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시기에는 그저 독서나 공부가 최고입니다. 경기가 안좋아서 그런지 요즘 헌책방에도
거의 새책이나 다름없는 양질의 책들이 좋은 가격에 많이 매물로 나와 있더라고요. 물론 저도
유동성 순환을 위해서 읽고 나서 소장가치가 떨어지는 것들은 즉각즉각 매물로 내놓지만...
아무튼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돈의 대폭락'이라는 책입니다. 지난 번에 소개해 드린
'인플레이션의 습격'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론적인 측면에 집중을 했다면, 이것은 과거에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 초 인플레이션 시기를 다루면서 그 시기에 과연 무슨 일들이
벌어졌으며 사람들의 생활은 실제로 어떠했으며 어째서 이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을 했고
결과적으로 그 인플레이션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실존 자료들과 함께 자세히 저술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기는 1차대전 이후와 대공황 시기를 아우르고 있으며 주무대는
바로 독일입니다.
전쟁 시기 전쟁 자금을 조달하고자 많은 돈을 찍어냈을 때 이미 인플레는 예견된 것이었으나
문제는 독일은 패전을 했고 그에 따라서 많은 전쟁 배상금과 패전으로 인한 불리한 패전
조약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배상금을 갚고 군인들에게 월급과 퇴직금을 주기 위해서
돈을 더 찍어내야 했으며 그 결과로는 마르크화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독일 뿐 아니라 동맹국인 오스트리아도 마찬가지였는데, 결과적으로 이러한 자국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이웃 나라들의 환율은 폭등했으며 또한 어떻게든
인플레를 헷지하기 위한 독일 국민들의 노력에 따라서 주가 또한 폭등을 하게 됩니다.
그 당시에 설마 패전국 국민들이 인플레 헷지를 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쉽지 않으나
인간은 누구나 궁지에 몰리고 위험이 닥치게 되면 그것을 피하고자 하는 생존 본능이
생기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이것은 주식 시장과 외환 시장에 독일 국민들의 돈이 집중되는
현상을 가져오게 되고 상대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는 계속 하락을 거듭하게 됩니다.
정치 상황도 좋지는 않아서 군부와 정부, 우익과 좌익의 극한 대립으로 인해서 나라꼴은
말이 아니고 또한 승전국의 권리 행사로 인해서 (영토 침탈 등) 국가 생산성은 계속
떨어지게 됩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이 맞물려서 초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국민 대부분이 피해를 입게 되는 이러한 판국에 누가 그나마 자기 재산을 지키고
나아가 돈을 벌어 부자 대열에 합류를 하게 되었을까요? 일단 실물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현상 유지가 가능했습니다. 나아가 가장 중요한 식량을 생산 가능하던
농부, 어부 같은 사람들은 자신의 수확물을 값비싼 사치품들과 교환해서 상대적으로 부를
증대시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일례로, 농사지을 땅을 사기 위해서 거액의 대출을 받은
농부는 그 땅에서 수확한 감자 한 자루로 그해 말에 대출금을 모두 상환했을 뿐 아니라
나머지 수확물로 도시의 중산층들로부터 고급 가구, 자동차 같은 사치품들을 헐값에
교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팔자가 핀 것이지요. 그리고 주식 투자자들과 주식
트레이더들, 외환 투자자들과 외환 딜러들은 막대한 부를 쌓게 됩니다. 또한 이웃 나라의
외국인들 또한 환율 격차를 이용해서 독일의 많은 자원들을 헐값에 사들이고 사용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미 자산을 많이 보유한 자산가들은 늘어나는 자산 가치와 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추락하는 소비재의 가치 차이를 이용해서 흥청망청 마음껏 그 부를
만끽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왜곡된 시장은 결국 파국을 낳게 되지요. 결과적으로 이런 경제 시스템의
붕괴는 히틀러 정권의 탄생에 기여했으며 그 결과로 인해서 벌어진 전쟁의 결과는 이미
다들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패전국이라고 너무 가혹하게 몰아가고 그 나라의 어려움을
이용해서 많은 쾌락을 누린 이웃 나라들은 불과 십여년도 되지 않은 사이에 그 댓가를
톡톡하게 받게 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요.
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각국에서 열심히 돈을 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인플레이션 시기에도 부동산만큼은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분들 또한 있지요. 글쎄요... 인플레이션의 정의는 바로 현금 가치가 하락하고
실물 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각국에서 인플레이션을
각오 하고서라도 돈을 계속 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이 책은 매우 극단적인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했습니다. 하지만 규모와 원인, 결과의 차이일 뿐 실제로 인플레이션이
벌어지면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우리의 재산은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는 역시
실제로 그 험난한 시기에 재산을 눈뜨고 꼼짝없이 날렸던 사람들을 교훈삼아 배우는 것이
가장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엔 주가가 2천을 찍으면 펀드 환매가 벌어졌었고 다시 주가는 떨어지고야 말 것이라는
말들이 활개를 쳤습니다만, 요즘은 정반대로 증시에 들어가는 돈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주가 3천을 얘기하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물론 누가 맞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
시장이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적정 주가'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상향 조정 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겠지요. 집값은 어떨까요? 폭락했다 하락했다 침체기다 영원히 상승은
없다고 말이 많으나 21평 아파트가 8억 이상으로 거래가 되고 서울에서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들의 분양가 또한 기존 아파트와 비교했을 시 결코 낮지 않은 수준입니다. 그나마
지역적으로 현재의 블루칩 아파트들에 비해서 낫지 않은 곳들인데도 말이지요. 그렇다면
지금의 블루칩 지역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하면 얼마에 분양을 해야 하는 것일지요? 가뜩이나
원자재 가격도 올라간다는데 말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13&aid=0002053082&sid1=001
'블랙스완'의 저자 또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합니다. 그러한 시기가 만약
도래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재산을 지켜야 하는 지도 말했다고 합니다. 가끔 이
블랙 스완을 들먹이면서 하락, 폭락의 근거로 삼는 분들이 있는데요, 블랙스완은 말 그대로
아무도 예상하지 않은 시점에 예상하지 않은 일이 발생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모두가 상승을 예상할 때 하락하는 것도 블랙스완이겠으나,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찌 되었든 우리 인생은 우리가 책임지는 것이고
우리 재산은 우리가 스스로 나서서 지켜야겠지요. 설마 모 시장님이 우리들을 위해서
재산을 기꺼이 헌납하시리라 생각하시는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첫댓글 주부에겐 장바구니 물가만큼 인플레를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것은 없는거 같아요.
요즘엔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게 자꾸 줄어들어 아이에게 미안할 때가 많아지죠.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