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뤼세 피요르드의 선경속에 이틀을 보내고 어제 트레킹을 시작했던 지점을 차로 올라가며 보고 그 지점을 지나쳐 하늘로 오르듯 꼬불거리는 산길을 올라서니 거대한 바위평원이 나타났다. 아~~툰드라. 칼로 자른듯한 떡바위나 계란바위에 대해서는 사진으로라도 보았고 피요르드도 사진으로나마 접해서 조금은 상상이 간 곳이지만 툰드라는 내 상상속에 없었다. 툰드라는 TV 관련프로에서 본 것으로 얼음 나라...그 정도에 그쳐 있던 내 생각을 훨씬 뛰어 넘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칼 바람이 불어왔고 얇은 등산복 속으로 떨리는추위가 파고 들었다. 그러나- 이곳이 툰드라구나. 어쩌면 쌩떽쥐베리가 야간비행을 하다가 떨어져 흔적없이 사라진 곳이 아닐까...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곳이었다. 어린왕자가 의자를 끌면서 지는 해를 보러 옮겨 다니기도 했을법한 다른 별에 불시착한 착각이 일기도 하는 곳- 내 상상을 뛰어넘는 툰드라에서 나는 왜 울컥~~하고 눈물이 났는지- 이 곳을 만날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였을게다. 아니면 아름다움의 극치점에서는 눈물이 나는건지도 모른다. 킬리만자로를 오를때 키보산장에서 만난 그 수많은 별 알프스의 수백송이 바글거리던 꽃들 백두산 천지를 돌며 만났던 시시각각 변하던 천지물빛. 희말라야 랑탕의 그 눈빛 새벽. 남체에서의 앙증맞던 야생화 천지. 밀포드 트렉에서 물 인줄 모르고 빠질만큼 맑던 강물빛. 샹그렐라 길에 만난 메리설산의 새벽 여명... 쓰꾸냥의 첫 대면했던 설산머리. 하마르다반 오르는길의 절대오지의 냇물. 그 모든것을 모아 돌돌 뭉쳐놓은듯한 툰드라였다. 그러나 툰드라에는 그런 소소한 아름다움은 어디에도 없었다. 내 가슴에 울컥거리며 나타난 어린왕자의 별일뿐. 내가 사는 별이 아닌 다른 위성말이다. 그 곳에도 꽃이 피었었다. 너무도 작아서 내 카메라에는 잡히지도 않을 크기로 피어 있었다. 사람들이 추워 그런지 다들 차로 들어가버리고 나만 나와 있어서 늦었나...싶어 따라 들어갔지만, 너무 아쉬워서 다시 나오고 싶었다. 좀 더 보고 오겠노라 말 못한것이 이렇게 후회로 남을줄....... 뱅그르 돌아도 드 넓은 얼음대지. 하늘과 끝이 맞닿아서 저 너머로 가면 어딘가로 뚝~~~떨어져버릴것같았다. 일년에 고작 두어달만 2~30센티정도 녹다 다시 겨울이 되어 얼어붙는다는 특별한 대지에도 여린 꽃잎은 열리고 작은 웅덩이 같은 호수들이 촘촘히 박혀서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대지. 그곳은 툰드라였다. 내가 본 최고의 아름다운 곳. 나는 그곳을 만난것을 세상의 모든 신께 감사드렸다. 그리고 아버지가 보고 싶었다. 우리 아버지도 아마 좋아하셨을텐데.......... 너무 작아 눈 속으로 들어갈것 같은 툰드라 꽃이다. 저 녀석들은 며칠이나 피어 있을까..... 아팠다. 꽃을 보며 아프기는 처음이다. 툰드라는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되는 곳이다. 그냥 마음으로 만나는 곳이었다. 가슴으로 느끼는 바람이었고 눈으로 만나는 느낌이었다. 영혼으로 만나는 울림이기도 했다. 툰드라를 지나 내려와서 양고기로 점심을 먹는 집에는 황금 인동꽃이 흐드러져 있었다. |
첫댓글 아~
툰드라.
저도 괜시리 영혼이 떨리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달빛님♡
어린왕자가 살 법한 별에 다녀온 기분??? 아마도 그곳은 쌩떽쥐베리가 야간비행을 했을지도.....
정말 그런 느낌이었답니다
@달빛(횡성) 아이참~
나두
장미 한송이키우러 가고 싶어요 ㅎ
@죠이 그 추운 나라에 장미를 키우고 있던데요. 장미 색이 아주 아주 고와요 추워 그런것 같아요.
@달빛(횡성) 그러니까요~
그럴 때 가슴에서 눈물이 올라오죠 ㅎ
@달빛(횡성) 달빛님 사진과 글을 보고 있으면
제가 마치~
그 곳에 있는 것 같아요 ㅎ
그래서
감사하지요^^.
@죠이 감성이 많이 닮아 있군요. 별시런것을 좋아한다고들 해요
@달빛(횡성) ㅎㅎ
대단한 곳을 가셨군요. 거기에도 꽃이 있고, 꽃을 보며 아퍼하긴 처음이라는 말씀을 새겨봅니다.
꽃이 아프더군요. 많이 아팠어요.
사진으로만 보던 좋은 경치들 잘보고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다음 뵈면 더 상세히 이야기 부탁해요~^^-
훌훌 털고 한번 다녀오셔요.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좀 비싸긴 해도 두 군데 갈것을 합치면 되니까....
산악인,여행가로써 앞으로 좋은 자료를 모아서 책으로 내어 봄이 어떻겠어요.
아이고 그 정도는 영 아닙니다. 다녀보면 정말 여행 많이 하시는 분들 만나거던요.
@달빛(횡성) 여행을 많이하고 산을 많이 오른다고 할 수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센스와 감각, 글솜씨등이 아우러져야 되는데 좀 더 칼을 갈아보면 확실히 뜻을 이루리라 생각 합니당.~~~
이제는 여행을 하면 꽃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내시선이 느껴집니다. 달빛님은 예전부터 그러셨나요?
꽃 키우기전엔 심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예사로이 지나치진 않게 되더라구요
무사히 컴백홈하심을 축하드려요.
집은 별일없었지요?
해탈이 얼굴이 변해 있더라구. 뭔 놈의 개가 다크써클이 다 생기냐...참 별일...꽃밭은 간곳없고 풀밭만 무성...
@달빛(횡성) 해탈이가 주인이 없는동안 참 좋은 묵언의 시간이 되었을겁니다,아마도 한 경지가 올라 갔을겁니다.ㅎㅎㅎ
달빛님 노은인데요 횡성고라데이마을에 왔어요 달빛님 보고싶네요
아무때고 들리세요. 거의 집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