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한방을 막론하고 이명(耳鳴)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는 의사들이 많습니다.
일류 종합병원의 이비인후과를 비롯하여 이비인후과 전문 의원들은 이명을 호소하는
환자가 찾아오면 몇가지 검사를 하게 하고 치료까지 하는 경우가 일반입니다.
그러나 제가 지난 1년 가까운 기간 동안 경험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현재까지 알려진
학계의 정설은 이명은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돼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즉 세계적으로 공인된 이명치료제도 없고 특별한 치료법이 따로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이비인후과 의사들 대부분은 이런 사실을 처음부터 제대로 환자에게
알려주지 않고 각종 검사를 받게 하고 치료제라는 약도 처방해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만 어지럼증의 경우는 약간 사정이 달라서 제대로 원인 파악을 하면 시간은 걸리지만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느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이명 환자에게 처음부터는 아니더라고 치료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을 환자가 인지하는 시점에 가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실토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발병 후 변화된 환경에 적응(습관화)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하며
그냥 상담만 최소 6개월 이상 받으러 오라고 했습니다. 한 번 상담료는 50,000원.
물론 그 전에 이미 각종 검사를 실시하여 440,000원의 검사료를 징수하고
복용약의 처방전을 발행한 이후에야 그렇게 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면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의 경우에는 의사에 따라 한두번 치료한 뒤
완치가 불가능함을 알리고 아예 신경정신과로 이첩하는 경우를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타 병원의 경우 대부분은 의사들은 치료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등으로 설명하며
환자가 계속 병원에 오게 했습니다.
특히 한의사의 경우에는 실제로 아무런 치료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데도 5개월이 지나도록
계속하여 치료하면 낫는다고 하면서 침을 놓고 뜸도 뜨고 치료에 좋다고 약을 지어주었습니다.
침과 뜸은 의료보험에 해당이 되나 약처방은 의료보험이적용되지 않아 금액이 보통
한 번에 몇십만원씩 받기 때문에 몇개월 동안 다니면 약값이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왜 이런 부조리한 현상이 오늘날에도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겨
나름대로 알아본 바로는 사정이 이렇습니다.
실제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상상할 수도 없는 정도로 심한 이명증세를 겪는 환자는 고통이
극심하여 급기야는 우울증에 걸리고 심지어는 자살 충동을 느껴 한강에서 뛰어내린 사례까지도
있었다고 하는 정도로 당사자는 견디기가 힘들기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병원, 특히 한의원을 찾는 것이 실정이라는데 발생 소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한의사의 경우는 매일 같이 일간지에 대문짝만한 광고로 '이명, 어지럼증을 고친다'
는 과대광고로 힘들어하는 이명 환자들을 현혹하고 있는데, 동아일보를 비롯한 경제지도
건강관련 기사란에 특정 한의원이 어저럼증과 이명을 치료한다는 내용을 기재한 바 있습니다.
SBS 방송은 1시간 짜리 '건강스페셜' 프로시간에 두 번이나 특정 이비인후과 전문 한의사를
출연시켜 조선조 때 의원 허임의 칩법을 연구하여 이비인후과 질환을 치료한다는 다분히
출연 의사를 홍보하는 인상을 주는 내용의 방영을 하는 것을 제가 시청한 바도 있습니다.
따라서 심한 이명증세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이런 메스컴의 광고나 홍보성 기사에 말려들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저도 이 기사와 방송을 보고 이명을 앓는 제 아내를 데리고 그 한의원에 갔었으니까요...
저의 경우 제 집사람이 작년 4월1일 평소에 지녀온 약한 이명증세 (통계상으로도 60대 이상
년령층에서는 10명중 1명꼴로 이명증세를 나타낸다고 합니다.)를 고쳐보려는 마음으로
지인의 권유로 이명을 잘 고친다는 한 한의원을 찾아 갔다가 원장이 환자의 건강상태도 확인하지
않고 '어혈을 빼야 한다' 라고 하면서 콧 속에 침을 2대 놓아 다량의 피를 흘러내리게 하였는데,
그 후로 귀에서 전에 없던 굉음이 나고 머리가 흔들릴 정도의 두통으로 심한 고통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실은 우리 집 사람은 평소 약간 혈압이 있어 혈압약과 함께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는데
사전 확인도 하지 않고 무리하게 침을 놓아 과다 출혈을 하게 됐고 급기야는 그 후 서울에서
이명 치료 잘한다는 의사를 찾아 서울대병원을 비롯하여 5곳 이상의 이비인후과 전문의원을
찾아 동분서주 섭렵하였으나 아직도 전혀 차도가 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제 저의 결론을 내릴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명을 고칠 수 있다거나, 고친다고 치료하는 이비인후과 의사는 양, 한방을 막론하고
모두 사이비의사' 라는 것입니다. 저와 제 집사람이 뼈저리게 경험한 사실입니다.
이 글을 보신 분들은 결코 사이비의사에게 속지 마시기 바랍니다.
(2010. 1. 14. 鶴軒 이 연 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