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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시작된 18일 새벽, 경기도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7일째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경기장차연)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공무원을 상대로 강연을 하는 인천시청에서 그림자 시위를 진행했다.
경기장차연은 장애인의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규탄하고, 예산을 핑계로 법적 기준조차 지키지 않고 있는 경기도를 향해 지난 12일 투쟁을 선포하고 수원역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한 바 있다. 또한 이 문제 해결을 요청하며 김문수 도지사의 면담을 요구하였다.
경기장차연은 문제 해결을 위해 도지사 면담을 요구했으나 농성이 시작된 후에도 경기도 측은 어떠한 명확한 답변도 하지 않고, 면담 일정도 잡지 않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경기장차연은 18일 아침 인천 시청에서 강연 일정이 있는 김문수 도지사를 직접 만나러 간 것이다.
경기장차연은 새벽 6시 30분부터 인천시청 정문 앞에서 피케팅을 진행하며 △경기도 특별교통수단의 법정 대수 이행 및 도 차원의 운영비 지원 △광역이동지원센터 설치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에 관한 조례 개정 등을 요구했다.
6시 50분경 인천 시청에 도착한 김문수 도지사는 중증장애인들이 외치는 절박한 요구들을 뒤로 한 채 유유히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에 중증장애인 활동가들은 경기도지사를 따라 들어가려 했으나, 청원 경찰에 의해 가로막혀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4시간 넘게 몸싸움을 벌이고 김 도지사가 타고 온 차량을 전동휠체어로 둘러싸는 등 대치상황은 계속되었으나, 김문수 도지사는 다른 차를 타고 다른 출구로 조용히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경기도청 장애인복지과는 전화통화를 통해 “교통건설국과 도지사 면담 추진할 테니 일단 철수해달라”라고 했다. 장애인이동권의 담당 부서인 교통건설국관계자는 “담당자들이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르니까 좀 철수하고 기다려달라”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지사 비서실에서는 “도지사 일정이 너무 많아서 1~2달 안에는 면담을 잡기가 어렵다”라고 밝혀 면담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확인했다.
4시간 넘게 인천시청 앞에서 그림자 시위를 진행한 경기장차연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대해 도지사가 바쁘니까 면담은 1~2달 내에는 어렵다고 하고, 교통건설국에서는 아직 잘 모르니까 기다려달라라고 하는 등 어떠한 해결 의지도 보이지 않는 경기도 측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면서 "앞으로 계속 김문수 도지사를 쫓아다니며 50만 경기도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투쟁의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