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앞두고 김치를 직접 담가 먹겠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중국발 멜라민 공포로 수입식품과 중국산 배추와 음식 재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건강한 먹을거리로 김장이 새삼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배추와 무도 풍년이라 ‘배추 한포기, 무 하나 김장 더 담그기 운동’이 지방자치단체와 농협·기업체를 중심으로 번져가고 있다. 김치는 가정마다, 지방마다 맛이 모두 다르다고 하지만 맛있는 김장의 비결도 있다. 5일 서울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남도 김치 전문가로 이름을 얻고 있는 강순의씨(61)의 ‘김장김치 담그기’ 특별강좌가 열렸다. “요즘은 눈 감고 담가도 최고로 김치가 맛있을 때로, 맛있는 김치는 100가지 반찬과 맞먹는다”고 말하는 강순의씨로부터 맛있는 김장 담그기 비결을 들어본다.
■중간크기 배추 적합…속 덜 차야
#배추·무 고르기= 겨울철로 접어드는 요즘은 배추와 무가 1년 중 제일 맛있을 때다. 김장용 배추는 밭에서 90일 정도 자란 배추를 고른다. 올해는 배추 풍년으로, 김장 담그기에는 속이 꽉 찬 배추보다는 약간 덜 찬 중배추, 무게가 1.5~2㎏ 나가는 배추가 적합하다. 속이 꽉 찬 배추는 절이는 시간도 오래 잡아야 하고, 배추소 양념도 더 진하게 해야 한다. 가을무는 크기에 상관없이 최고의 김치 맛을 낸다. 바람이 들지 않은 실한 것을 고른다.
■배추 1포기당 소금 200㏄+한줌
#절이기= 김장배추는 6~7시간 정도 절인다. 배추 1포기당 200㏄ 계량용 컵으로 여름에는 소금 한컵을 사용했다면, 겨울에는 한컵에 한줌의 소금을 더 넣는다. 최근 절임용 배추를 주문해 김장 담그는 집이 늘었다. ‘간 맞추기 힘들다’고 하는 주부들이 많은데 배추의 절임 상태를 확인해 오래 절여졌으면 배추소 간을 싱겁게, 덜 절여졌으면 약간 짜게 조절한다.
■생밤·배, 굴·새우보다 맛 살려줘
#굴·생새우·배 등 부재료 넣기= 생굴이나 생새우는 김치 맛을 돋운다고 알려져 있지만, 자칫 잘못 넣으면 텁텁한 맛이 나게 한다. 김장 2~3일 전 미리 사서 소금 간을 해 수분을 빼내고 숙성시켜 두는 것이 비결이다. 또 올해 같은 배 풍년에는 배를 채썰거나 갈아 넣으면 김치 맛이 상큼해진다. 생밤을 깎아 넣거나 물김치에 대추를 통째로 넣어도 단맛이 훨씬 더해진다. 또 설날 이전에 먹을 것은 새우젓 등 무른 젓을 쓰고, 설 이후에 먹을 김치는 갈치속젓·조기젓 등 맛이 진한 젓을 넣는다.
구영일 기자 young1@nongmin.com|사진=김주흥 기자 photokim@nongmin.com
●강순의씨는…
남도 김치 명인으로 손꼽히는 강순의씨는 나주 나씨 17대 종갓집으로 시집가 제사만 1년에 14번, 시증조할머니부터 일꾼까지 서른명에 달하는 대식구의 밥을 지으며 자연스레 김치 전문가가 됐다.
EBS(한국교육방송공사) 〈최고의 요리비결〉에 소개됐고, 전국요리대축제 우수상, 김치여왕선발대회 우수상, 문화체육부 장관상, 서울특별시장상 등을 휩쓸었다. ‘김치 선생님’으로 유명해지면서 수천명의 주부들에게 김치 비법을 가르쳐 서울시농업기술센터로부터 ‘전통음식 기능 보유자’로 지정됐으며, 현재 김치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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