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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Hill 2014.10.27. songbird
쥘 마스네(Jules Emile Frederic Massenet)
1842~1912
마스네는 프랑스 태생으로 <마농>, <타이스>, <베르테르>등
유명한 오페라로 명성을 남긴 작곡가다.
철기제조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11세 때 파리 음악원에 들어가
샤를 구노(Charles Gounod)와 앙브루아즈 토마(A. Thoma)에게 작곡을 배웠으며
1863년 21세 때 칸타타 〈다비드 리찌오 David Rizzio〉로
탁월한 신진 작곡가를 후원하기 위한 <로마 대상>을 받았다.
1867년 오페라 〈La Grand' Tante〉를 무대에 올리면서부터
오페라와 부수 음악 작곡가로서 첫발을 내디딘 그는
초기 작품인 <리슬르의 이야기(Le conte de Lisles Les Erinnyes 1875)>와
<라오르의 왕(Le roi de Lahore 1877)>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를 계기로 하여 1878년 36세 때의 젊은 날부터 1896년까지
스승인 앙브루아즈 토마(A. Thoma)에 이어 파리 음악원에서 작곡가와 교수로 봉직하면서
구스타브 샤르팡티에(Gustave Charpentier)과, 레이날도 한(Reynaldo Hahn),
에르네스트 쇼숑(Eunest Chausson)과 같은 인재를 길러냈다.
그의 25개의 오페라와 함께 부수음악, 발레 음악, 오라토리오와 칸타타,
그리고 약 200여개의 성악곡들, 1곡의 피아노 협주곡, 다수의 관현악 모음곡을 썼다.
그에게 있어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것은
그를 프랑스 서정적 오페라의 대표자로 만든 <마농>(1884년)을 비롯하여
<베르테르>(1892), <타이스>(1894)가 있다.
1910년에 쓴 후기 오페라인 <돈키호테> 또한 손꼽히는 작품이다.
그의 작품중에서도 특히 우리에게 친숙한 ‘타이스의 명상곡’이라 알려진 곡은
원래 정신과 육체의 영원한 갈등을 그린,
다분히 관능적인 오페라〈타이스〉의 제2막 제1장과 제2장 사이에 연주되는 간주곡이다.
지금은 독립된 곡으로 자주 연주되는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바이올린 명곡이 되었다.
그의 음악 세계는 관능적이고 서정적이면서도
극적 적응성과 감각적인 색채의 음악들로 유명하다.
‘종교와 분리되고 반하는 호색 성을 전달한다.’
‘금조나 공작새가 꼬리를 펼치는 것 같은 자극적인 음탕함’
그 당시는 그의 음악의 특성 때문에 이 같은 비난과 비유로 거의 경멸 시 당하기도 했지만
그러한 비평가들보다는 관객의 총애를 듬뿍 받은 작곡가였다.
프랑스 관객들은 특히 마스네의 이 서정적이고 관능적인 선율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그가 발표하는 작품마다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19세기 말 프랑스에서는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제 1의 오페라 작곡가로 군림했던 그다.
비제와 그의 스승인 구노의 인기를 뛰어넘었던...
감성을 자극하는 섬세하고 부드럽고 호소력 있는 선율의 유능한 작곡가로
다른 어느 작곡가와도 혼동되지 않을 정도로 독창적인 그의 음악세계다.
비가(Élégie) in C minor
이 '비가(悲歌)'는 본래 독립된 작품이 아니라
19세기 프랑스의 시인 '르 콩트 드 릴(Charles Marie René Leconte de Lisle, 1818~1894)'이
그리스 신화에서 소재를 빌려다 쓴 부수음악(Incidental music, 附隨音樂)으로,
구상이 크고 기교가 풍부하며 고전미가 뛰어난 작품인
희곡 <복수의 여신들 Les Érin-nyes〉(1873)을 위해 쓴 곡중에 속해있다.
'부수음악'이란 극이 진행될 때 반주용으로 사용할 음악으로 작곡된 모음곡이다.
극의 처음과 끝에 나오는 음악 또는
오늘 날 많이 쓰이는 배경음악 같은 성격인...
그 모음곡이 바로 <리슬르의 이야기(Le conte de Lisles, Les Erinnyes 1875)>로
7개의 곡으로 구성되어있다.
1 . 전주곡
2 . 종교의 정경
3 . 엘렉트라의 기도
4 . 간주곡
5 . 그리스의 춤
6 . 조국을 생각하는 트로이의 여인
7 . 끝 곡 사츠르누수제의 춤
이 '엘레지'는 위의 모음곡 중 No.3의 '엘렉트라의 기도'에 해당하는 노래로
훗날, 갈레(Louis Gallet)가 이곡에 가사를 붙여 가곡 형태로도 완성되었다.
