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여파로 보험사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신계약은 감소하고 해지는 늘어나고 있다. 특히 미래의 고객이 사고가 나면 보험사로부터 받을 보험금을 담보로 대출받는 계약자 대출이 급증하는 추세다.
계약자 대출의 증가는 더 이상 보험에 가입할 여유가 없다는 심리를 방증하는 것에서 신계약 감소와 해약사태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우려도 나온다. 초반 경영에 비상이 걸리면서 보험사들은 설계조직을 독려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악?악?악?소리만 들리네
올해 4∼5월 생보사 전체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1284억원으로 지난 동기 1515억원에 비해 16% 감소했다. 손해보험사 장기신계약은 지난해 1158억원에서 올해 1215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불경기 지속으로 2·4분기부터 고액인 장기보험의 신계약 감소가 예상된다. 또 오는 9월부터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인하도 예정돼 있다.
해약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손보사의 장기보험 해약 실적은 지난해 1∼5월 1조3174억원(해약 환급금)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엔 1조6583억원으로 25.9% 증가했다. 생명보험사 해약 건수는 2007회계연도(2007.4∼2008.3) 435만1173건으로 지난 2006년 401만534건과 비교해 무려 34만639건이 늘었다.
약관 대출도 늘었다. 지난해 5월 기준 생명보험사의 약관 대출 잔액은 23조8928억6700만원이었으나 올해 5월에는 26조6340억8200만원으로 11.5%늘었다. 10개 손보사의 지난해 6월 기준 약관 대출 실적은 2조8800억300만원이었으나 올해 6월 3조3707억7400만원으로 증가했다.
고객이 사고 시 받을 보험금을 담보로 대출받는 계약자 대출이 많아졌다는 것은 더 이상 보험가입의 여유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계약자가 대출을 갚지 못하면 사고가 나도 받을 보험금이 없다. 때문에 신계약 감소와 보험계약 해지현상이 단기현상이 아니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저렴한 실생활 밀착형 팔아라
손보는 장기, 생보는 변액 위주의 기존 고가 상품보다는 저렴한 실생활 상품 판매에 전념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보험만기를 100세까지 늘린 의료보험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대형 생보사들이 손보의 고유 영역으로 인식됐던 실손형 민영의보 시장에 진출하면서 보험기간을 늘릴 필요성이 대두됐다. 보험료도 몇 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수준이다.
현대, 한화, 롯데, LIG손보 등은 다양한 특약을 부가한 상품을 선보였으며 삼성화재와 제일화재는 99세 만기 상품을 판매 중이다.
흥국쌍용화재 ‘행복을 다주는 가족사랑보험’ 역시 80세까지 보장했던 상품인데 출시 1년이 안된 올 5월까지 52만건을 판매하면서 인기몰이를 하자 상해 및 질병 입·통원의료비에 대한 보장을 100세까지로 연장하고 이달 새롭게 출시했다.
생보사들 역시 노후보장상품인 변액연금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증시침체와 불경기가 겹치면서 일단은 투자형보다는 최근 출시한 민영의보상품이나 건강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의료보장자산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영업 활성화 방안 마련 분주
보험사들은 영업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 중이다. 삼성생명은 영업의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DASH 2008 을 진행 중이다. 신규 시장 확대 측면에서 기업 및 관공소, 병원 등 핵심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세미나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보유고객 중 장기 미 터치 고객을 대상으로 터치횟수를 늘리고 있다.
신한생명은 리쿠르팅(설계사 모집)을 강화하고 있으며 변액연금의 판매력 지속 확보를 위해 국내 및 해외주식형 펀드 등 신규펀드를 추가로 운용할 예정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5월부터 8월 13일까지 ‘Happy Vist’캠페인을 실시 중이다. 기존 고객들을 찾아가 기계약 내용에 대해서 안내하고 쉽게 이해하기 힘든 다양한 보험상품에 대해 소개하는 등 신계약으로 이어지도록 분위기를 조성 중이다.
동양생명은 증시침체 및 고금리 기조에 따라 안정적인 금리연동형 상품 판매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제일화재는 최근 영업실적의 침체에 따른 부실계약을 방지하고자 영업조직의 완전판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손보는 오는 8∼9월 기존 고객으로부터 ‘소개카드’를 통해 신규 고객을 소개받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또 우리카드에 이어 현대카드와의 제휴로 자동차보험 가입을 유치하는 등 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한 영업기반을 강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