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격주로 쉬기 때문에, 쉬는 토요일에는 어김없이 산을 오릅니다. 주로 북한산과 도봉산을 오르는데, 지난 토요일에는 근교에 있는 가평의 연인산에 올랐지요. 부족한 글이지만, 이렇게 올려 봅니다. 앞으로 종종 이런 산행기를 이곳에 올려 볼께요. 그리고 기회가 되면 함께 산을 오르는 것도 참 좋겠네요.
욕하지 마시고 너그럽게 읽어 봐 주시기 바랍니다. "제 일 탄"이라고 제목을 붙인 건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산행기를 올리고 싶어 그렇게 했습니디. 괜찮지요? 참, 그리고 글의 끝 부분에 실은 사진에 본드의 모습을 공개합니다. 헐리웃 영화에 나오는 본드같이 미남이 아님을 먼저 밝혀 둡니다. ^&^
연인산..
이름만으로 산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곳이라 출발 전부터 기대가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약속된 출발 시간은 오전 8시..지난 주 답사팀의 경험으로, 서울 동부 지역을 막히지 않고 빠져 나가려면 일분이라도 빨리 서두는게 좋다는 판단에서였지요.
태릉 부근에서 약간의 정체가 있었지만 수월하게 빠져 나가 신록이 짙어져 가는 농촌의 가평 지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경.
*
연인산의 산행로는 말 그대로 연인들이 산책하듯 오솔길 같은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그런 등산로였습니다. 아름드리 잣나무 숲이 있는가 하면, 오밀 조밀한 상수리 나무 군락이 지나가는 이의 발길을 머물게 합니다.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오솔길이 끝없이 이어지다가, 어떤 지점에서는 숨이 턱에 미칠 정도로 곧바로 위로 치고 오르는 산행길도 있지요.
산행길에서 가끔 만나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연인사이인 듯 둘씩 둘씩 다정하게 지나갑니다.
연인산의 산행로는 마치 연인이 데이트 하는 코스 같이 예쁘고 정갈하다고나 할까...
손에 잡힐 듯 정상이 저만치 보이지만, 아무리 걸어도 자꾸만 멀어져만 가는 듯, 산행 오솔길은 구불 구불 멀리 펼쳐져 있습니다. 얼마를 걸었을 까...숨가쁘게 오른 어느 봉우리를 지나자 마자 산행로 주변에 형형색색의 꽃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에는 온천지가 들꽃들로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장관을 이룹니다. 보라색, 노란색, 빨강색, 흰색, 자주색, 분홍색....그야말로 울긋 불긋 꽃 돋자리를 펼쳐놓은 듯 합니다.
산행로 주변에 피어 있는 들꽃들의 장관... 가평 군청에서 주관하는 연인산 들꽃 축제 현수막
들꽃의 향연에 취해 주위를 둘러 보다보면 어느새 산행길은 능선으로 이어지면서 확 트인 조망권과 함께 정상 바로 아래로 이어집니다. 가평군에서, 정책적으로 연인산 들꽃 축제를 열어, 사람들이 찾아 오는 산으로 개발하고 있는 듯, 새로 심은 철쭉 꽃 나무들이 화려한 장관을 이루고 있고, 온 산등성이는 들꽃들로 뒤덮혀 있습니다.
해발 1068미터의 연인산 정상에서는 발 아래로 첩첩이 겹쳐져 있는 산들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시원하게 불어 오는 바람, 그리고 구름에 가린 날씨가 산행하기에는 너무 좋은 날이었지요.
하산은 연인산 정상에서 다시 올라 온 길을 되돌아 온 후, 장수샘 근처에서 장수봉을 거쳐, 청풍 능선으로 내려와 용추 계곡으로 접어들기로 했습니다.
내려 오는 코스의 8부 능선 쯤에서는 주위에 키 높이보다 훨씬 더 큰 철쭉들이 만발을 하여, 먼 산행길을 걷느라 지친 우리들을 환영이라도 하듯이 반깁니다. 이곳 연인산의 철쭉은 소백산이나 다른 곳의 철쭉과 같이 섬칫할 정도로 검붉은 색이 아니라, 연한 연봉홍 빛깔을 띠고, 또 철쭉 나무도 사람의 키를 훨씬 넘어 섭니다. 아마도 연인끼리 산을 올라 연분홍 사랑을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산 산행길 : 정취가 나는 오솔길........연분홍 색깔의 철쭉이 만개한 모습
하산 길은 더욱 멀게만 느껴집니다.
2시간 30분 정도를 내려 오니, 멀리 깊은 계곡에서 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려 옵니다. 계곡이 깊어 가뭄이지만 수량이 많아 산 중턱에서도 그 물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아홉 개의 소(沼)가 장관을 이룬다고 해서 "용추구곡"으로 이름붙여진 계곡 답게 물도 맑고, 수량도 제법 많습니다. 7시간의 긴 산행을 하고 내려와서 등산화를 벗은 후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니 피로가 저절로 가시는 듯 합니다.
산행의 마지막 지점인 물안골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정각..약 7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모두 만족한 얼굴로 서로에게 어깨를 두둘겨 주는 시간이었지요.
우와...또 이렇게 리플이 많이 달렸네요. 감동 & 감읍 Sunny님, 사진을 과감하게(?) 올렸다고 표현하시니 몸 둘바를 모르겠네여. 그래서 더욱 쥐 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입니다. 장발님, 아직 본드 걸은 없습니다. 다만, 만인이 다 본드걸이라는 마음으로 마음을 비우고 삽니다. 비야님, 인.송.재 산적회라는 것도 있나보죠?
