호입니다.
유영민: 작품을 읽으면서 아주 강렬한 주제를 자연스럽고 신비롭게 그려낸 것에 대해 크게 놀라고 감탄했습니다. 임신 중절은 사회적으로 아주 오래된 문제이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찬반 논쟁이 뜨겁게 진행 중입니다. 이 소설에서도 그것이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그려지고 있는데, 선생님의 생각을 알고 싶습니다.
공지희: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500여 명이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고 있다면? 어마어마하게 공포스러운 사건이겠죠? 사실 엄마 배 속에서 헤엄치던 아기가 그렇게 죽고 있어요. 낙태죄는 있지만 낙태는 모른 척하고 있는 거죠. 인간 누구나 그렇게 가장 힘없고 약한 태아로부터 시작했던 시간을 기억해야 한다고 봅니다. 잉태되는 순간 그 생명의 주인은 누구일까? 낙태는 여성만의 문제일까? 남성은 자유로운가? 사회는 왜 낙태를 묵인하는가? 낙태를 하면 행복할까, 불행할까? 미혼모만 낙태를 할까? 왜 여자 태아가 더 많이 낙태될까? 저는 이 글을 통해 제 생각을 강조하기보다는 낙태와 임신, 성에 대해 우리 모두 함께 더 진중하게 생각할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작은 크기의 사람인, 우리와 똑같은 한 사람인 태아의 존재를 함께 생각하고 존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유영민: 앞으로 쓰시게 될 작품의 방향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경계에서 분투하는 청소년들에게 응원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공지희: 소통과 이해와 사랑에 대해 고민이 많고요. 아름다운 사람, 괴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어요. 판타지에 대한 애정과 집착은 당분간 더 계속될 것 같습니다. ‘경계에서 분투하는 청소년’이란 말이 멋지네요. 저는 ‘경계’라는 말을 무척 좋아합니다. 판타지 문학에서도 아주 중요한 개념이에요. 경계에 있다는 건 두 세계 사이를 걸치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두 쪽 세계를 다 볼 수 있고 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위치입니다. 한쪽 세계에 빠져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유연하고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경계에 있는 사람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는 과정에 있죠. 어느 방향으로든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부디 지금의 아름다운 자신을 사랑하고 믿으시길요. 힘내세요.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톡톡톡』은 현실과 판타지 세계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실험성이 돋보이는 신선한 작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 사회가 그렇듯 아기를 낙태해버린 미혼모와 부모는 아무런 해결 능력이 없다. 낙태해버리면 그만이다. 절망밖에 없다. 작가는 그런 세상에다 존재하지 않는 아기를 통해 희망을 전달하려고 한다. 낙태되어 죽은 아기를 또 다른 생명으로 살려내서 그 본능 그대로 어미를 찾아 나서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미 죽어버린 태아가 현실 공간에 나타나서 문제 제기를 하고 스스로 문제 해결을 위해서 노력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전혀 다르게 읽히고, 다 읽은 후에는 “아!”하고 주위에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한번쯤 유심히 쳐다보게 한다. 소름끼치도록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다.
- 이상권 (소설가)
이야기를 직조해 나가는 솜씨나, 낙태로 인해 생명을 잃은 영혼들이 머무는 곳을 가시화 시키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 아기들이 엄마의 자궁을 찾아 헤매는 모습은 처연하고도 아름답다. 난도질당해 버림받았어도 그들은 여전히 엄마 냄새를 기억하고 찾는다. 판타지와 실제의 넘나듦이 자연스럽다 못해 능청스러울 정도로 뛰어나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뽑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 작품은 태어나지 못한 생명들에 대한 진혼곡이자 그들의 영혼이 여전히 우리 곁에 맴돌고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책을 덮고 나면 빛을 보지 못한 영혼들에게 저절로 머리 숙여지는 시간이 찾아온다.
- 김선영 (소설가)
출처; 예스24
첫댓글 공지희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이야기가 몹시 궁금해지네요. ^^
저도 궁금하네요. 이금이 작가의 '얼음이 빛나는 순간'이 떠오르는데 어떻게 풀어가셨을까요^^
공지희샘,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쳥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