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2009. 2. 26.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하고 이르셨다.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루카 9,22-25)
오늘의 묵상
훈훈한 남풍의 바람이 밀려올것만 같은 아주 포근한 날입니다.
우리가 뜻을 두고 주님의 이름으로 어떤 모임을 시작할 때에 회원들끼리
고리기도를 하게 됩니다. 예를들면 회원들 모두가 함께 하루에 묵주기도 환희
의 신비부터 빛에 신비까지 20단을 봉헌하게됩니다.
그중에서 내가 뽑은 것은 고통의 신비 4단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의 기도였습니다. 처음에는 고리기도가 끊기지 않으려고
묵주기도를 바치다보니 문득 어느날엔가 이렇게 기도만 받치면 무슨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삶 속에서 내게 주어진
십자가를 기꺼이 지는 일로 가깝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사실 십자가를 지는 기도 1단 바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다가오는 삶의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십자가는 사람을 죽이는 형틀로, 본래 부끄러운 것이었지요
수많은 사람들의 한이 쌓인 저주의 나무였습니다.
일반 사형수는 간단히 죽였지만 십자가형은 달랐습니다.
사형수는 먼저 채찍으로 반쯤 죽도록 맞고 조금 회복되면 상처투성이의 몸으로
자신이 매달릴 십자가를 지고 걸어야 했습니다.
형장에 도착하면 군인들이 산 채로 손발에 굵은 못을 박고
마지막 숨이 끊어질 때까지 매달아 놓았다고 합니다.
십자가는 이처럼 수치의 나무였는데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십자가형 죽음을 예고하십니다.
당신을 따르는 이들도 그렇게 죽음을 체험해야 된다고 하십니다.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부활의 희망이 없다면 얼마나 이를 우리가 받아들이기 힘든 말씀인지요?
우리의 삶이 고통만 일생동안 계속된다면 얼마나 가혹한 일입니까?
하지만 부활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하늘의 이끄심’입니다.
어쩔 수 없이 지고 가는 십자가가 아닌 것이지요.
오늘 아침에 나를 고통스럽게 하고 답답하게 하는 십자가
내가 지고 가야할 십자가를 바라보며 주님께 크신 도우심을 청해봅니다
**엘리묵상**
추종하는 삶
-김훈일 신부-
어느 부부가 사순절에 유명한 수난극을 관람했습니다. 연극은 매우 감동적이었고 큰 감흥이
밀려왔습니다. 공연 후에 그들은 예수 역을 한 배우를 만나려고
무대 뒤로 갔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남편은 배우가 극중에서 지고 갔던
십자가를 발견했습니다. 남편은 부인에게 카메라를 건네주며 말했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내 모습을 찍어 줘요.” 그는 소품인 커다란 십자가를 어깨에 짊어지려
했으나 할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 무거웠기 때문입니다. 그는 배우를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속이 빈 것인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무겁죠?” 배우는
대답했습니다. “내가 무거움을 느끼지 않았다면 나는 그 역을 해내지 못했을
겁니다.” 주님의 삶은 그저 감동을 주고자 하는 연극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서 꼭 살아야 하는 삶의 모범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주님을 따르기를 원하는
사람은 먼저 ‘자기비하’(自己卑下)를 통해서 하느님의 뜻을
찾아야 합니다. 주님을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의 짧은 생각이나 유익 또는 영광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역시 베드로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주님을 배신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해서 십자가를 지며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도 주님을 따르기를 원한다면 비록
시련과 고통이 있을지라도 매일의 삶을 십자가와 함께 살아야
합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그 십자가가 우리를 구원하는 힘이 될 것입니다
첫댓글 나를 고통스럽게 하고 답답하게 하는 십자가 내가 지고 가야할 십자가를 바라보며 주님께 크신 도우심을 청해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연극이 아니었습니다. 날마다 우리의 지워진 십자가도 현실에서 짊어져야 하는 십자가 이기에 주님을 바라보고 사랑합니다.