기회가 되면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난지도님, 언제 한번 클럽으로 놀러가겠습니다. 한판 대적해 주시면 저도 감사할 뿐입니다.(근데, 현송님이 과감하게 탈퇴를 해서...그것도 걱정입니다. 그래서 우리 클럽으로 나오라고 꼬시고 있는 중인데, 그것도 여러가지가 걸려 쉽지 않네요)
와~~~ 본드 님.. 환영이 대단하군여.. 정말 저도 놀랍습니다.. ㅎ. / 헌데.. 본드 님.. 천천히.. 글을 아끼세여.. 그저 못난 제가 하는 걱정이 있다면.. 물이라도.. 너무 급하게 마시면 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며.. 걱정이 많아지는 탓이겠지만여.. ㅎ.
첫댓글 제임스본드님 얼굴이 많이 눈에 익습니다...^*^
그래요? 전 72회입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혜화동 학교앞에서 작년까지 한 30년을 살다보니 아마 오고가다 서로 지나쳤던 것 같군요... 아니면 도봉산을 약 6년째타다보니 산길에서 서로 지나쳤을수도 모르죠...ㅎㅎㅎ
참 좋네요... 저도 5월8,9일 무박2일로 전남보성의 일임산과 보성 차밭을 다녀온 후기를 서야하는데..영 글쓰는게 손에 잡히질 않네요...
차분하게 함 써 보세요. 글은 쓰면 쓸수록 늘더라구요. 기대하고 있겠슴다.
몇 일전 신문에서 연인산 들꽃축제를 한다는 기사를 보곤 한 번 꼭 가보고 싶었는데 본드님 덕택에 보네요...산행기와 더불어 연인산 잘 보고갑니다~~~^)^
함께 산행을 하는 그날까지...마우스님,본드님,현송님,난지도님,...^*^
다양한 산행기를 읽을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특히 과감히(?) 사진을 올리시는 용기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인물이 받쳐 주시는군요..ㅎ.. 연인산..이름이 예쁘네요.
ㅎㅎ.. 역쉬.. 써니 님의 눈이 예리하시군여.. ㅎ. / 제임스 님.. 멋지십니다. 산행기도 멋지구여.. 교통편부터.. 소요시간.. 산의 느낌까지.. 안 가고도 가본 것처럼.. 느낍니다. ㅎ.
연인산 산행기....소상하고 실감나게 잘 써주셔서 산에 흥미 없던 사람도 한번 가 보고 싶겠습니다..저야 시간만 된다면 산에 오르는 걸 좋아하지만요..꼭 한번 가 봐야겠어요...^*^..제임스님 멋지십니다..ㅎㅎ...
본드님 사진을 보니 알듯 말듯 아리까리합니다...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
산행기 잘보앗읍니다.많이 올려주시구요.다음에는 본드 걸 사진도 함께 올려주세요...ㅎㅎ.
역쉬....산행기도 멎지군여.....언제 인송재 산적회도 참석 하시길.......^*^
한 조간 신문의 주말예감 코너에 나오는 신문 기사 같군요.
우와...또 이렇게 리플이 많이 달렸네요. 감동 & 감읍 Sunny님, 사진을 과감하게(?) 올렸다고 표현하시니 몸 둘바를 모르겠네여. 그래서 더욱 쥐 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입니다. 장발님, 아직 본드 걸은 없습니다. 다만, 만인이 다 본드걸이라는 마음으로 마음을 비우고 삽니다. 비야님, 인.송.재 산적회라는 것도 있나보죠?
기회가 되면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난지도님, 언제 한번 클럽으로 놀러가겠습니다. 한판 대적해 주시면 저도 감사할 뿐입니다.(근데, 현송님이 과감하게 탈퇴를 해서...그것도 걱정입니다. 그래서 우리 클럽으로 나오라고 꼬시고 있는 중인데, 그것도 여러가지가 걸려 쉽지 않네요)
조금 외람되지만 현송님 글 솜씨가 보통이 넘던데... 아무튼 인송재가 복이 많군요.. 걸출한 분들이 많아지네요.. ^^
와~~~ 본드 님.. 환영이 대단하군여.. 정말 저도 놀랍습니다.. ㅎ. / 헌데.. 본드 님.. 천천히.. 글을 아끼세여.. 그저 못난 제가 하는 걱정이 있다면.. 물이라도.. 너무 급하게 마시면 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며.. 걱정이 많아지는 탓이겠지만여.. ㅎ.
멋진산과 좋은글 오늘도 열심히 읽고 가네요,,, 비는오지만 좋은하루되시길 바랍니다.
몽촌님, 조언 마음에 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몽촌님의 후배사랑이 대단하십니다.. 몽촌님의 조언대로 저도 글을 좀 아껴야 할거 같습니다.ㅎㅎㅎ 그런데 산적회란 무엇인가요?
인송재에 있는 산악회 이름인데여....일요일날 주로 도봉산 으로 산행을 합니다 많은관심 부탁드리고여......뒷풀이가 특히 끝내 줍니다......입회 자격은 인송재 회원이면 누구나 환영입니다.....
gg 한번도 참석치 않은 동그라미가 알지요. (민주산적회; 민주를 가장한 산적들의 모임....)이라고 초기에 설명을 했었는데 다들 그런 뜻으로 받아들였어요.ㅋ
현송 님.. 고맙습니다.. 오래 만나는 즐거움을 갖자는 뜻이었습니다.. ㅎ. / 민주산적회.. 사실 정확하게 산악회라고 말하는게 왠지 좀 쑥스러워.. 반쯤은 얼버무린.. ㅎㅎ.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