그 외의 모음곡들은 대중으로 부터 잊혀지고 말았지만
이 엘레지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로 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다.
가만히 스며드는 이 부드럽고 슬픈 운율,
아득히 일렁이는 지난날 옛사랑의 그리움인 양...
다시 돌아가 손 내밀고 픈 간절한 여운의 비가다.
정처 없이 떠나고픈 이 가을의 마음,
이 슬픈 그리움,
어디, 어느 끝에 가 닿을지...
나희덕(羅喜德)
시인 나희덕(1966년 ~ )은
충청남도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2001~)로 재직 중이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뿌리에게〉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1991년 동명 시집 <뿌리에게>를 시작으로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1994),
<그곳이 멀지 않다>(1997) <어두워진다는 것>(2001), <사라진 손바닥>(2004), <야생사과>(2009),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2014) 등을 펴냈다.
현재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고 《녹색평론》의 편집자문위원이기도 하다.
1998년 제17회 김수영문학상, 2001년 제12회 김달진문학상, 제9회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3년 제48회 현대문학상, 2005년 제17회 이산문학상, 2007년 제22회 소월시문학상,
2010년 제10회 지훈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4, 올해에는 시집<말들이 돌아오는 시간>으로
10월 17일에 제6회 임화문학예술상을 수상했다.
시라는 것은 진솔한 삶 녹아있는 기록으로,
치열하게 살지 못했던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문이라는 나희덕 시인이다.
일상의 틈에서, 그의 삶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지적이고 현대적인 예리한 감성으로
모성적 따뜻한 시선의, 세상의 작은 것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노래한 작품들이 주로 이루고 있다.
그녀의 시를 읽으면 언뜻 보기에 자연에 대해서 노래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자연 자체에 대해서 노래하는 것보다는
자연물을 빌어서 삶의 본질에 관하여 이야기 한다.
운명에 순응하는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며 시를 쓰는 그녀,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다.
즉 이별이 찾아오고, 아픔, 슬픔이 있어도
그 모든 게 자신의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
페미니즘적인 유순한 여성 시이지 않을까 한다.
나희덕은 여류시인답게 여성스러운 섬세한 감각을 갖고 있는 시인이지만
그렇다고 도발적인 언어로 구사하는 것이 아닌,
낮은 듯 부드럽고 고요한 목소리로 전해 주는 단아한 모습의 그녀다.
지닌 모습과도 다르지 않는...
“고통을 발음하는 것조차 소란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것이 안으로 안으로 타올라
한 줌의 재로 남겨지는 순간을 기다려 시를 쓰고는 했다.
그러나 내가 얻은 것은 침묵의 순연한 재기 아니었다.
끝내 절규도 침묵도 되지 못한 언어들을 여기 묶는다.
잔해들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의 소음 속으로 돌아갈 운명이라는 걸 알면서도”
민음사에서 97년에 펴낸
나희덕 시인의 시집<그곳이 멀지 않다>에 수록된 작가 서문이다.
“단정한 기억!”
이 시집에 해설을 쓴 평론가 황연산은 나희덕 시인에 대한 표현으로
생에 대한 따뜻한 응시와 교감이 그녀의 기억 속에 정갈하게 담겨져 있는
그녀의 시 세계를 요약해서 한 말이다.
나희덕의 시는 서정적이다.
그 서정성은 삶에 대한 진실한 애착이기도 하지만, 어떠한 존재가 사라진 후의
그 빈자리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주어진...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시인이라 일컬어지는 그녀다.
-푸른 밤-
이 시가 수록되어 있는 그녀의 2번 째 시집 <그곳이 멀지 않다>에는
연시라고 할 만한 것은 찾아보기가 그리 쉽지 않다. 드물다.
그러나 나희덕의 언어가 가장 빛나는 것은
어쩌다 드물게 박힌 그 연시에서이지 아닐까.
인간에게 내재한 영원한 본성 ‘사랑’,
한 생 동안을 꿈을 꾸며 기다리는... 그 감성을 건드리는 시어가 눈부시다.
벗어날 수 없는 사랑의 열정을 노래한 시, '푸른 밤'.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심정과
그럼에도 그 사랑을 버릴 수 없는 심정 사이의 처절한 갈등과
그 사랑의 열정이 이처럼 애절하다.
간절한 사랑에 대한 성찰,
벗어날 수 없는 어쩔 수 없음을 아프게 노래하고 있다.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오직 한 사람을 향한 이 간절한 사랑.
