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는 고유가와 고물가로 소비행태에서 4P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23일 밝혔다. 4P는 양극화(Polarization), 자체브랜드(PL), 집중(Pocket)상권강세, 계획 구매(Planned purchase)를 의미한다.
이와 함께 BMW(자전거, 지하철, 걷기)족들의 파생상품 판매도 늘었다. BMW는 Bicycle, Metro, Walking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신세계에 따르면 전국 7개 백화점과 114개 이마트의 올 상반기 소비 패턴과 각 부문의 마케팅 리뷰 자료를 분석한 결과 4P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양극화다. 올 상반기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19% 늘었지만 이마트는 7% 신장에 그쳤다. 더욱이 재래시장은 극심한 매출 감소를 나타내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PL 상품의 매출도 두드러져 이마트에서 PL 매출 비율은 지난 1∼2월 11.3%, 4월 16.6%, 5∼6월 19.5%로 꾸준히 증가한데 이어 지난 22일에는 19.7%까지 상승했다.
이와 함께 점포를 중심으로 상권이 집중되어 있는 포켓 상권도 강세를 띠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경기 산본, 동백, 경남 양산점, 경기 광명, 서울 신월, 수서점 등 포켓 상권 점포들은 올 상반기 10% 안팎의 신장률을 보였지만 서울 양재, 경남 창원, 부산 사상점 등 시 외곽의 광역 상권 점포들은 소폭 역신장세를 보였다.
전단상품이라고 해도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상품은 구매하지 않는 계획구매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4월 행사 시 전단상품 매출은 15.4%였지만 올 4월에는 12.8%로 낮아졌고 6월초 2.9%, 6월 말 1.5%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또 고객들의 내점 빈도도 줄고 매장 내 체류 시간도 지난해 평균 2시간에서 올해 1.5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노은정 박사는 “올 하반기에는 스태그플레이션이 가시화되면서 본격적인 소비 부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계획구매와 근거리, 소량 구매의 경향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가용 대신 자전거나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아예 걸어다니는 이들이 늘면서 ‘BMW 파생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닷컴에서는 UMPC와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포터블 게임기 등 이동시간에 무료함을 달랠 수 있는 휴대용 디지털기기 매출이 자난해보다 20% 늘었다. 또 교통카드를 편하게 넣을 수 있는 카드지갑도 일반 지갑보다 매출 증가세가 더욱 높아진 한편 운동화, 원마일웨어 등 ‘워킹족’을 위한 제품도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