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지역에 산재한 능원묘(陵園墓)를 답사했습니다.
아침 일찍 도착해서 바라보는 왕릉의 모습은 안개가 자욱히 깔려있고
얼마전에 내린 눈과 간밤에 내린 서리가 어우러져 은은한 기운이
서려있다. 햇빛을 받아 나무에서 서리들이 떨어질 때는 빛에 반사되어
가는 비가 내리는듯 운치를 더해 주었다.
공릉 입구
첫번째로 방문한 곳은 공순영릉이다.
공릉은 예종의 비 장순왕후 한씨의 능인데 한명회의 셋째 딸로 더 유명하신
분이다. 왕비가 되기 전에 돌아가셔서 능제는 세자빈묘로 꾸며졌는데 추후에
왕비로 추존이 되었다. 공릉에 올라보면 당시 세도가였던 한명회의 힘을
느낄 수 있는데 릉이 상당히 크게 만들어져 있다. 당시에도 릉이 너무 크게
조성이 되었다는 상소가 있었다고 하니 한명회가 욕심을 부린듯 하다.
공릉... 세자빈묘로 조성되어 난간석이 없으며 무인석이 없다..
특이한 것은 망주석이 없는데 왜그랬는지......
자욱한 안개가 어떤 힘을 느끼게 해준다...
순릉은 성종의 왕비 공혜왕후 한씨의 릉인데 한명회의 넷째딸이다. 언니인
장순왕후는 숙모가 되고 ... 좀 복잡한 관계인데... 고려시대의 이자겸처럼
아버지 한명회의 욕심으로 인해 그리되었다고 전해진다. 언니처럼 젊은
나이에 요절을 했는데(19세) 왕비로 돌아가셔서 능은 왕릉으로 되어있다.
순릉으로 가는 길...
순릉은 서쪽 방향으로 되어있어 약간 어둑하고 눈이 녹지 않아 겨울의 운치는
좋았지만 능역은 따스함이 없어서인지 약간은 스산한 분위기이다.
순릉 예감인데 특이하게 뚜껑이 있다.
망주석, 문인석, 무인석이 다 갖춰져 있다..
능 뒤에서 바라본 순릉... 서쪽 방향(묘좌유향)을 말해주듯 눈이 딱 반만
녹아있다...
망주석의 세호가 특이하다... 구멍이 뚫어져 있는데 왼쪽(청룡쪽)은 하나,
오른쪽(백호쪽) 망주석은 구멍이 두개가 되어있는데 음양의 조화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릉은 영조의 장자인 효장세자(추존 진종)과 효순왕후 조씨의 쌍능이다.
진종은 영조 때 세자가 되었으나 10살의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영조는 정조로 하여금 진종의 양아들로 입적하여 대를 잇도록 했는데
정조가 왕이된 이후에 진종으로 추존되었다.
영릉 전경...
비각에 비가 세개나 있는데 세자 때, 추존왕 때, 고종 때에 황제로 추존되어
그렇게 많아지게 된 것이다.
영릉도 서향(을좌신향)으로 눈이 거의 녹지 않았다.
정자각과 비각 사이의 바위가 튀어 나온 부분의 잔디가 파랗게 원형을
그린다하여 신기해 하는 곳인데 겨울에 찾았는데 눈이 원형으로 녹아있어
뭔가 그 아래에 열기가 있는 것 아닌가하고 생각하게 한다.
장명등 구멍으로 정자각을 바라보면 정자각 지붕선과 홍살문 태극문양이
정확하게 일치하게 된다. 특이한 것이 많은 공릉이다...
공순영릉은 어린 나이에 요절한 분들이 모셔져서인지 왕실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답사를 하면서도 왠지모를 허전함이
들었는데 아침 기운이 쌀쌀한 탓만은 아니었던듯 싶다.
<계속>
이호삼의 Andante / Gloomy Day
첫댓글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답사 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공순영릉에 대한 자세한 설명 공부가 많이 되었습니다. 반족만 눈이 녹은 모습과, 바위 주위의 원형으로 녹아있는 것도 신기하군요. 후편을 기대하면서....
저같은 문외한이 볼때는 그능이 그능(발음에 주의)같구만은...그래서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것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