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金沙寺見海市)
- 이이(李珥, 1536-1584) -
松間引步午風凉 手弄金沙到夕陽
송간인보오풍량 수롱금사도석양
千載阿郞無處覓 蜃樓消盡海天長
천재아랑무처멱 신루소진해천장
삼월 동풍 불어
곳곳 꽃이 지네.
초록 치마 상사곡
강남 님은 안 오시고.
솔 숲 사이 거닐자니 낮바람 시원하여
금모래 장난치다 저물녘이 되었네.
천년의 아랑(阿郞)은 어디 가 찾을런가
신기루 스러지고 바다 하늘 가없다.
금사사(金沙寺)는 황해도 장연 바닷가에 있다.
바람에 따라 금모래가 산언덕을 이룬 절경이다.
해송 숲 사이로 천천히 산보하는데
바다 쪽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금모래를 움켰다 놓았다 장난을 친다.
어느새 하루해는 뉘엿해졌다.
아랑(阿郞)은 신라 때의 선인(仙人)이다.
신선술을 닦은 화랑의 무리였겠지.
그가 이곳에 와 노닐었다 해서 포구의 이름이 아랑포다.
석양 볕 받아 바다 위에 잠시 섰던 해시(海市),
즉 신기루는 이윽고 스러지고,
바다와 하늘은 끝닿은 데 없이 아스라하다.
저녁볕처럼, 아니면 모래밭의 발자국처럼,
그도 아니면 내 손안을 빠져나간 모래알처럼,
천년 전의 아랑이나 지금의 나나 또 먼 훗날의 그 누구도
잠시 스쳐지나가는 바람 같은 것이겠지.
희미한 꿈 또는 신기루일 뿐이겠지.
첫댓글 오랜만에 왔습니다. 매일 잠들기전 내일의 일을 생각하고 어떠한 일들이 생길까 가끔은 점쳐보기도 합니다만, 법정스님의 다비식을 불교방송을 통해 생방송으로 보고 난 후 참으로 무소유가 소유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일일을 꿈꾼다하여도 결국은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시간들인지..이런 저런 생각속에 유언장에 한가지 첨부해야 할 것을 찾았습니다. 죽음의 옷..준비하지 말고 평소 제가 가장 즐겨입던 옷을 입혀달라겠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중충한 날에 찾아와 혹여 우울한 글 남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만 이 또한 성숙해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변덕스런 날씨,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인연들이 손안에 들어왔던 금모래처럼 빠져나가고, 실바람처럼 스쳐 지니가는 것이라면 미련을 두지말고 홀가분하게 살고지고이네요. 오랜만에 들리시어 해맑은 운을 띄워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 05:24
요즘 뉴스를 보며 삶이 뭘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새벽 빗방울 소리에 잠이 깬 아침입니다. 주위에 봄 감기 걸린 친구들이 제법 많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에그..그럼 저도 물음표를 남길 수밖에 없군요.??
새아침님 반갑습니다 저 또한 오랜만에 새삶을 노크 해 봅니다 머언길 다녀 이제 돌아 왔는데... 반가움을 만끽 하고팠는데... 소유욕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제 몸안 어디서인지 홍조가 느껴집니다 나뭇꾼이 빈 지게에 무소유를 채우고 깊이 파인 발자국 안에 사랑 담아 놓고 묵묵히 걸다보면 천사의 찬가 소리도 들어 오겠죠...
자주 해외를 나가시나 봅니다. 빈지게에 채우는 무소유는 소유가 아닐까요? 천사의 소리 늘 님곁에 있는 데 혹여 님께서 듣지 못하고 계신 것은 아니신지...반갑습니다. 얼굴 뵙고 많은 이야기 나눌 시간이 오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이곳저곳 기울여봅니다. 새아침언니 그간 평안하게 잘 지내셨는지요. 제 게시판에 글만 올리고 무에 쫒기듯 나가곤 했는데...오늘은 왠지 이곳이 편안하게 느껴지네요. 음악소리 또한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어 한참을 머울다 갑니다~^^*
여유로운 모습을 상상해 보니 저까지 잔잔한 여유로움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건강은 좋으신지요? 걸음마 배우는 아이 걱정되 듯 환절기 되면 더욱 걱정되는 풀꽃향기님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요, 흔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