실연당한 마음이 그래서 더 ‘치욕’이겠지.
지울 수 없기에, 떠날 수는 더더욱 없기에...
미움과 사랑의 고통스런 번민의 나날 속에서도
떨쳐내지 못하는 생각들.
잊으려고 미친 듯이 그 수많은 길을 걸어야 했지만
또 어느 샌가 너에게로 가있곤 했던
모두가 너를 향한 어쩌지 못하는 그리움이었음을...
잠 못 이루는 길고도 푸른 밤.
은하수의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듯 그 수만의 길을
걸어서 걸어서... 돌아서고 또 돌아서려했지만
결국은 돌고 돌아 너에게로 다시 오는 머언 길,
오로지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음을...
너에게로 향한
오로지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음을...
나의 온 생애는
어느 순간에도 잊을 수 없는...
오직 너를 향한 사랑일 뿐이었다.
우리는 모두 삶이라는 먼 길을 걷고 있다.
가을의 이 길고 푸른 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길 위에서...
혹여 그 길에서 마음 닿는 곳 있다면
그대여, 멈추어 잡으시라!
이 소중한 균열, 흔들림을...
그냥 스쳐 지나지 마시길... 서성이지 마시길...
돌아서지 마시길...!
그 길의 끝, 마음 닿는 곳은 어디쯤일까...
사랑은 아름다운 것.
가만히 마음 닿는 그곳, 포근히 기대고픈 사랑인 것을...
가만히 숨죽이고 피어오르는
삶의 아름다운 빛이거늘... 향기이거늘....
꿈꾸는 삶은 그래서 아름답다.
꿈꾸며 생각하며 기다리는...
그리워지는 계절, 가을이다.
흩날리는 낙엽처럼
바람 부는 가을 길 따라 어디에로든 머얼리 떠나
그대로 닿고 싶은 심정,
그렇게 가을이 깊어간다.
이 가을에 마음 다 내어주고
들쑥날쑥...이런 저런 갈피 없는 뭇 생각으로 떠돌면서도
그래도 가슴 한 곳에 못 박히듯
떠나지 않던 마음 하나,
우리 님이 나를 기다리고 계실 거라는 생각.
어쩌면 내 마음의 그리움인지도 모른다.
멀리 떠나 있어도 언제나 따스한 가슴으로 남아있는...
항상 나를 잡고 떠나질 않았던 그리움이다.
나 혼자만의... 이 내 한마음뿐 인들 어떠랴.
이리도 행복한 것을...
'기다림'이 없다 해도 내 마음이 사랑인 것을...
그러면서도 한사코 따라 붙는
'누군가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그 생각이
서둘러 나를 돌아오게 했다.
나를 기다리는 그 눈부신 길로...
내가 있어야할 내 포근한 보금자리로...
우리... 그라웠던 님!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가을 햇살 같은 눈부신 마음으로요.
울고 싶도록 반가운... 우리 님!
얼마나 그리웠는지...
많이.. 아주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님께 드리는
이 가을의 저의 노래이여요.
들리시나요?
아름다우신 우리 님!
Performed by Mischa Maisky (cello)1987
Pavel Gililov (piano)
나 자신도 붙잡지 못하는 허한 마음,
이제야 내 자리로 돌아옵니다.
포근하게 기댈 곳이 있다는 생각이
나를 잡고 이끌었지요.
언제나 따스한 곳,
내 마음의 고향이지요.
갈피 없는 마음,
떠돌다 돌아와도
언제나 따뜻하게 품어주는...
내 마음의 영원한 고향이지요.
가을이 가고 있습니다.
이 호젓한 밤,
이따금 바람이 불어와 창문을 흔들며
안녕을 고하는 듯..
비어가는 들길처럼
적막하고 쓸쓸하고 울고 싶지만,
님이 계시기에...
누군가 따스한 시선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그 마음이
저를 쓰다듬으며 따듯하게 보듬습니다.
님이 걸으신 낙엽 길을
따라 걸어봅니다.
아름다웠던 가을날의 여운을 고이 간직한 채
말없이 수북이 쌓인 낙엽 길,
고운 가을 잎들이
떠나는 마음이 아쉬운지
내 앞길을 막으며 하염없이 지고 있습니다.
나, 여기 있노라고...
마지막 내 모습을 보아달라고...
모든 것이 비어가는
그립고 아쉬운 계절,
그래도 그 빈자리 채우는
따스함이 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가만히 차오르는 따스한 마음으로
이 가을을 보냅니다.
님이 들려주시는 가을 시정에
행복한 밤입니다, 적문 님.
아름다운 밤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